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은 다른 자산과 무엇이 다르고 위험한가?
비트코인에 투자를 해본 사람이라면 다음 대박을 꿈꾸면서 자연스럽게 리플(XRP)이라는 코인에 관심 가지게 된다. 리플은 은행간 송금체계을 대체할 목적으로 리플사(Ripple Labs, Inc.)가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2017년 가상자산 열기가 한창일때 ‘리또속’이라는 말이 유행했는데, 지금도 리플 거래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가 미등록 증권인 리플을 판매해 증권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리플사에 적용해 소송이 제기됐기에,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리플이 투자대상으로 적합한지 다방면 검토가 필요하다.
리또속은 ‘리플에 또 속냐’의 줄임말이다. 리플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했다가 가격이 떨어져 손해를 본 사람들이 많이 생기면서 커뮤니티 내 속어로 유행했다. 가상자산 광풍이 한창이던 2017년 12월 초 리플의 평균 시세는 $0.30이였지만 2018년 1월 $3.40까지 오르고 오늘까지 최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디센터 (2020.01.03. 리플 시세: $0.22)
리플을 처음 접하는 투자자들이 리플에 매료되고 투자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이다.
투자자들은 ▲높은 시가총액으로 인한 상시 상위 노출 ▲타 상위 시가총액 코인 대비 낮은 코인단가 ▲신뢰를 주는 리플사(Ripple Labs, Inc.)의 은행권 내 사업성과를 보고 리플에 투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1월 3일 리플의 평균 시세는 $0.22이며 시가총액은 101억 달러이고, 유통 공급량은 454억개이다. 리플의 총 발행량은 1,000억 개이며 45% 정도가 유통 물량으로 추정되며 거래되고 있다.
리플의 방대한 총 발행량 덕분에 상시적으로 다양한 코인 가격 사이트와 거래소 등에서 상위 노출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리플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보이는 이유는 높은 발행량 덕분이다.
애초에 목적이 송금에 한정 개발되어 총 발행량이 오늘날의 이더리움(현재 총 발행량 1억 1409만개)보다 약 875배 그리고 비트코인(이론적 총 발행량 2100만개) 대비 약 4,760배 더 많은 수량이 발행되었다.
별 다른 조사 없이 리플을 처음 접하는 투자자들은 대표적인 이더리움이나 비트코인 대비 가격이 현저히 낮은 리플 가격과 시가총액을 보고 좋은 기회라고 투자 논리를 세우는 경우도 있다.
2012년 설립된 리플사는 지난 9년간 총 300개 이상의 금융기관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자사의 제품을 활용하는 리플넷을 필두로 파트너십을 최근까지 확대해 왔다.
지난 2020년 11월에는 리플이 공식 웹사이트에 미국 대형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주요 파트너로 공식 공개한 바 있다. 리플사의 지속적인 신규 파트너십 소식과 사업성과가 대두되면서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제공한다.
리플은 금융권/은행권 회사들과 연계해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록체인 서비스 제공자다. 2019년까지 리플의 주요 서비스는 엑스커런트(xCurrent), 엑스비아(xVia), 엑스래피드(xRapid)로 구분되었다.
엑스커런트은 은행간 거래를 지원하는 기업형 블록체인 솔루션으로,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리플을 사용하지 않는다.
엑스래피드는 리플 코인을 활용한 실시간 결제 대행과 송금 서비스를 지원한다.
엑스비아는 xVia는 결제 시스템으로 은행과 금융기관들이 리플의 지불 네트워크를 사용해서 송금 등 자금 이체를 지원한다.
2019년 10월 리플사는 주요 3개 제품군을 리플넷(Ripple Net)으로 통합하여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리플넷은 은행과 금융 기관의 인프라 내 다양한 리플 솔루션을 제공하여 안전한 글로벌 결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 되었다.
추가로 리플 코인을 송금에 직접 사용하는 엑스레피드의 서비스명을 ODL(On-demand Liquidity)로 명칭을 변경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사 CEO가 지난 2019년 11월 인터뱅크, 머니그램 등 총 24개 기업이 송금 플랫폼 ODL을 사용한다고 공개한 바 있다.
투자자들은 리플사의 대외적인 기업성과 및 공개 유스 케이스를 보고 많은 리플에 투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리플의 가치 형성을 세밀하게 살펴볼 경우 중단기적 가치 상승 요소들보다는 하방향 압박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리플의 하방향 위험은 ▲리플의 생태계 구성 ▲리플사 리플 보유 분포도 ▲리플사 기업 리스크가 가장 크다.
리플 생태계의 문제는 은행들이 리플 코인을 송금 서비스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과 중앙화된 리플 네트워크 구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리플이 자랑하는 300개 넘는 리플 네트워크 참여 고객사들은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리플 기반의 ODL 송금 플랫폼(구 엑스레피드)을 사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24개 기업만이 실제 리플 기반의 송금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공개됐다.
리플사의 파트너사이자 글로벌 송금 기업인 머니그램과 같은 경우 오히려 리플사가 발표한 것과 달리 외환거래를 리플 ODL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리플넷을 통해 디지털 혹은 기타 방식으로 소비자의 자금을 직접 이체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리플사가 주요 3개 제품군을 리플넷으로 통합하여 실제 ODL를 통해 리플 코인을 송금 목적으로 사용하는 기업의 저조한 참여율이 덜 부각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기존에 리플 ODL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현재는 모든 파트너사들이 통합된 리플넷 플랫폼을 사용한다.
리플을 송금 목적으로 사용할 의사가 없는 은행들 외에도 리플 생태계에는 매우 큰 위험이 있다.
리플은 리플사가 송금 목적만으로 발행한 코인이다. 그리고 송금에 필요한 거래 처리 속도와 주요 기술 요건들을 충족 시키기 위해 매우 중앙적인 합의 방식과 기술을 채택했다.
다시 말해 이더리움이나 비트코인과 같이 탈중앙 요소들이 배제되면서 리플사 외에는 리플을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참여자들이 없다. 리플은 오로지 리플사만의 송금 목적으로 개발하여 네트워크에서 자율적인 제 3자의 기여로 추가 가치가 창출되기가 어려운 구조이다.
대부분의 300개 주요 파트너사들을 리플의 ODL 송금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현재 리플 코인의 ODL 송금 서비스 확산만이 코인의 수요를 증가 시켜줄 것으로 풀이된다.
리플의 총 발행량은 1,000억 개이며 45% 정도만 유통되고 있다. 나머지 55%는 재단에서 직접 리플을 상시에 판매할 수 있는 약 6.3%의 물량과, 장기적으로 보유하여 물량을 조정해서 판매 하도록 48.2%가 에스크로 계정에서 관리된다.
에스크로 계정은 매월 초 10억개의 리플이 방출되고 리플이 시장에 판매를 원하는 수량을 제외한 물량은 다시 에스크로 계정에 입금된다. 이는 리플의 유통량을 제한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여기서 한가지 확실한 점은, 리플은 USDT나 타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달러와 같은 현물을 자산을 토큰화 시킨것이 아니다. 담보형 자산이 아니며, 달러와 같은 현금에 대한 페깅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리플은 순전히 송금 목적으로 리플사가 개발한 코인이다. 리플사가 은행과 금융 기업들을 대상으로 리플을 송금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설득 해야지만 가치가 상승할 수 있는 코인이다.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송금 목적으로 쓰이는 준 현금과 같은 코인의 대부분 물량을 리플사가 보유하며, 언제든지 시장에 코인을 판매하면서 회사 운영자금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리플사 외에 가치를 만들어줄 참여자가 없는 생태계에서 가장 많은 리플을 보유하고 매달 초 시장에 코인을 판매 가능한 리플 보유 분포도가 리플 코인의 하방향 압박을 만든다. 리플사에 운영하는 토큰 물량 설명에 의하면 지난 2019년 11월부터 3개월 사이 약 22억 리플이 시장에 유통된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2020년 12월 22일 리플사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리플사가 지난 7년간 투자자에게 리플을 시장에 유통하여 판매하고 13억달러를 현금화 했다고 밝혔다.
고소장의 핵심은 리플 판매 방법에 대한 이슈로 리플사가 리플을 증권으로 등록하지 않고, 등록 면제를 신청하지도 않아 1933년 증권법 5(a), 5(c)조에 대한 위반 여부이다.
2016년 뉴욕주 금융서비스국(NYDFS)에 제출한 공식 XRP II 신청서에서 리플사는 구매자들이 리플을 투기 목적으로 구매한다고 시인했다.
리플사는 상당한 양의 리플을 보유하고 있으며,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도 계속해서 리플을 화폐로 주조할 수 있다. 동시에 시장 내 정보 불균형을 이용해 이윤을 챙기고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리스크를 떠넘긴다.
리플 발행자는 대부분 리플사 관련 참여인이며, 이들은 애초에 다른 목적보다 리플을 시장에 유통하기 위한 목적으로 리플을 만들었다.
리플사는 ODL 송금 서비스가 전통적인 결제를 대체할 수 있는 더 저렴한 방식이라고 광고하지만, 한 송금업자는 ODL이 훨씬 비싸므로 리플에서 상당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는 한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특정 송금업체(머니그램)는 2019년부터 2020년 6월까지 200만 리플을 지급받고, 받은 날 즉시 시장에 판매해 현금화했다. 송금업체는 2020년 9월 리플사로부터 수수료와 인센티브로 5200만달러 이상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리플사는 리플 거래량을 늘리는데 도움을 주는 대가로 송금업체 마켓 메이커에게 지급한 인센티브 명세를 공개하지 않았다.
리플사가 최근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서 제기한 미등록 증권 판매 및 증권법 위반 혐의와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의 줄짓는 상장폐지 소식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리플은 좋은 투자 대상이 아니라고 분석된다.
기존 이오스(EOS)를 발행한 블록원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인정/부인 하지 않고, 일회성 벌금 2400만 달러를 납부한 선례를 감안하면 리플사 또한 법적인 규제에 대한 희망은 있다. 물론 리플을 상대로 고소된 이슈들은 당시 블록원 고소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리플사의 기업 리스크를 떠나서 리플사가 자율적으로 시장에 상시 유통 가능한 송금 목적만을 보유한 리플 코인의 가치는 불분명하다.
리플은 가치 상승은 리플사가 개발한 ODL 송금 서비스가 대중화되어야지만 가능하다. 다만 리플사가 ODL 송금 서비스 사용 장려 목적으로 리플 코인을 시장에 장려금으로 유통한 소식이 제기된 바 있다.
수요가 많아지고 상용화됨에 따라 가치 상승할 여지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리플넷을 사용하면서 실제 리플 코인을 송금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파트너사들의 행보는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인다.
비고: 본 글은 2020년 12월 플레어네트워크(Flare Network)의 스파크(Spark) 토큰 에어드롭이 리플 보유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스파크는 리플의 유틸리티 포크로 생성된 플레어네트워크의 기본 토큰이며, 플레어 네트워크는 리플 원장에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을 포함한 네트워크이다. 해당 에어드롭 이슈로 리플은 2020년 11월 말 $0.69까지 가격이 오른 바 있다. 바로가기
https://ripple.com/xrp/market-performance/
https://ripple.com/files/xcurrent_brochure.pdf
https://xrpl.org/blog/2017/explanation-of-ripples-xrp-escrow.html
https://ripple.com/files/ripple_consensus_whitepaper.pdf
https://itsblockchain.com/ripple-partners/
https://www.sec.gov/litigation/complaints/2020/comp-pr2020-338.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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