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CT (Positron Emission Tomography-Computed Tomography,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전산화 단층 촬영)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던 초기였습니다. PET은 몸의 세포가 포도당을 사용하는 비율을 보여주는데, 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많은 양의 포도당을 사용하기 때문에 PET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소량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체내 혈류에 주입하기 때문에 낮은 수준의 방사선에 노출됩니다.
초기 의료진은 PET-CT는 진단하거나 병을 찾는데 큰 의미가 없다고 하는 의견과 기존 영상장비로 확인하기 어려운 질환을 찾을 수 있다는 의견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이런 시기에 58세의 여성 수진자가 건증센터로 찾아왔습니다. 어머니와 언니 등 가족력으로 암이 있기 때문에 본인이 PET-CT를 찍고 싶다고 먼저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1회 촬영에 100만원도 넘는 비급여 항목인데도 불구하고 금액은 상관 없으니 PET-CT를 찍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센터 입장에선 수익이 더 창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마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건강한 사람에게 과잉 검사를 하는 것은 아닌지 신경도 쓰였습니다.
어쨌든 수진자의 PET-CT 결과 0.8 cm의 결절이 발견되었습니다. 보통 3 cm 이상이면 암, 그보다 작으면 작은 종양 정도로 생각하는데, 가족력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여 추가 조직검사를 수행했습니다. 그런데 이 조직에서 암이 발견된 것입니다. 수진자는 제 때 검사를 받아 암을 조기 발견한 것에 대해 뛸 뜻이 기뻐했습니다. 아니 실제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며 두 팔을 번쩍 추켜올리고 만세를 불렀던 것 같습니다. 그 뒤 흉강경 수술로 암 조직을 제거하고 지금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십니다.
이를 통해 우린 고객 건강을 위해 전통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검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기술을 적절히 활용한 적합한 검사도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이후 선진 기술에 대한 외부 세미나에 더 적극적으로 참석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번외로 현재 알려진 바로 수진자의 암은 가족력과 직접 관련은 없고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즉 유전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란 얘기지요. 다만 스트레스를 받는 성향, 그리고 가족은 항상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식습관이나 생활습관과 같은 주변 환경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 Learning and Growth 파트너, HR -
<<병원 관련 지식을 더 쌓고 싶다면?>>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7367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