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발언대 칼럼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사태를 보면 국내 경영자들의 수준을 생각해보게 된다. 이와 관련해 모 커뮤니티의 한 회원은 “한진가가 돈밖에 모르는 천박한 집안이라면 금호가는 사이비 같은 느낌까지 든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이는 “사이비 종교 집단도 아니고 대한항공·아시아나 경영진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 경영권을 박탈했으면 좋겠다”고 분노했다. 국민들 대다수도 같은 생각이지 않을까.
세상이 많이 변했다. 국민이 촛불로 대통령을 탄핵하고 직원들이 막말과 갑질을 일삼는 경영자를 물러나게 하는 시대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며 직원들을 막 대하는 상식 이하의 경영자들이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아마도 자신 덕분에 직원들이 먹고산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단언컨대 직원들의 헌신과 노력 없이 절대 경영자는 지금 위치에 오를 수 없었다.
창업 초기 겸손과 경청으로 성공의 가도에 들어선 후 상식 밖의 인간으로 변해가는 현상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안타까운 사실은 그 순간 망하는 지름길로 접어든다는 것이다.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의 저자 짐 콜린스는 ‘기업 몰락의 5단계’ 중 1단계는 ‘성공으로부터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들 경영자는 자기만의 세계에 심취해 있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도취해 자신을 신격화한다. 측근들은 감언이설로 왕의 눈과 귀를 막는다. 왕에 대한 사랑 고백 노래와 율동까지 만들어 배포한다. 충언은 들릴 리가 없다. 이런 경영자들의 공통점은 “내가 아닌 직원들에게 문제가 있다. 변해야 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직원들”이라며 늘 2인칭으로 말한다는 것이다. 변해야 할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결론적으로 국내 경영진의 수준은 아직 한참 멀었다. 그래서 스승 내지는 코치가 필요하다. 코치는 경영자의 자아 인식과 행동 변화를 돕고 궁극적으로 조직의 변화와 성장을 돕는다. 노자의 도덕경 22장에 ‘부자견고명 부자시고창(不自見故明 不自是故彰)’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보는 세상이 전부라는 생각을 버리면 비로소 밝음을 보게 될 것이고 내가 옳다는 아집을 버리면 오히려 남들로부터 박수를 받아 빛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경영자가 자신을 성찰하게 되면 부조리들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 믿는다. 이번 사태를 통해 국내 경영자들이 스스로를 성찰하고 질적으로 변화하는 계기를 맞았으면 한다.
이재형 국제코치연맹(ICF) 한국지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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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필자(이재형)가 《서울경제》에 2018년 7월 18일에 기고한 칼럼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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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형 비즈니스임팩트 대표 | 비즈니스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