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uth Point May 14. 2017

따스한 봄날 만난, 가이서픽와이너리

캘리포니아의 오래된 와이너리를 만나다



따스한 봄날, 만났던 그 와이너리 가이서픽(Geyser Peak)

따스한 봄이 지속되던 4월의 어느 날. 아콜레이드(Accolade) 와인 클럽에서 진행된 와인 시음회에 참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와이너리인 가이서픽을 마셔보는 자리였다. 가이서픽은 처음 들어보는 와이너리지만, 세상에는 내가 인지한 와이너리의 수보다 몇 백배가 많은 와이너리가 있기에 호기심이 가득 찬 마음을 가지고 자리에 임했다. 가이서픽을 설명하는 PPT가 시작되며 아리따운 사진 하나를 보게 된다.


1882년, 가이서픽 와이너리

가이서픽 와이너리는 1880년에 설립된 와이너리로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중의 하나라는 설명과 함께 사진을 보게 된 것이다. 모든 와이너리의 사진은 정답이듯 가이서픽의 전경 또한 정답이었다. 



아련한 향수를 마구 뿜어내는 전경이었고 어딘지 투박하면서도 소박한 모습에 잠시 사진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캘리포니아 지역이 1850년대부터 와인을 만들었다고 하니 캘리포니아 와인 역사와 가이서픽 와이너리의 역사는 동질함을 공유할 것이다. 가이서픽 와이너리를 만들었던 그들은 와이너리 건너에 펼쳐진 '가이서 산'을 가이서픽의 라벨로 만들었다. 당연했으리라. 포도를 재배하며, 와인을 만들며 매일 보게 되는 그 장면이 기억 속에 아주 강열히 남았으리라. 이 와이너리의 가장 인상 깊었던 특징은 안개였다. 지형 특성으로 인해 안개는 자주 발생했으며 강열한 태양으로부터 포도를 어느정도 감싸주는 그런 역할을 하였으리라. 자체의 토질과 안개에 의한 특징들은 과연 어떠한 미각들을 자극할까?


가이서픽 피노누아 2012 (Geyser Peak Pinot Noir)

피노누아의 영롱한 보랏빛. 그 일반적인 빛깔보다 조금은 약한 빛깔. 그래서 더 청초해 보였던 가이서픽 피노누아. 날씨가 화창한 날, 이글거리는 태양 앞에 붉디붉은 장미를 배치하면 볼 수 있는 빛깔. 와인을 오픈하고 천천히 잔에 따르면서 보이는 색이었다. 붉지 않은, 밝은 벽돌 색깔 같은 이 피노누아는 잔을 살포시 놓고 그 위에 코를 두게 되면 화사한 과실 향이 올라온다. 한번 잔을 돌린다. 그리고 코를 대고 향을 맡으며 바로 한 모금을 삼킨다. 강하지 않은 탄닌과 적당한 산도는 오히려 피노누아의 특징을 잊어버리게 한다. 적당햔 과실 향과 적당한 구조감은 밸런스 측면에서는 좋아 보이지만 오히려 특색은 없어 보였다. 


와인서쳐(http://www.wine-searcher.com)을 통해서 찾아본 가격은 12불. 와인서쳐 포인트는 86 POINTS. 국내 소매가격은 대략 3만 원대 후반에서 4만 원대에서 형성되리라. 이 가격대에서 테이블 피노누아로 마셔보기에는 적당하다. 하지만 이 가격대의 다양한 품종의 와인들과 경쟁하게 될 가이서픽 피노누아는 어떠한 평가를 받게 될까?


따스한 봄날, 또 하나의 와이너리를 알게 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