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앤 공간은 다양한 색감의 가구들로 배치되어 있다. 하지만 기준과 조건 안에서 어우러지고 있다
블라인드는 색감의 조화를 위해 몽창 민트로 구성했다. 모든 색에 그레이톤이 공간을 감싸준다.
미친 실행력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다. 미친 실행력. 난 늘 해야 하는 것을 찾고 최대한 빠르고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갖가지 애를 쓰며 일을 하는 편이다. 린스타트업을 알기 이전부터 그래 왔던 나는 스스로 린하다 말한다.
12년간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갖가지 욕을 먹으며 뭍으로 나온 지 4년이 되어 간다. 나를 감싸는 내 조직이 아니라 내가 감싸야하는 조직을 떠맡으면서 대표라는 직업에 적응하기까지 1년이 넘게 걸렸다. 사회 머리가 크면서 배우는 게 빠른 나는 하고 싶은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한 단계 한 단계 밟아 올라가는 편이다. 그렇게 지금까지 이 생태계에서 적응하고 있다.
성격이 급해서인지, 할 일이 많아서인지, 내게 맡겨진 과업의 부담을 빨리 떨쳐내고 싶어서인지 일의 실행이 빠르다. 일이 맡겨지면 자는 순간까지도 머릿속에서 고민을 하고 있기나 한가 싶을 정도로 결단과 실행이 빠르다. 빠르게 실행해야 문제가 생겨도 빠르게 생기고 해결을 위한 시간도 벌게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늘 내 방법이 옳은 것은 아니다. 오래 고민하고 오래 심사숙고해야 할 일도 있다. 물론 그런 일들까지도 속전속결처럼 보이는 건 내 단점이나 그렇다고 단순하고 대충 고민해서 결정하지는 않는다. (간혹 그렇게 보이기도 해서 오해를 사기도 한다)
스스로 가치관의 정립이 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많은 사람들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3년이라는 시간을 마감하면서 또 한걸음 앞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조언과 지지를 얻으며 그렇게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다. 우려와 걱정도 많지만 올 거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오너라.. 가 나의 지론이다.
홀로서기를 결심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나만의 공간을 꾸민 일이다. 난 직장생활의 시작과 거의 동시에 가정생활을 시작했고 부모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다. 내게 시간의 여유란 하루 출근 15분, 퇴근 15분 차 안에서의 시간이 전부였다. 그래서 난 운전하는 시간을 꽤 좋아한다. 그렇게 15년 세월을 보내다가 이제 드디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루 종일 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설렘은 나를 꽤나 흥분시켰다. 그리고 난 그렇게나 갖고 싶던 내 공간을 갖게 되었다. 그게 위 사진에 있는 시드앤 사무실이다.
실행력 최고라는 말이 칭찬인지 모르겠다.
홀로서기를 결심하고 1주일 만에 사무실을 계약했다. 물론 내 개인적인 투자로 진행했다. 맘대로 고민하고 맘 놓고 있을 수 있는 공간이 무척이나 필요했다는 나만의 판단에서였지만 앞으로 하려는 모든 일에 대한 빠른 기획과 결정 그리고 협력은 공간이 있어야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기에 내게는 아깝지 않았다. 사무실 계약하고 공간 인테리어 하기까지 약 2주. 가구가 완벽하게 채워지기까지 3주 정도가 걸렸다. 틈틈이 일을 하면서 인테리어를 했고 밤잠 못 자고 가구와 부자재들을 구입했다. 스스로 페인트를 사서 칠하고 사다리를 빌려 전구를 갈고 안 써보던 드릴을 써서 블라인드도 달아봤다. 내게도 첨인 일들이 많았다.
기간은 짧았지만 수년간 쌓아온 이미지와 하고 싶은 컨셉이 반영되어서 난 빠르지도 버겁지도 않았지만 주위에서 바라보는 사람들 대부분은 급하다 느꼈을 것이다.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고 그런 피드백도 원치 않았기에 사실 거의 대부분은 아직도 모른다. 그래도 아는 사람들은 진짜 빠르다. 한다. 나 스스로 확신이 없고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을 때에는 그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너무 생각이 없는 건가, 너무 고민을 안 하는 건가, 후회하면 어떡하지..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그 않았던 시간들도 나는 후회했을 것이다.(누군가 그랬다.. 하면 하는 대로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후회는 있을 거라고..). 대부분 내 행동은 기회를 잡는 것이라는 판단이 전제되어 있다. 지금은 힘들어도 나에게 좋은 영향이 되어 올 거라고.. 조금 서둘러 일을 실행하면 또 그만큼의 기회가 올 거라고.
홀로서기는 생각보다 마음을 허하게 만든다. 새로 채워야 하고 잘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할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연결되고 중복된다. 그동안 했던 모든 노력을 또 새로 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수익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 하지만 시드앤 공간을 완성하고 다양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되었고 연말 전에 다양한 일들로 공간을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조금 빠르게 새로운 일의 착수가 가능할 것 같다. 머릿속에서 많은 일들이 새로이 추진되고 진행되고 있고 그것을 오롯이 담아낼 공간과 사람들이 있다. 이것만 봐도 서둘러 공간을 완성한 것은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스타트업은 린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일스톤이 필요하고 예측 가능한 모든 리스크를 리스트업 해둬야 한다. 이제부터 시드앤은 그런 시간들로 채워질 것이다. 내게 있어 모든 것이 시작되는 공간, 그리고 완성되는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