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멕시코 생활은 D-XXX
멕시코시티에서 지난 1년을 돌아보며
6월 6일로서 멕시코 새직장에서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멕시코는 노동법상 1년을 만근해야 최소 휴가 일수 12일(2023년 기준)을 사용할 수 있다. 이제 휴일이 아닐 때 미국도 갈 수 있고, 한국에 휴가도 갈 수 있다.
업무
업무는 이제 좀 수월하게 하는 것 같다. SCM팀의 소속이기만 할 뿐만 아니라 나는 한국인이기에 영업 주재원분이 혼자서 하지 못하는 리포팅 일을 많이 한다. SCM팀의 일은 이제 적응이 되고 웬만한 것은 다 할 줄 알지만 가끔 곤혹스러운 것은 다른 부서의 일을 내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취합하고 도와서 제출해야 한다는 것인 것 같다. 그 일들 중에 루틴하게 하는 일들이 있는 반면, 비정기적으로 퇴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주어지면 머리가 아프다. 무엇보다 업무 범위가 너무 넓다. 이것이 잠정이기도 하지만 단점이 되기도 한다.
언어
스페인어를 배우려고 멕시코에 취업하여 감사하게도 좋은 직장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데, 원래의 목적이었던 스페인어에 대한 흥미가 예전보다 많이 떨어진 것을 스스로 느낀다. 내가 통번역을 하거나 글을 쓰고 싶은 목표는 없기 때문에 기본 의사소통이 되는 이 시점에서는 언어 때문에 이곳에 더 남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생활
나는 멕시코 시티에 오면 물가가 저렴하여 더 생활하는 게 나을 줄 알았는데, 그건 경기도 오산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신축 아파트의 방 한 칸의 가격은 현재 환율로 75만 원, 이 정도면 서울에 작은 오피스텔 하나에 살만 한데, 나는 집 개념으로 다른 두 명의 룸메이트와 함께 살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먹는 한식의 가격과 주로 가는 식당의 레벨의 물가는 한국과 별 차이가 없다고 느낄 정도로 개발 도상국 너무 비싸다. 여행지나 자연경관들이 한국보다 다양하고 비행기 타면 몇 시간 걸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교회 섬김으로 주말에 여행 못 가는 나에게는 요새 큰 메리트로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근무여건
멕시코는 이상하리 만큼 개발도상국 치고 소득세를 많이 때는 나라다. 나는 현재 30% 정도의 소득을 길거리 상하수도도 잘 되어 있지 않아 장마 기간에 물이 넘쳐나고 울퉁불퉁한 도로가 흔한 나라에 지불하고 있다. 이런 사악한 세금과 더불어 나는 1년에 한 번 받는 Profit sharing 개념의 인센티브를 많이 받는 회사에 다니고 있어 1년 단위 수입은 괜찮지만 월 단위로 무언가 큰 소비를 해야 할 때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족
최근 엄마가 무릎 시술을 받으셨다. 한국에 있으면 서울에 살아도 한번 즈음은 방문했을 법 한데 해외에 나와 있으니 이런 사소한 일이 생겼을 때 부모님을 볼 수 있는 건 단지 핸드폰 화면을 통해서만이다. 11월에 누나가 결혼을 해서 드디어 2년 반 만에 한국에 가게 되었다. 문제는 아에로멕시코가 한국 직항 노선을 재운영하지 않으면서 미국, 캐내다, 일본등을 경유해야 한다는 점과 이 티켓들의 가격이 급증한 수요를 따라서 4개월 전임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 부담으로 다가온다.
위와 같이 여러 가지 업무강도, 가족, 내 목표, 근무여건 등을 고려해 봤을 때는 원래 고려했던 현직장에서의 3년은 못 채울 것 같다는 생각이 이번주에 크게 들었다. 내 현 상황과 원하는 바를 고려해 봤을 때 한국이나 한국과 더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더 가까운 나라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멕시코에서 생활은 XXX일 밖에 남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