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시대의 소통

일상 속으로

by 제임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미디어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과거 가족이 거실에 모여 한 대의 TV를 보며 같은 콘텐츠를

소비하고 토론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온 가족이 안방에 모여 TV를 보는 모습


각자는 자신만의 방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러한 변화는 언뜻 보면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고

다양한 개성과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더 복잡하다.

미디어 플랫폼의 알고리즘은 점차 우리를 특정한 콘텐츠만 소비하게 만들고,

결국 우리는 자신의 신념만을 강화하는 콘텐츠에 갇히게 된다.

이로 인해 확증 편향은 심해지고,

사회는 점차 분열되는 양상을 보인다.

우리가 싫어하는 콘텐츠는 차단할 수 있고,

심지어 댓글까지도 차단할 수 있는 이 시대의 미디어 구조는

오히려 편향된 사고를 강화하는 인공적 울타리가 되어가고 있다.




엘리 프레이저가 창시한 '필터버블' 개념에서 볼 수 있듯이,

알고리즘이 필터링된 정보만을 이용자에게 제공함으로써

가치관에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


우리가 클릭하고 시청하는 모든 행동이 데이터가 되어 알고리즘에 학습되고,

이는 다시 우리의 기존 선호에 부합하는 콘텐츠만을 추천한다.

유튜브, 페이스북의 타임라인, 네이버나 구글의 검색 결과가

사용자마다 다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는 결국 우리를 확증편향의 덫에 빠뜨리고,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 간의 소통을 단절시킨다.



주변에 mbc, jtbc, 한겨레 등 좌파언론을 접하는 사람들은 극좌에 물들어 있다.

그들은 한쪽으로 치우친 이야기만 듣기를 원한다. 극우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선택적 이용이 가능한 미디어 시스템은 국론을 양분화하고

사회를 싸움장으로 번질 시키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결코 기술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더욱 능동적이고 의식적인 미디어 이용자가 되어야 한다.


첫째, 의도적인 다양성 추구가 필요하다.

평소 관심 없던 분야의 콘텐츠를 일주일에 몇 차례씩 의도적으로 소비하거나,

자신과 다른 정치적 성향을 가진 매체의 기사를 읽어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둘째, 미디어 이해와 활용의 핵심이 되는 비판적 사고력 함양을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확산되어야 한다.

단순히 정보를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의 출처, 맥락, 의도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는 개인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의 교육 시스템에서 다뤄져야 할 과제다.


셋째, 기술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이 강화되어야 한다.

AI 알고리즘의 편향성 검증과 판단은 모든 관련 주체가 논의하되,

비영리단체 등 중립적인 기구가 맡는 것이 올바른 해결책이라는 전문가들의 제언처럼,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높이고 다양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유튜브가 만든 바벨탑


마지막으로, 우리는 온라인에서의 소통 방식을 재고해야 한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의 대화를 회피하지 말고,

건설적인 토론 문화를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 거실에서 가족들이 함께 텔레비전을 보며 토론하던

그 소중한 경험을 디지털 공간에서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미래의 사회가 다양한 사상과 관점을 포용할 수 있으려면,

우리는 지금부터 의식적으로 '불편한 진실'과 마주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기술이 만들어낸 편리함의 늪에서 벗어나

스스로 더 넓은 세계를 탐험하는 능동적인 시민이 될 때,

비로소 진정한 다양성과 포용력을 갖춘 미래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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