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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밋 Jun 28. 2024

좋아하는 것을 꼭 찾아야 할까?

<도대체 난 뭘 좋아해?> 미리보기 ① 

저는 좋아하는 것을 찾는 데 진심입니다. 오죽하면 좋아하는 걸 찾고 싶어서 답답한 마음에 무당까지 찾아갔을까요. 오래전부터 무엇이든 푹 빠져서 좋아하는 것이 없어서 고민이었어요. 취미, 좋아하는 연예인, 단골 가게 하나 없었습니다. 여행을 가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을 좋아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만 잠깐 좋지, 삶의 만족도가 올라가진 않았어요. 


저와 반대인 사람들이 늘 부러웠어요. 취향이 뚜렷한 사람, 좋아하는 거라면 눈이 반짝이는 사람, 좋아하는 걸 일상에 잘 녹여내고 잘 활용하는 사람이요. 예를 들어 제가 치즈케이크를 좋아한다면, 저는 치즈케이크를 먹고서 ‘맛있다’ 하고 끝이거든요. 이렇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치즈케이크 맛집을 줄줄 외우고, 단골 가게에 주기적으로 찾아가고,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로 나눠주기도 하고, 어떤 음식과 먹으면 잘 어울릴지 다양하게 맛보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야말로 좋아하는 걸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줄 아는 사람처럼요.


무엇이든 푹 빠져서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일상이 행복해 보였어요.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의 재미있어 죽겠다는 그 표정, 즐거움, 만족감이 부러웠습니다. 그들처럼 생기 넘치고 재미있게 살고 싶었습니다.



굳이 좋아하는 거에 그렇게까지 목매야 하냐고 물으실지도 모르겠어요. 좋아하는 게 없다고 해서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니까요. 오랫동안 좋아하는 것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삶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뤘더니 남은 건 무기력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고,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였습니다.


살다 보면 언젠가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운명처럼 깨닫는 순간이 알아서 올 줄 알았어요. 하지만 현실은 서른 살이 넘어도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랐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뭐든 경험해 보려 노력해도 소용없었습니다. 정신을 차려 보니 나 자신을 모르면서 엄한 데서 나에 대한 답을 찾고 있었습니다. 질문의 방향을 나에게 향하니 무엇을 좋아하는지 조금씩 단서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좋아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한 데 엮은 이야기는 넘쳐나지만, 좋아하는 것이 없어서 고민인 사람의 이야기는 많지 않았어요. 개인적인 만족을 위해 글을 쓰다가 저와 비슷한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 제 이야기가 도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용기를 내어 온라인에 글을 연재했고, 적은 부수지만 독립출판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거 하면서 살고 싶은데 도대체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분, 좋아하는 거 하면서 사는 사람이 부러운 분, 좋아하는 거 하나 없는 내가 매력 없다고 생각하는 분에게 이 글이 도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취미가 뭔지 뭘 좋아하는지 물어보면 할 말 없는 분, 요즘 사는 게 재미없는 분, 나에 대해 알고 싶은 분에게도 제 이야기가 닿았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별짓 다 한 경험, 사소한 이유에도 좋아하는 마음을 포기했던 순간과 좋아하는 마음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된 경험을 책에 담았습니다. 이 책이 여러분에게 위안과 응원이 되기를, 여러분답게 무엇이든 좋아해 볼 시작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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