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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기철 James Ohn Dec 01. 2024

한국에는 유엔사라는 괴물이 있다.

트럼프의 고립주의와 한국의 자주국방

 

“일본이 유엔사에 제공하는 7곳 후방기지의 역할은 북한의 남침을 차단하는 최대의 억제 요인이다. 북한이 남침을 하는 경우 유엔사의 자동적이고 즉각적인 개입과 응징이 뒤따르게 되어 있으며, 일본의 유엔사 후방기지는 그에 필요한 육해공 전력이 충분히 비축되어 있는 곳이다.”(2024년 윤석열 대통령 8.15 경축사에서) 


이 말을 알아들은 한국 국민이 몇이나 있을 까?  북한이 남침할 때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유엔군이 남한 편에서 북한과 싸운다는 뜻이다. 일본을 원수처럼 생각하는 한국 사람들은 일본이 한국 안보를 돕는 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일본은 한국의 적대 국가일까? 아니면 우방일까? 한국-일본-미국으로 구성된 소위 3국 동맹은 실재로 운영되고 있지만 공공연하게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미일 동맹, 한미 동맹은 있어도 3국 동맹은 없는 것일까?  


유엔사는 유엔의 옷을 입은 미군이다. 평택 험프리 미군기지 내에 유엔사가 있다. 주한미군 사령관이 유엔사 사령관을 겸하고 한미연합사 사령관도 같은 사람이다. 미군 장성 한 사람이 3개의 감투를 쓴다. 한국의 유엔사는 유엔에 보고하지 않고 미군의 명령계통에 보고한다.  한국의 전시 작전권은 미군에게 있고 전시작전은 한미연합사 사령관이 수행한다. 따라서 전시에 한국군은 그의 지휘하에 들어간다. 국군 통수권을 가진 한국의 대통령은 나라가 외적의 침략을 받았는데도 속수무책이 된다. 


한미 연합사 사령관은 또한 유엔사 사령관이기도 하기 때문에 유엔군도 그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 그러면 유엔군은 어디에 있을까? 일본은 한국이 북한의 남침을 받았을 때 한국에 진입할 유엔군에게 기지를 제공하게 되어있다. 미국의 용의주도한 계획이다. 

켐프 험프리 주한미군기지내의 유엔사에는 회원 18국 대표가 나와 있다. 한국전쟁때 전투병을 보낸 미국, 영국, 튀르키예, 호주, 필리핀, 태국, 네덜란드, 콜롬비아, 그리스, 뉴질랜드, 벨기에, 프랑스, 남아공14개국 과 의료지원단을 보낸 독일, 노르웨이, 덴마크, 이탈리아 4개국이다. 그러나 이것은 소규모의 지휘부일 뿐이고 알맹이는 일본이 미국에게 제공한 7개의 후방기지이다.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기지이지만 유엔기를 사용한다. 명령계통은 미군이며 유엔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유엔사 후방기지는 1954년 2월 일본과 몇몇 유엔 참전국 간에 주둔군지휘협정(SOFA)를 체결할 때 그 역할이 결정되었다. 주둔군지휘협정의 유엔사에 대한 규정은 다음과 같다. 

-        유엔사는 일본에 계속 남아있어야 하고, 유엔사 후방기지는 다국적군이 주둔해야 한다.

-        미국과 일본은 유엔군 참여국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지를 상호 합의에 의해 일본에 지정해야 한다. 

-        유엔사 후방기지는 이들 기지를 사용할 때 유엔기를 달아야 한다.

-        유엔사는 유엔군 참가국들이 이들 기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활동해야 한다.  


2018년 문재인 정부는 활발하게 남북교류를 시도했다. 한국 정부가 남북 철도 계통을 한다든가 플루 약을 북에 보내려고 하면 유엔사가 시비를 걸고 나왔다. 자기내들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유엔사의 허락을 얻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지만 자주독립국가의 자존심을 심하게 상하게 하는 사건이었다. 이것은 유엔사가 정전협정을 충실하게 준수하려는 의도가 아니고 미국이 남한의 갑이라는 힘의 시위이다. 왜냐면 유엔사가 곧 미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을 위해서 북한의 침략을 막아주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한국을 미국이 태평양의 방어를 위해서 중국과 소련의 태평양 진출을 막기위한 전진기지로 이용하고 있는 것일까? 한국은 과연 자주독립국가일까? 아니면 미국의 속국일까? 국군은 자주독립국가의 군대일까? 아니면 미군의 예하 부대일까? 


옳은 것을 추구하는 것은 어느 민족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세상은 힘에 의해서 움직인다. 우리 민족도 자주독립국가에 살기를 염원했다. 일제강점도 분단도 한국전쟁도 우리민족이 원하는 것들이 아니었다. 해방 후 우리민족은 통일국가를 원했지 분단국가를 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련과 미국은 남과 북을 차지하여 각각 자기들의 국익을 받아들이는 나라를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통일국가를 가지고 싶어하는 민족의 염원은 지워버릴 수 없었다. 온 갓 통일을 위한 평화적인 노력이 실패하자 마지막 수단인 전쟁이 일어났다. 북의 김일성이 선수를 쳤지만 남의 이승만도 멸공통일을 외치고 있었다. 고작 사흘 동안의 인공-한국의 전쟁은 불시에 인공-미국의 전쟁으로, 불과 4개월만에 미국과 중공의 전쟁으로 변했다. 반쪽 난 영토의 주인이 실질적으로 누구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었다. 남한의 주인은 미국이었다. 물론 고마운 미국이 남한을 공산주의자들의 침략으로 부 터 보호해 주었다고들 하며 자존심을 달랜다. 그러나 한국의 국방은 엄연이 미국의 주도하에 움직이고 있다. 안보를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나라는 자주독립국가가 아니다. 혹자는 “그게 어쨌다고? 평화롭게 잘살면 됐지”하고 일축해 버릴 수도 있다. 


2025년 1월 부 터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유화정책과 그의 친 김정은 정책은 한반도에 역사적인 대업을 이룰만한 기세였다. 트럼프의 대북정책은 근본적으로 한반도 두 국가 정책으로 압축할 수 있다. 현재는 한반도 단일 국가 정책이다. 미국은 인공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한반도에는 대한민국이 유일한 합법적인 정부이고 북한은 공산주의자 일당이 점령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북한이라는 지역이다.  대한민국 헌법도 그렇게 규정하고 있다. 


1972년 닉슨이 중국을 방문하여 미국과 중국의 외교 정상화를 위한 회담을 할 때 중국의 저우 엔라이는 정상화의 조건 중의 하나로 한반도 두 국가론을 들고 나왔다. 북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인공)을 인정하고 한반도에 한국과 인공이 공존하게 하자는 것이었다. 물론 미군도 철수하여 외세의 내정간섭도 하지 말자고 했다. 닉슨은 이에 동의했다. 미국이 빠진 한국의 국방은 인공에 비해서 엄청나게 빈약했다. 그러나 아시아에서 미군철수는 닉슨독트린에 있는 계획이었다. 닉슨을 승계한 카터도 주한 미군철수를 추진했으나 펜타곤의 반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주한미군과 유엔사의 존재는 미국의 국익에 달려있다. 한국의 국익은 항상 2차, 3차적인 문제이다. 닉슨 시절에는 미국이 월남전으로 국가 살림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한국 등 아시아에 미군유지가 힘들었다.  닉슨 독트린은 핵 무기 외의 국방은 아시아 각국이 알아서 하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었다. 


오늘날의 미국은 5,60년대 미국이 아니다. 세계 경찰 노릇을 하기에는 많이 벅차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자기들이 못살게 된 이유 중에 하나가 자기들이 낸 세금으로 남의 나라 국방을 도와주었기 때문이라고 불평하고 있다. 그래서 트럼프가 택한 외교 정책을 “고립주의”라고 한다.


트럼프는 각자 알아서 하고 미국이 필요하면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국방을 미국에게 맡기라고 말하고 있다. 더구나 중국과 미국이 대립하고 있는 마당에 한국이 무조건 미국편을 들기만 할 수도 없는 국면이 자주 등장할 것이다. 사드 문제로 롯테 재벌이 풍전등화가 되어가고 있는 것을 보고 한국 정부도 무엇인가 배워야 할 것이다. 


트럼프의 고립주의는 유엔사가 국가 예산을 잡아먹는 하마라는 판단을 할 것이다. 트럼프는 인공과 외교정상화를 하고 정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바꾸어 유엔사를 없앨 수도 있다.  그러면 한국은 인공이 남침할 때 미군의 자동개입도 보장하기 힘들다. 


한국정부는 미군에 의존하는 국방 정책을 자주국방으로 조속한 시일내에 바꾸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주한미군이 완전히 철수하고, 인공을 국가로 인정하여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미국과 중국의 중간에 서는 중립외교를 표방해야 한다.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작전권 문제는 자연히 소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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