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향의 기억
제 6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 선보인 전시를 아르코 미술관에서 볼 수 있어 다녀왔다.
구정아 작가는 사전에 세계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다. 주제는 한국의 도시, 고향에 얽힌 기억이다.
모집된 600여 편의 글을 출력한 배너가 1층 전시장을 가득채운다.
글을 읽다보면 내가 느끼는 고향의 향은 무엇일까 고민하게도 되고 내가 느끼는 향의 느낌을 많은 사람들도 느끼고 있구나도 알 수 있다.
수집한 이야기를 16개의 주제로 분류하여 키워드를 선별하여 다양한 국적의 서로 다른 조향사에게 전달하여 향을 개발하여 2층 전시장에 전시되어 있다.
뫼비우스띠 모형이 매달려 있는데 거기에서 향이 스며나온다.
16개향과 전시의 주제를 담은 오도라도시티 향까지 총17개향을 경험하게 된다.
전시제목 odorama는 오도odor(향)+드라마drama를 결합한 단어이다.
오도라마 시티 keyword
1.도시향기/2.밤공기/3.사람향기/4.서울향기
5.짠내/6.함박꽃향기/7.햇빛냄새/8.안개
9.나무냄새/10.장독대/11.밥냄새/12.장작냄새
13.조부모님댁/14.수산시장/15.공중목욕탕
16.오래된 전자제품
고향이 바닷가인 사람들은 짠내를, 고향의 냄새는 조부모님댁, 장독대, 밥냄새를 많이 떠올리는 듯하다.
어릴적 마당이 있는 우리 집엔 라일락나무가 있어
라일락향기를 맡으면 그시절 생각이 나기도 한다.
이 전시는 뫼비우스띠처럼 향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향기와 냄새 그리고 기억이 경계없이 섞이고 연결된다는 작가가 전달하는 의미가 가슴에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