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주식 투자를 처음 접한 초보자에게 추천되는 상품은 지수(인덱스)다.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은 시장을 따라는 것으로 개별 주식보다 위험도가 낮다. 초보 투자자에게 적합한 투자 상품인 ETF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지난 2020년 8월, 주식 투자 열풍에 휩쓸렸다. 첫 주식 투자였고, 결코 실패하고 싶지 않았다. 내 인생 첫 투자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내 인생 첫 투자는 블록체인 '스팀(Steem)'이었다. 스팀은 스팀잇(Steemit)이라는 글쓰기 서비스를 만드는 데 쓰이는데, 2018년 잠시 유행했던 서비스다. 나는 스팀잇을 꽤 즐겨 사용하며 투자했고, 그렇게 첫 투자는 실패로 끝났다.
누구나 첫 투자가 있고, 첫 실패도 있다. 다행히 복구할 수 없는 수준의 손실은 아니었으나, 앞으로 공부 없는 투자는 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나와 같은 주식 초보 투자자가 많을 거라 생각한다. 세상은 늘 혼란스럽지만, 최근 금융 시장은 그야말로 대혼란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실물 경제와 주가 사이 괴리감에 불안감이 생겼고, 부동산은 말할 것도 없다. 여기저기서 패닉바잉(Panic Buying, 군중이 공포에 질려 지르는 사재기)이 일어나고, 이는 상당한 리스크다.
혼란 속에서 이미 투자를 하는 친구들이 큰 도움이 됐다. 경제를 전공한 친구들은 물론, 실제 투자를 업으로 하는 친구, 수익을 낸 친구 등 그들의 경험을 배울 수 있었다.
친구들과 공부하며 처음 듣는 단어와 방대한 지식 앞에 잠시 좌절했지만, 적어도 시장만큼은 따라가야겠다고 결심했다. 테슬라가 상승하는 시점은 잡지 못하더라도, 전기차 산업이 상승할 것쯤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은가? 고급 투자 지식을 습득하기 전 초보 투자자도 조금은 투자를 할 수 있지 않을까?
<ETF로 오세용> 시리즈에서는 내가 초보 투자자로서 ETF를 공부한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다. 초보 투자자도 투자를 할 수 있다.
ETF(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는 특정 주가지수를 묶은 인덱스 펀드를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게 증권 시장에 상장한 상품이다.
각 ETF는 어떤 지수를 어떻게 운용할지를 결정해 ETF 운용사가 상품화한다. 이에 운용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내는 구조다. ETF 닷컴(etf.com)에는 2,394개(2021.1.10 기준) ETF가 등록된 만큼 꽤 다양한 ETF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ETF에 관한 기초 지식은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에서 접할 수 있다. 출퇴근길에만 틈틈이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몇몇 채널을 추천하며 소개를 대신하겠다.
내가 참고한 유튜브는 ▲박곰희TV ▲리차드 주식부자 연구소 ▲월천만원 자본소득~ 월천티비 ▲소수몽키 ▲돈파는가게_세상의 모든 재테크 ▲프린들TV ▲ALEX OH : 경제적 자유를 향해 전력질주 ▲ETF 트렌드 등이다.
이들 채널을 보며 ETF를 분석하는 기초 지식은 정형화돼 있는 것을 배웠다. ▲퍼포먼스 ▲시가총액 ▲자산운용사 ▲운용 수수료 ▲배당금 ▲포트폴리오 등 기본 정보만 이해할 수 있어도 ETF를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ETF에 관해 내가 정리한 글을 보고 싶다면, 다음 링크를 참고하자.
주식을 공부하며 ETF를 알게 됐고, ETF를 공부하며 초보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 생각했다. 투자는 투자자 성향이 무척 중요하고, 특정 상품을 추천하는 행위는 위험하다. 때문에 와레버스에서 특정 주식 추천은 하지 않는다. 다만, ETF라는 상품의 장단점은 소개할 수 있겠다.
첫째는 가격이다. ETF는 펀드이되 주식이다.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이면서 주당 가격을 가지고 있다.
먼저 한국 시장을 보면, 코스피 지수(KOSPI)가 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3천을 돌파했다는 기사를 흔히 볼 수 있었다. 코스피 지수는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며, 코스피 200(KOSPI 200) 지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200개 종목의 시가총액을 지수화 한 것이다.
즉, 코스피 200에 투자하는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200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고, 이는 곧 한국에 투자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성장할 것이라 생각되면 코스피 200에 투자하면 된다.
그리고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는 ETF 중 하나가 코덱스 200(KODEX 200)이다. 네이버에 ETF를 검색하면 가장 맨 위에 나오는 ETF가 코덱스 200이다. (종목 추천이 아니다) 2021년 1월 8일 기준, 코덱스 200은 주당 43,545원이다.
코덱스 200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네이버 등 한국 대표 주식을 포함한다. 즉, 주당 43,545원에 한국을 대표하는 주식 200개를 조금씩 보유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1개 주가 9만 원에 달하는 이 시기에 그 절반 가격으로 한국 대표 주식 200개를 조금씩 보유할 수 있는 것은 ETF의 매력 중 하나다.
앞서 테슬라 상승 시점은 몰라도 전기차 산업의 중요도는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연기관 개발을 멈추고 전기차 개발에 몰두한다는 기사는 몇 해 전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정확한 주가 상승 시점은 몰라도, 전기차가 점점 많아진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전기차 시장이 상승하면, 어떤 산업이 함께 성장할까? 상대적으로 부피가 작아진 핵심 부품 덕분에 자동차 인테리어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 주유소가 사라지니 이를 대체할 무언가가 떠오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역시 엔진을 대체하는 2차 전지 배터리가 가장 핵심 산업이겠다.
그렇다면, 2차 전지 회사 중 어떤 회사가 성장 가능성이 높을까? 어떤 회사가 저평가돼 있을까? 초보 투자자에게 이 영역은 너무 어렵다. 우리가 아는 건 단지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 거란 기대감이고, 전기차 산업에서 2차 전지가 중요하다는 것 뿐이다. 2차 전지 회사 중 더 높은 가치를 판단하는 건 너무 어렵다.
이때 우리는 2차 전지 산업 자체에 투자할 수 있다. ETF로 말이다. 2차 전지 산업 ETF를 구매하면 2차 전지 산업 전체에 투자하는 셈이 된다. KODEX 2차전지산업 ETF가 바로 그것이다. KODEX 2차전지산업 ETF는 주당 19,035원이다.
만약 2차 전지의 중요성까지 판단하지 못했다고 가정하자. 어쨌든 전기자동차에 관한 중요성은 기존 자동차 산업이 가장 잘 알지 않을까? 몇 해 전부터 전기자동차의 중요성을 외쳤으니, 자동차 산업에서는 많은 투자를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믿고 자동차 산업에 투자할 수도 있다. KODEX 자동차 ETF에 투자하면 된다.
초보 투자자가 미래 산업을 예측하고, 해당 산업의 다크호스를 찾아 저평가 시점을 평가하는 등의 행위를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투자하고 싶은 특정 산업 정도는 있을 것이다. 이 경우에는 ETF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ETF는 자산운용사에서 만든다. 앞서 소개한 KODEX는 삼성자산운용에서 만드는 ETF 브랜드다. 즉, 삼성자산운용에 속한 전문가들이 고민해서 만든 것이다. 자산운용사는 이렇게 만든 상품에 수수료를 받는데, KODEX 200은 0.15%, KODEX 자동차와 KODEX 2차전지산업은 0.45%를 수수료로 받는다.
자산운용사는 개인에 비해 정보 접근성이 당연히 높을 것이다. 각 ETF를 사고파는 시점, 가격 등 증권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뿐 아니라 더 높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물론, 이를 분석하는 능력은 개인은 물론 초보 투자자에 비할 바 아니다.
작은 수수료가 이 정보 접근성을 해소해준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투자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자산운용사에 속한 전문가에 버금간다면 ETF를 구매할 필요가 없겠다. 하지만 초보 투자자에게는 괜찮은 선택이다.
또한, KODEX 200 등 단순 지수 추종이나 산업 추종이 아닌 특별한 테마를 갖고 만들어진 ETF라면, 초보 투자자에게 더 큰 가치가 있겠다. 물론, 이런 ETF는 운용 수수료가 더 높다.
이처럼 초보 투자자에게 좋은 접근성을 제공하는 ETF는 내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주변에 ETF로 가볍게 시작해볼 것을 추천했다. 적어도 대표 지수를 따라가는 ETF는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특정 ETF 추천은 아니다)
주식에 투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곧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인덱스 펀드는 그야말로 투자자에게 유리한 저가 상품이다.
– 워렌 버핏
이미 버핏 형도 강력히 추천한 바 있으니, 이보다 편한 추천이 어디 있겠나? 하지만 ETF도 한계는 있다. 앞으로도 이야기하겠지만, 무조건적인 투자 따위는 없다. 그런 게 있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버그 중 하나가 아니겠는가.
내가 생각하는 ETF의 한계는 이렇다.
첫째, 낮은 수익률이다. 앞서 KODEX 200은 200개 한국 대표 주식에 투자한다고 했다. 이는 특정 주식의 상승률을 온전히 가질 수 없음을 의미한다. 생각해보자. 200개 중 1개 주식이 상한가인 30% 상승을 이뤘다고 해보자. KODEX 200을 1개 가진 투자자와 해당 주식을 1개 가진 투자자의 수익률이 같을까?
때문에 해당 산업 정보를 얻고, 분석하는 능력이 충분하다면 ETF를 구매할 이유가 없을 수 있다. 명확히 상승할 1개 주식을 아는데, 왜 200개 주식에 나눠 투자하겠는가? 낮은 수익률은 극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투자자에게 적합하지 않고, ETF 역시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둘째, 수수료다. ETF 구조상 자산운용사가 갖는 운용수수료는 생길 수밖에 없다. 이는 물류 산업의 유통마진과 같은 원리다. 최근에는 SNS 등으로 유통마진을 없애는 온라인몰도 많이 생기고 있는데, 이처럼 물류 산업의 단계를 줄일 수 있다면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자산운용사가 만드는 운용수수료를 줄이려면, ETF를 직접 만들면 된다. 자본이 충분한 투자자라면 공개된 포트폴리오에 맞게 ETF와 같은 상품을 직접 계좌에 만들 수 있다. 이런 정보와 자본이 충분하다면, 굳이 수수료가 있는 ETF를 살 이유가 없다.
셋째, 정보와 분석력이 충분한 투자자에게 포트폴리오 변경은 ETF의 가장 큰 단점이겠다.
만약 10개 주식을 포함한 ETF를 구매했다고 가정하자. 이 중 1개 주식의 큰 위험도를 발견했다고 하자. 투자자는 10개 중 1개 주식을 당장 처분하고 싶지만, ETF는 1개 주식만 처분할 수 없다. 10개 주식을 모두 처분해야 한다.
트레이딩을 즐기는 일명, 단타를 즐기는 투자자에게 ETF는 적합하지 않다. 자신의 판단에 확신이 있는 투자자에게 ETF는 굉장한 족쇄나 다름없다.
지난 8월부터 ETF를 공부했고, 내 투자 성향에 맞는 ETF를 찾아 투자했다. 나는 안정적인 투자를 원했고, 고배당 저변동 ETF를 발견해 투자금 일부를 넣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배당을 몇 차례 받았고, 그사이 꽤 높은 시장 변동이 있었다. 내가 선택한 ETF는 저변동 상품이기에 높은 시장 성장에도 큰 성장 폭은 없었다. 주기적으로 배당이 들어왔지만,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앞서 소개한 ETF의 장점과 단점 사이에 나는 여전히 ETF의 장점을 취하는 위치에 있다. 정보를 얻고 분석하는 능력이 있다고 해도 실제 수익을 내는 건 또 다른 능력치기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첫 투자였던 블록체인 스팀 투자에서 안일한 선택으로 실패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내가 언급한 ETF의 단점을 상쇄하며 장점을 취하는 새로운 ETF 상품을 발견했다. 나는 이 상품에 투자금 일부를 투자했고, 저변동 ETF 상품에서 보지 못한 수익률을 얻었다.
다음 글에서는 내가 생각했던 ETF의 단점을 보완한 액티브 ETF에 관해 소개하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앞서 소개한 몇몇 ETF는 결코 추천 상품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