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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꼰대 Jun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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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명국東方冥國 1

부나방처럼 날개를 펴고 접길 여러 번.

혹은 눈물 흘리며 못보낸다는 무당을 뒤로 한 채 배에 오르길 여러 번.


갑자기 파란 옷을 입은 단발의 여자 두 명이 눈앞에 떠올랐다.

그 들은 내게 무언가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서류 결재판에 무언가 서류를 가져와 말하였는데

나같이 수술을 받아 당장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메타버스 치료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였다.


일단의 장치를 몸에 부착 후, XR기술을 활용하여 게임에 필요한 등장인물의 모션을 적용할 수 있는 신기술이었다.


대전에 있는 벤처 기업에서 해당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정부 과제를 신청하였고 일 년에 약 360억 정도의 규모로 진행된다고 하였다.


대전과 판교에 있는 게임 개발사, 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 등이 같이 하는 프로젝트였고 그 프로젝트를 위해 중환자실에 있는 사람들이나 보행이 어려운 사람들을 탐색하고 설명하는 중이었다.


내 담당자 이름은 '김명규'였다. 빨간 셔츠를 입었고 말쑥한 차림에 안경을 썼다. 자주 보지는 못하였고 간간히 보았다. 근데 계속 보던 그 관리자와 동아리의 회장과 비슷하다.


그 관리자는 항상 나의 억지를 달래주었고 불만에 찬 다른 직원들에게 이해하라고 하던 사람이었다.

뭐 어찌되었건..


내가 참여할 프로젝트의 이름은 동방명국이었다.

동양 판타지를 소재로 한 게임이었는데, 황제의 계승을 두고 내전이 벌어진 '한 제국'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기억 속 동방명국의 로딩화면. 색과 학, 동방명국 등만 기억난다. 글자는 픽셀체에 가까웠다.


그 당시 게임 스토리 상, 한 제국의 중심 색은 위 사진과 같은 민트색 계열이었다.

다만 후계 구도를 둘러싸고 진영 간 구분을 위해

첫째 황자인 '현'의 붉은색, 둘째 황자 '광'의 노란색, 황제의 숙부인 '경왕'의 갈색 등 약 10가지 정도의 색으로 진영이 구분되어 있었다.


그중 붉은 현의 군대는 날렵함이 장기였던 세력이고 노란 광의 군대는 활이나 석궁 등 원거리 공격에 능하였다. 반면에 경왕의 군대는 무거운 중갑과 망치, 철퇴 등 둔중한 공격을 주력으로 하는 진영이었다.


매일 오후와 새벽 2시부터 4시까지는 장비를 연결하고 잠에 들면

이 동방명국 프로젝트를 위해 동작을 하곤 하였다.


병원도 공동 사업자로서 환자들을 제공하고 있었고 이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해 주는 값진 프로젝트였다.


무언가 살아 움직여 나를 다시금 느끼는, 뿌듯한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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