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 유능한 팀원보다 협조적인 팀원을 택하는 이유

Downward Envy — 빡센 팀장이 되거나, 스스로 공부하거나

by 제이미

강 대리가 들어온 건 석 달 전이다.

발표력이 좋다. 데이터 분석도 깔끔하고, 시각화도 예쁘고, 결론도 논리적이다. 회의 때마다 다들 감탄한다.

경력 20년차인 나는… 불편하다.

'나보다 잘하는 거 아냐?'

속으로 그런 생각이 스친다. 그리고 그 생각을 한 자신이 좀 부끄럽다.


이건 드문 이야기가 아니다. 팀에 뛰어난 사람이 들어오면, 팀장은 묘한 감정을 느낀다. 감탄과 불편함이 동시에 온다.

심리학에서는 이걸 '하향 질투(downward envy)'라고 부른다. 보통 질투는 위를 향한다. 나보다 높은 사람,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것. 그런데 아래를 향한 질투도 있다. 내가 이끌어야 할 사람이 나보다 뭔가를 더 잘할 때, 리더의 자존감이 흔들리는 현상이다.


이건 인격의 문제가 아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심리적 반응이다.

"팀장이 제일 잘해야 한다." 라는 부담이 더 짐을 무겁게 만든다.



유능한 팀원과 일하면서 자존감이 위협받은 팀장 앞에 두 갈래 길이 놓인다.


빡세게 관리하며 깍아내리거나 - 객관적으로 비평을 하거나,

자기 계발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두 가지 상반된 길이다.


깎아내리기(leveling-down).

회의에서 팀원의 발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다. "그래서 네 생각은 뭔데?" 마이크로매니징을 시작한다. 사소한 실수를 크게 부각한다. 심하면 비인격적 감독으로 이어진다.


배우기(leveling-up).

"저거 어떻게 한 거야? 나도 알려줘." 자극을 받아 자기개선에 나선다. 새로운 역량을 개발하거나, 팀원에게 솔직하게 조언을 구한다.



같은 질투, 같은 자존감 위협.

그런데 어떤 팀장은 깎아내리고, 어떤 팀장은 배운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올까?



이 질문에 답한 연구가 있다. Yu, Duffy, Tepper(2018)는 '하향 질투(downward envy)' —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느끼는 질투라는, 그동안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현상을 파고들었다.

연구 질문은 이랬다. 리더가 부하에게 질투를 느끼면, 왜 어떤 리더는 파괴적으로 반응하고 어떤 리더는 건설적으로 반응하는가?

연구팀은 실제 직장에서 상사와 부하 400쌍 이상을 6개월 동안 따라가며 관찰했다.

팀장이 팀원에게 질투를 느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팀장과 팀원이 서로의 행동에 대해 응답했다.


결과는 연구진의 가설과 정확히 일치했다.

1. 팀장이 "저 사람이 나보다 낫다"고 느끼는 순간, 자존감이 흔들린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같다.

2. 흔들린 자존감을 회복하는 방법이 두 가지로 갈린다 — 상대를 끌어내리거나(leveling-down), 자기를 끌어올리거나(leveling-up).

2-1 그리고 이 두 가지 갈림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바로 팀원이다. 팀원의 따뜻함과 능력에 대한 팀장의 인식이었다.

2-2 팀원의 따뜻함이란 부하가 따뜻하고, 우호적이며, 선의를 지닌 사람이라는 리더의 인식이다.

따라서 리더가 협조적인 팀원을 선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팀장의 태도는 팀장 본인에게만 오롯이 달려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팀원의 태도를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한 차별점이었는데. 이 인식에는 팀원의 지분이 절대적일 것이다.

관계는 본질적으로 양방향이므로 서로 주고 받기 마련이 아닌던가.


팀장-팀원의 관계에서 팀장이 맡은 역할과 권한히 분명히 다르긴 하지만,

팀원도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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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면서 가장 관심과 애정을 두는 그룹이 바로 팀장이다.
Front 라인에서 직원들을 직접 만나고 이끌면서
성과 뿐 아니라 직원의 성장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팀장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본인의 책임을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항상 자신을 먼저 돌아보자하는 모습에 감동하면서도, 혼자서만 짐을 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조직, 특히 팀은 함께 성과를 만들어가며 우리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점에서
이 논문은 리더의 짐을 덜고 팀원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 보는데 도움이 된다.

조직심리학자의 인사이트 – Merrier Easier 팁


그대가 팀원이라면 팀장에게 자신이 따뜻하다는 신호를 적극적으로 주자!!


이건 아부가 아니다. 전략이다. 당신이 발표를 잘하든, 데이터 분석이 빠르든, AI를 자유자재로 쓰든 — 유능함만으로는 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팀장이 당신의 유능함을 "위협"이 아니라 "자산"으로 읽게 만드는 건, 따뜻함 신호다.

결과물을 공유할 때 과정도 함께 보여주자. "이건 제가 이런 방식으로 했는데, 혹시 다른 관점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이 한 마디가 warmth 신호다.

팀장의 자존감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자기 기여를 가시화하는 기술이다.


그리고 당신이 팀장이라면.

먼저 RESPECT! 를 보낸다.


유능한 직원에게 느끼는 2%의 불편함, 당연한 거다.

경력을 쌓아오면서 다져온 자부심이 흔들리는 느낌. 그건 당신이 나쁜 리더라서가 아니라, 당신이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라서 느끼는 거다.


당신에게 중요한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깎아내릴 것인가, 배울 것인가. 그 또한 당신의 선택이지만, 당신에게 유용한 선택이길 바란다.


"Before you are a leader, success is all about growing yourself. When you become a leader, success is all about growing others." — Jack Welch

팀원이 나보다 잘하는 게 있다는 건, 팀이 강하다는 뜻이다. 그 질투를 자기계발의 소스로 쓸 수 있다면 — 그게 진짜 리더십이다.


"Leadership and learning are indispensable to each other." — John F. Kennedy

부하에게 배울 줄 아는 팀장이 결국 더 강한 팀을 만든다.


팀장이라고 다 잘할 필요 없다. 그 짐을 내려놓는 것부터가 리더십이 아닐까...


여러분은 요즘 팀에서 잘하는 팀원들을 볼 때, 어떤 감정이 드시나요?



참고 문헌

Yu, L., Duffy, M. K., & Tepper, B. J. (2018). Consequences of downward envy: A model of self-esteem threat, abusive supervision, and supervisory leader self-improvement.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61(6), 2296–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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