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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25. 2020
7. 화장품을 끊었다
피부 미니멀
여드름 때문에~~~
고등학교 시절부터 얼굴에 여드름이 나기 시작했다.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얼굴에 파운데이션을 바르기 시작했다.
그저 붉게 올라온 여드름을 가리는 용도로 파운데이션만 바르고 다녔다.
여드름은 점점 심해져갔다.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피부과와 피부관리실을 전전 거리기도 했다.
사람 만나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그렇게 내 얼굴은 여드름과의 오랜 사투를 벌였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여드름도 소강상태에 이르렀다.
이젠 여드름 자국과 거친 피부가 문제였다.
역시 화장으로 두텁게 가리고 다녔다.
소원은 화장 안 한 얼굴로 자신 있게 외출하는 거였다.
오랜 시간 화장을 했음에도 난 화장법을 터득하는 데는 실패했다.
게으름과 무심한 성격 탓이다.
아침에 출근할 때 비비크림만 두텁게 바르는 정도가 화장의 전부였다.
그러니까 굳이 화장이랄 것도 없는 화장을 하고 다녔다.
결단의 순간이 왔다.
쓰던 비비크림도 다 썼고
새로 사야 할지 아니면 아니면 결별해야 할지 결단을 내려야 했다.
2019년 8월 1일
몽몽이는 오늘부터 화장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음을 선포 하노라!
땅땅땅!!!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용감한 출근을 했다.
로션도 크림도 비비도 바르지 않고... 립스틱만 발랐다.
원래 피부가 지성이라서, 그리고 계절이 여름이라 피부가 건조하지는 않았다.
선크림은 눈이 따가워서 바를 수가 없다.
참고로 난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울긋불긋 고르지 못한 피부톤과 희미해진 여드름 흔적들이 신경이 쓰였다.
첫날은 힘들었다.
다들 내 얼굴만 보는 것 같았다.
실제로 어디 아프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1주일 정도는 아침마다 다시 비비를 바를까 고민을 했다.
8월 중순이 되자 휴가가 시작되었다.
친구들과 3박 4일 중국 만주를 여행을 했다.
물론 화장을 전혀 하지 않았다.
스킨로션 조차 바르지 않았다.
다만 비누 대신 물로만 꼼꼼하게 씻었다.
자외선 차단은 커다란 밀짚모자 하나 쓰는 걸로 해결했다.
여행하면서 더우면 근처 화장실에서 물로 세수를 했다.
그때 느꼈던 해방감이란 ~~~ 와우~~~
여행 내내 뭔지 모를 가벼움으로 날 듯이 다녔다.
아마 여행 가방에 화장품이라고 불릴만한 것이 립스틱 하나밖에 없어서 느끼는 물리적 가벼움과
화장으로부터 해방되었다는 심리적 자유로움 덕분이었을 것이다.
곧 해방 1주년이다.
고르지 못한 피부톤은 건강한 톤을 회복하고 있고
얼굴에 나던 잔 뾰루지들이 사라졌다.
지금도 여전히 스킨로션도 바르지 않고 다닌다.
겨울에 얼굴이 당길 때는 가끔 크림 하나만 살짝 바른다.
지성피부인 탓에 바르지 않아도 그냥저냥 견딜만하다.
화장은 한 달에 한 두번 철학유튜브 촬영할때 비비만 바르는 정도로 한다
사람들은 내가 화장을 하고 다니는지 아닌지 잘 모른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타인의 얼굴에 별 관심이 없다.
나의 피부 미니멀은
그렇게 1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