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동경에 가서 일본 세자빈이 주최하는 재일경제인 모임에 나가본 적이 있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고령이고 보청기를 쓰고 계신 분들도 여럿계셨는데, 여기서 무척 재미있는 또래 재일교포분을 만났다.
그 분은 싱가포르에서 인시아드라는 MBA를 졸업하였고, MBA졸업자중 성공한 분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책을 출간하였고,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하였다.
그가 출간한 책의 내용은 성공한 사람들이 어린 시절을 돌아보았을때 부모님의 교육방침 중에 가장 좋았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질문과 답변들이라고 하였다.
출판은 일본에서 해서 읽을 순 없을것 같아서 책의 핵심메시지만 알려달라했더니 다음과 같에 이야기 해주었다.
“그들의 부모가 가졌던 양육/교육 방침 중에 가장 좋은 영향을 주었던 것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스스로하게 하였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정말 무수히 많은 의사결정을 한다.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의 면면을 보다보면 공통적으로 보이는 재미있는 모습들이 있다.
1. 사람들은 주체적인 의사결정을 두려워한다. 대부분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싫기때문이다. 감정적이든, 금전적이든. 그러다보니 잘 안되었을때 핑계를 댈 구실이나 원망할 사람을 미리 찾는다.
2. 의사결정에 있어 권한과 책임의 설계가 잘못된 경우가 많다. 회사에서 보통 벌어지는 일들인데, 일이 진행되었다는 것은 누군가 의사결정을 했을텐데, 나중에 뭐가 잘못되어서 원인을 파악해나가다보면 아무도 결정한 사람이 없는 경우가 있고 이들은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알고있지못한 경우도 많다.
그냥 누군가의 피셜로 CEO가 원하는 것이 그거인거같다고 생각했다고 들었다는 식?
(근데 이렇게 되는거의 99%는 CEO잘못이긴하더라)
3. 최선을 다해 좋은 의사결정을 해도 결과가 잘못되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지만 옳바른 의사결정을 했느냐와 결과가 좋지않다는 것은 별개의 사항이다.
의사결정을 하였고 결과가 안좋았을때 큰 후회가 PTSD처럼 남는 경우가 있다.
마음이 급해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판단하지 않아서, 특별한 이유없이 원칙을 깨게 되어서 라든가해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했다면 충분히 괴로워하며 반성해야한다.
그렇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옳바른 의사결정을 했다면 PTSD급의 후회와 자책감은 내려놔도 된다.
4. 결국 요는 내가 주체가 되어 옳바른 의사결정을 스스로 내려야한다. 그리고 옳바른 의사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안좋은 결과가 나온다고해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게 인생에 좋다.
5. 다만 잘못된 의사결정을 반성할때는 아프게 하자.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게 합리화하지말고 스스로를 돌아보아야한다.
옳바른 의사결정을 하기위한 thinking process
1. 애초에 의사결정을 통해 추구했던 목적을 생각해본다.
2.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가능한 충분히 확보했는지 점검해본다.
3. fact와 의견, 바램, 추측을 구분해본다.
4. 불확실한 영역을 명확하게 분리해놓고 확실한 정보를 확인한다.
해외의 많은 사업가들이 자녀들이 어렸을때, 꼭 가르쳐주고 싶은것 중 하나가 Poker라고들 한다.
나는 이 말에 200% 찬성하는데,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 생각난다.
1. Tough한 의사결정을 자주 접하며, 옳바른 의사결정방법을 찾아가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
포커는 기본적으로 불완전의사결정이기때문에, 확실한 정보와 추측 가능 정보, 완전불확실 정보를 바탕으로 최대의 성과를 내기위한 의사결정을 해야한다.
이러한 정보 외에도 위축되거나 답답하다거나 무섭다거나하는 심리적인 장치들도 있는데, 이러한 심리적인 장치를 제거하고 정보에 의거한 판단을 내리고 그 책임도 온전히 감수하는 경험을 한다는 것은 큰 성장의 밑거름이다.
2. Self Management를 배울 수 있다. 강한 정신력은 강한 체력에서 나오듯, 장기간 포커에서 살아남기위해서는 체력, 집중력, 배움의자세, 인간관계 등 모든 면에서 스스로를 잘 관리해야한다. 한축이 무너지면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게임의 결과에 반영된다.
3. 꾸준한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 결국 인생도 매순간 +EV의 의사결정을 쌓아가는 것이지 한두번의 결과로 평가를 하는 것은 아니다. 꾸준한 성장을 경험하며 좋은 결정을 하였어도 낮은 확률의 좋지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나면, 과정을 즐기고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는 삶을 살게 된다.
다음 번에는 +EV에 대한 개념에 대해 설명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