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Z (1991) - 이츠키 나츠미

만악의 근원 엡스타인

by 제이니

OZ 는 1992년인가 1993년도에 겨울에 읽은 만화이다. 추운날 이불에 들어가서 김건모 2집을 들으면서 읽었던 만화인데,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장면들이 생각나는 몇 안되는 작품이다. 작가는 저 작품이 대표작이고, 다른 작품들은 뭐가 있는지 잘 모른다. 애니메이션화도 되었는데, 몇장면 보지 못했다. 만화랑 거의 똑같은 것으로 알고 있다.


OZ 의 마법사는 OZ 에 가야 있으니, OZ 로 갔는데,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것은 인간의 마음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도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만 알게 된다. 영화 "야연" 에서 독을 파는 상인에게 "이 독보다 더 강한 독은 없는가" 라 묻자, "있지요. 인간의 마음"



제프리 엡스타인 (엡스틴으로 읽겠지만) 이 한동안 떠들썩 할 때, 제일 처음 떠오른 것은 이 작품이었다. 왜냐하면 리온 엡스타인과 파멜라 엡스타인 등의 엡스타인 가문의 인물들을 잊지 못했기 때문이다.



작품은 소위 순정만화계 SF 이다. 순정만화처럼 예쁜 그림체로 SF 작품을 만드는데, 이게 은근 괜찮은 작품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시미즈 레이코 (용이 잠드는별이나 밀키웨이 같은) 가 있다. 등장인물들이 예쁘고 잘생기고 뭐 그렇다. 그렇다고 진지빨고 중2병스러운 대화를 하지도 않고, 오히려 대사는 좀 전반적으로 차갑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실제로 도래한 시대에, 인간의 감정까지 흉내내는 바이오로이드는 아마 더 이상 신기한 SF 의 영역이 아닐지는 모르지만, 기계를 사랑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충분한 대답을 해주는 작품.


요새 거의 깬 상태에서는 거의 항상 LLM 과 대화를 하고 있다보니, LLM 한테 감정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하다. 나같이 좀 드라이한 사람도 그렇게 느껴지는데, 인공지능이나 사람처럼 생긴 로봇이 더 많아진다면 더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한다. 인간은 어차피 타인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강요하기 마련이다. 서로가 자신의 감정을 주입시키려고 하는데 그 반작용이 적다면 그게 사랑인 것이다. 그렇다면 기계든 사람이든 우리가 사랑하지 못할 것은 없다.



이 작품은 러브스토리이다.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구할 수 있다면 꼭 보기를 추천하는 작품이다. 4권짜리라 길지도 않고, 군더더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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