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꼭 맞는 퍼즐 조각 같은 사람들

'러브앤드럭스'를 보고

by 담조


러브 & 드럭스 (2010)


Love & Drugs


감독 : 에드워드 즈윅

출연 : 제이크 질렌할(제이미 랜달),

앤 해서웨이 (매기 머독)

러닝타임 : 112분


요약 : 제약회사 영업사원 바람둥이 제이미 랜달.

어느날 파킨슨씨 병에 걸린 매기를 만남.

둘의 관계는 점점 깊어져 간다.









Check point 1

1. 감독 : 에드워드 즈윅 (Edward Zwick)

2. 1952년 10월 8일, 미국

3. 작품 : 잭 리처 : 네버고백(2016), 세기의매치(2014), 블러드 다이아몬드(2006) 외 다수


Check point 2

1. 배우 : 앤 해서웨이 (Anne Hathaway) (매기 머독 역)

2. 1982년 11월 12일, 미국

3. 작품 : 거울나라의앨리스(2016), 인턴(2015), 인터스텔라(2014), 돈존(2013), 레미제라블(2012), 다크나이트라이즈(2012), 원데이(2011), 발렌타인데이(2010), 신부들의전쟁(2009), 패신저스(2008), 레이첼,결혼하다(2008), 비커밍제인(2007), 악마는프라다를입는다(2006), 브로크백마운틴(2005) 외 다수




훤칠한 키에 잘 정돈된 머리, 짙은 눈썹에 높은 코, 에메랄드색 눈동자까지. 여자들을 상대하는 매너와 센스, 말빨도 좋다. 오디오 제품 판매점에서 일하는 제이미는 여자 고객들을 상대로 실적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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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가게 사장의 아내인 크리스티는 그런 그에게 끌린다. 참지 못하고 창고에서 큰 일(?!)을 치르던 둘은 남편에게 발각되고, 제이미는 회사에서 해고 당한다. 사장과 싸우며 가게를 나가는 그 짧은 순간에도 여자 번호를 따서 나가는 그는 선수의 냄새를 풀풀 풍긴다.


제이미의 아버지는 의대교수, 큰 누나는 의사, 남동생은 의료용 소프트웨어 회사의 사장이다. 의대를 자퇴한 제이미만이 의료계와 관계없는 길을 가고 있다. (잘생긴데 똑똑하고 집안이 좋기까지!) 제이미의 해고사실을 안 동생은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들어가면 큰 돈을 벌 수 있다 제의하고, 그렇게 제이미는 제약회사로 입사하게 된다.


한 여자와 깊어지는 법이 없고, 많은 여자들과 가벼운 관계를 즐기는 제이미. 한 사람과의 지속적인 관계는 맺지 않는다. 제약회사 영업을 하면서도 그의 습성(?!)은 변하지 않는다. 병원의 간호사나 행정직 여직원들과 관계를 맺고, 이를 통해 영업에의 도움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날 진료를 받으러 온 파킨슨씨 병을 앓고 있는 매기를 만나게 되는데, 매력적인 얼굴과 몸매의 그녀 또한 남자들과의 가벼운 관계를 추구하고 있었다. 첫 만남에 만나자마자 큰 일을 치룬 두 사람은 그렇게 가벼운 관계를 지속하자는 암묵적인 동의하에 (육체적)만남을 지속하게 된다.


단기간의 관계를 즐기던 제이미지만, 매기와의 관계는 뭔가 특별한 것 같다. 그녀가 생각나고 보고싶다. 만나고 싶다.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고 그 속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그녀와의 관계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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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매기는 그런 제이미에게 부담을 느낀다. 자신은 환자다. 하루에 세번씩 약을 챙겨먹어야 하고, 그럼에도 손이 떨리고 몸이 마비되는 듯한 증상들을 느낀다. 점점 자기가 하던 일을 할 수 없다. 가위질 하는것도 힘들다. 약이 떨어진 날은 끔찍하다. 보드카에 의지하며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도, 술을 따르는 것 조차도 버겁다. 만남에 대한 기대보다,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 만약 그에게 마음을 주고, 그가 떠난다면? 혼자 남겨진다는 생각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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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마음이 깊어져 가는 두 사람. 두 사람이 조금씩 마음의 거리를 좁혀가기 시작한다.




그런 사람이 있다. 이야기 하기 어려운 주제도 쉽게 꺼내게 되는 사람. 이야기를 시작하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하게 되는 사람. 같이 있으면 편한 사람. 우리는 이 사람을 '나와 잘 맞는 사람'이라 표현한다.


나는 재수를 하고 대학교를 1년 늦게 입학했다. 동기들이 한 살 어리니, 친구처럼 지내기는 어렵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입학해서 만난 학과아이들은 나와 비슷한 친구들이 많았다.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고, 학생회 활동, 대외활동에 노는 것 까지. 어쩜 그렇게 잘 맞는지 학교에서도 밖에서도 같이 다니면서 진짜 재밌게 학교생활을 했다. 대학친구들 오래 못 간다 하는데, 나는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들이 이 친구들이다.

나는 사람을 깊이 잘 사귀는 사람이 아니다.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는 고등학교친구가 없다는 것이 말해준다. 여고시절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있었지만, 마음 깊은데 까지 나누기가 어려웠고, 왠지모를 거리감이 있었다. 그들도 나와의 거리감을 알고 있었고 때로는 좁히기 위해 노력도 했지만, 결국 좁아지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유를 떠나서, 이것이 '나와 잘 맞는 사람, 나와는 잘 맞지 않는 사람.'의 차이가 아닐까.


좋아하는 음식, 취향, 취미, 스타일, 성격 이런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설명하지 않아도 나와 잘 맞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하나하나 다 따져보고 맞춰보려해도 잘 맞지 않는 사람도 있다.

나와 잘 맞는 사람만 찾아다니는 것도 좋은 습관은 아니고, 또 나와 맞지 않는 혹은 나와 다른 사람은 사귈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인생을 살면서 나와 잘 맞는 사람 혹은 구성원을 만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제이미는 의사집안에 둘째 아들이었다. 그가 능력이 부족한것도 아니었다. 의대를 입학했고,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학교를 끝까지 다니지 못했고 결국 자퇴헀다. 가족들이 모인자리. 의사인 아버지와 누나, 의료용 소프트웨어 회사를 운영하는 남동생의 대화사이에 특별히 할 말이 없다. 자신의 삶이나 생각에 대해 굳이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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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해서도 계획이 없다. 원하는 것도 없다. 얼굴도 반반하고 말도 잘 하겠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잘 벌고, 여자도 잘 바꿔가면서 만날 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매기를 만났다. 왜인지 매기가 보고싶고 같이 있고 싶다. 단지 그녀가 예쁜 얼굴에 예쁜 몸매라서가 아니라, 그녀와 나누는 대화가 좋다. 매기는 자신을 꿰뚫어 보는 것 같다. 자신의 열등감에 대해 다가오는 것이 아무렇지 않다. 그녀와의 대화속에 꽉 막혀있던 자신의 무엇인가가 풀어지는 것을 느낀다.

그녀를 만나고, 일이 점점 잘 풀려간다. 그는 임원으로 승진했고,매기와의 관계도 점점 안정되어져 간다. 더 이상 다른 여자들을 찾지도, 다른 관계를 만들지도 않는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제이미는 매기의 아픔까지도 받아주고 나눠가질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제이미의 가족들이 잘못되었다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제이미와 조금 달랐다고 생각한다. 내가 고등학교 때 친구들 속에서 이질감을 느끼고 불안정적이었던 것 처럼.

관계속에서 우리는 퍼즐조각과도 같다. 맞지 않는 자리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고 하면 부서지고 비틀어진다. 그리고 우리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그런 자리에 있음을 알아챈다.


고등학교 때는 감수성이 풍부한 시기이기도 했지만, 내가 이상한 걸까 고민을 참 많이 했었다. 노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어느것 하나 집중이 안되고 늘 맴도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대학생활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나와 맞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거구나.


얼마 전 대학교때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왔다. 오랜만에 만나도 반갑고. 대화가 편하다. 서로의 삶을 비교하며 소모전을 펼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서로의 잘 되는 일들이 진심으로 기쁘고, 나도 잘 살아야지 하는 도전이 되기도 한다. 때로 어려운 일이 있을때는 같이 마음 아프고, 진심으로 격려하게 된다.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마음 한켠에 있던 답답함을 대화속에 풀어나갔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도 이렇게 살아야지 하는 생각과 함께 기운이 나기 때문인것도 같다.




왜 제이미가 매기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생각하다 보니 제이미의 가정사와 대인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 것 같다. 다음 영화는 좀 더 가볍게 생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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