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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자의 휴식 Jun 09. 2020

기자생활5_#입사 후 많이 듣는 말

생각보다 기자생활 키워드로 유입되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다. 아무도 관심없을 줄 알아서 혼자 끄적이는데 단 1명이라도 보고 뭔갈 느껴갈 수 있으면 좋겠다. 성원에 힘입어 기자 생활 속 많이 듣는 말을 몇가지 추려봤다. 입사후 생긴 일종의 버릇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이 글은 모두 내 주관이지만 상당수 기자님들이 피식하고 공감해줄 법하다고 생각한다. 


1. 너 나 지금 취재하냐?

꽤 자주 듣는다. 내가 하는 말 하나하나가 누군가에게 취재로 느껴지는 확률이 높아지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보자. 친구 A가 새 애인을 만났다고 자랑한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난건지 그 과정에서 너는 어떤 식으로 대응을 했는지. 뭐하시는 분인지, 앞으로 무얼할건지 등 나도 모르게 육하원칙에 맞춰 꼼꼼히 물어보게 된다. 그럼 A는 "지금 취재하냐"고 핀잔을 주기 마련. 사실 기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궁금해할 법한 상황이지만, 기자로 살게된 어느순간부터 다소 '뻔뻔하게' 질문들을 던지게 되어버렸다. 늘 나의 질문폭탄을 받아주는 친구들에게 이 기회를 빌려 다시 한 번 사과와 감사를.


2. 이거 참, 기자라서 함부로 뭔 말을 못하겠네 

생각보다 듣는 편. 주변인들로부터 아무 맥락없이 튀어나올때가 많다. 금융기업에 다니는 친구가 회사 욕을 맘껏 하다가 잠시내 얼굴을 보고 멈칫한다. '기자라서 함부로 뭔 말을 못하겠네'. 경제부 기자이자 친구로서 웃픈 순간이다. 지인의 사례는 결코 함부로 쓰지 않는다는 철칙이 있다고 너스레를 떨기 마련. 진짜 안 쓴다. 진짜 안 쓰니까 회사 밖에서는 날 기자가 아닌 친구로 봐주라 얘들아. (그런데 그런 이야기들 중에 가끔 흥미로워서 취재해보고픈 아이템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3. 너가 기자(님)이니까 해결해줘 

2번과 반대되는 개념인데 많이 듣는다. 온갖 하소연과 제보거리를 무궁무진하게 받게된다. 안타깝게도 9할은 '얘기 안되는' 아이템이다. 월급을 떼였거나 누군가에게 중고거래 사기를 당했거나 등등. 같이 욕해줄순 있지만 100억대 금융사기거나 대기업 횡령 수준이 아니면 기사로 써줄수가 없다. 또 먼 친척이나 가족들이 억울한 사연들을 쏟아내며 도와달라할테는 정말 곤란할 때도 있다. 마음으로 위로할테니 진짜 얘기되는 제보를 많이 해주면 정말 좋겠다. 참고로 이런 부탁을 받을때는, 주로 기자 뒤에 '님'이라는 호칭이 붙는다. 하하 


4. 000랑 000 진짜 사귀는거 맞아?

죄송합니다. 연예부 기자가 아닙니다. 이 기회를 빌려 좀 더 설명하자면 보통 신문사, 방송사 보도국에는 연예부가 따로 없다. 연예 매체들이 따로 존재하고 한 회사에 연예부가 있더라도 다른 계열사일 확률이 크다. 나는 대학생 시절 연예부 인턴기자를 했었는데 그 이야기도 조만간 풀어보려고 한다. 아무튼, 연예부가 아니기 때문에 보통 기자들은 부서를 막론하고 누구 연예인과 누구가 사귀는지 잘 모를겁니다. 너무나 빠삭하게 잘 아는 기자 지인이 있다고 하면 연예부거나, 그냥 두루두루 취재 능력이 좋은 분이겠죠 저는 아닙니다... 참, '찌라시'라고 불리는 SNS상의 '받은 글' 정도는 좀 더 빨리 받는 편인것 같다. 하지만 그게 모두 팩트는 아니다. 다시 한 번, 연예인 열애설은 정말 저도 모릅니다. 


영화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속 박보영이 다니는 회사. 여기가 연예 매체입니다.


또 재미있던 에피소드가 생각나면 추후 추가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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