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그 유형에 대하여

일상 속으로

by 제임스

하루는 아파트 복도에 메아리치는 고성이 들려 왔다.

얼마 전 옆 집으로 이사 온 젊은 부부가 싸움을 하였다.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가려는 아내,

이를 막아서는 남편,

울면서 엄마 손을 꼭 잡은 어여쁜 아이.


고성과, 침묵으로 내려진 장막.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지만,

그 칼날에 베인 상처는 전치 8주를 넘어 평생 아릴 만큼 깊게 파인다.

서로를 가장 사랑하는 사이임에도 왜 이렇게 상처 주고받는 일이 반복될까?


그녀는 일단 무슨 일이 있으면 그 사건의 전말을

하나하나 파헤쳐 이해해야 마음이 놓이는 확인형이다.

그런 그녀에게 그의 회피형 성향은 참을 수 없는 무성의로 다가온다.


그는 문제가 생기면 그 자리를 피해 침묵으로 일관한다.

반면 그에게 그녀의 확인형 성향은 지나치게 감정에

치우쳐 이성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

서로의 감정 표현 방식이 다르다는 것,

그 차이를 모르는 채 부부는 매일 같은 전쟁을 반복한다.



폭발형 부부를 보면 주변 사람들은 숨이 턱턱 막힌다.

밤새 아파트가 떠나갈 듯 싸우더니 이내 아침이면 잉꼬부부로 변해 있다.

그들은 감정의 높낮이가 심하지만 뒤끝이 없어,

"이혼하자"는 말도 감정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내뱉은 말이 회복할 수 없는

상처가 될 수도 있음을 늘 마음에 새겨야 한다.


확인형 부부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만,

그 이성이라는 이름 아래 상대의 자존심을 조각내는 잔인함을 지니기도 한다.

그들은 작은 일에도 꼬치꼬치 따지며 상대를 압박하고,

상대의 양보를 이끌어내야 비로소 마음이 놓인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쌓인 상처는 차곡차곡 쌓여

어느 날 이혼 통보라는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회피형 부부는 갈등을 피하는 데 능숙하다.

그들에게 침묵은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어막이자

상대를 상처 주지 않으려는 배려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 침묵이 무관심으로 읽힐 때, 부부 관계는 서서히 식어간다.


가장 위험한 조합은 폭발형과 회피형의 만남이다.

폭발형은 회피형의 침묵을 무관심으로,

회피형은 폭발형의 감정 표출을 정신병자 같은 행동으로 받아들인다.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 채,

그들은 점점 더 깊은 상처만을 남긴다.



부부란 본디 다른 별에서 자라 다른 언어를 쓰는 두 사람이 한 우주를 이루려는 시도다.

그 과정에서 충돌은 불가피하다.

중요한 것은 충돌 자체가 아니라 그 충돌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이다.


나와 당신의 감정 표현 유형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폭발형은 자신의 감정에 휩쓸리지 않도록,

확인형은 자신의 생각만이 옳지 않을 수 있음을,

회피형은 감정 표현이 관계를 풍요롭게 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서로의 유형을 이해하면,

그제야 비로소 상대의 행동이 나를 향한 공격이 아니라

그 사람만의 독특한 감정 표현 방식임을 알게 된다.

그 깨달음이 쌓여야 비로소 우리는 부부싸움이라는 칼날에 베이지 않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서로 다른 두 별이 하나의 은하를 이루듯,

다른 유형의 두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부부의 길은 이해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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