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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Nov 22. 2020

아무것도 몰라야지만 할 수 있어요.

[에세이] 몰라야지만 될 수 있는 아르브뤼 예술가.

아무것도 몰라야만 할 수 있는 예술이 있다. 붓 꽤나 들어봤다 하는 사람이라면 또 문화적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예술, 바로 아르브뤼다.


* 혹시나 아르브뤼 예술가가 되고 싶다면 당장 뒤로 가기를 누르세요! 이 글을 읽는 순간 여러분들은 절대 아르브뤼 예술가가 될 수 없습니다!








아르브뤼 예술? (art brut)


아르브뤼의(art brut)의 브뤼'brut'는 프랑스어로 '가공하지 않은', '원료 그대로'라는 의미로 아르브뤼 예술은 말 그대로 예술 공부를 받지 않은 사람들, 정신병 환자나 수감자, 추방자, 어린아이 등 문화의 조건 안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이 만든 작품들을 뜻한다. 이처럼 소외된 이들의 연약한 정신세계와 거침없는 화풍 등이 미술사의 흐름에 관계없이 작품에 표현되는데 이것이 아르브뤼 예술의 특징이다.


<즉 아르브뤼 예술은 아무것도 배우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생각과 개성, 그리고 분출하는 무언가를 표현하는 예술의 한 장르이다.>


아르브뤼 예술이라는 개념은 프랑스의 예술가 '장 뒤뷔페'(Jean Dubuffet)에 의해서 처음 만들어졌는데 뒤뷔페는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이들의 작품보다 문화의 범주안에 속해있지 않은 이들의 본능과 무의식 속에서 탄생한 예술작품들이 훨씬 가치 있다 판단했으며 1967년 수집한 작품들을 가지고 파리 미술관에서 전시를 열기도 했다. 아르브뤼 예술가들의 원시적이고 다양한 표현방법 등은 관람객들에게 매력을 주기에 충분했다. 



장 뒤뷔페 아저씨 (French, 1901–1985)



장 뒤비페 (왼)cup of tea, ll. Agust 1966 (우)Milord, 1971 / 아르브뤼양식에 기반을 둔 장 뒤뷔페 작품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이타적인 예술.


당시 소외계층이란 흑인, 어린아이, 정신병 환자 등 다양한 이유로 사회에 배제되던 사람들이었다. 장 뒤뷔페는 이러한 사람들과 함께 그들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존중하며 예술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어 주고 새로운 장르로 탄생시켰다. 원석을 보석으로 만들 줄 아는 사람, 장 뒤뷔페는 진정한 이타적 예술가였다.



아르브뤼 예술의 대표적인 예술가-아돌프 뵐피 (Adolf Wölfi) / 그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후 정신분열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돌프뷜페의 작품 / 출처 https://christianberst.com/en/artists/adolf-wolfli




나도 아르브뤼 예술가가 될 수 있을까?


나는,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은 절대로 아르브뤼 예술가가 될 수 없다. 이미 아르브뤼 예술에 대해 이해했으며 관련 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굴자는 될 수 있다.


장 뒤뷔페는 그들의 작품을 모아 전시를 열었고 새로운 기회를 주었다. 뒤뷔페의 활동은 작품에 참여했던 작가는 물론 관람객, 아티스트들에게 다양한 영감을 주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아르브뤼 예술가는 될 수 없지만 내가 가진 지식 또는 재산, 다양한 장점들을 가지고 누군가의 진정한 빛을 발견해줄 수 있는 발굴자가 될 수 있지는 않을까.


쿠바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르브뤼 예술 프로젝트 @리에라스튜디오





나는 아르브뤼 예술에 관해 설명해주신 교수님께 현재 우리가 어르신들과 함께 하고 있는 아트웍 수업도 아르브뤼 예술의 범주에 포함되는지 질문했고, 엄격한 아르브뤼 기준이 아닌 최대한 그분들의 개성과 생각을 표출하게 해 준다면 충분히 그 의미는 동일하다 답해주셨다.



교수님의 답을 듣는 순간, 우리가 왜 마을 어르신들과 아트웍 수업을 시작하게 됐는지 또 그동안 수업방식이 어떠하였는지 돌아보게되었다. 첫 시작은 단순히 어르신들에게 처음 경험해보는 재료들을 가지고 신선한 충격과 즐거운 마음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지식과 교양이 쌓이길 바랬고 내가 생각하는 교양인의 모습으로 그들이 거듭나길 원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나의 태도가 변화되어야 한다.


진정한 발굴자가 되려면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결국 나의 태도가 변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교육과 문화적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항상 안타까워하며 나도 모르는 사이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범주안에 가두어 두며 많은 것을 제한했다. 하지만 진정한 문화교육이란 그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어 내가 생각하는 높은 지위에 올라가게 만드는 것이 아닌 그들이 본래 가지고 있던 고유의 것들을 발산시키고 확대해 다양한 기회를 주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지 않을까.



어르신 아트웍 수업 @링크앤라이프릴리



예술에서 찾은 존중 하며 살아가는 세상.


우리는 늘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며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원하는 관념과 생각안에 그들을 가두어 두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두가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본래 가지고 있던 삶을 존중하며 확정된 세계를 스스로 발견하게 해주는 것, 그리고 그것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눈이 되어주는 것이 진짜 '도움'의 손길이 아닐까.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는 세상, 나는 이 해답을 아르브뤼 예술에서 찾을 수 있었다.



아르브뤼 예술가는 될 수 없지만 우리 모두 발굴자가 되어보자.  함께 아르브뤼의 세계로!




아무것도 몰라야지만 할 수 있어요 마침.




[관련 자료]


*경기도 용인에 아르브뤼 전문 미술관이 있습니다. 특히 2017년에는 용인 정신병원 입원환자들과 실제 활동하고 있는 예술작가들이 함께 협업하여 작가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 진정한 아르브뤼 예술의 의미를 담고 있는 아시아 1호 아르브뤼 미술관입니다.  


<용인 벗이 미술관>

http://www.versi.co.kr/



* 아르브뤼인 쿠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리에라 스튜디오입니다. 아르브뤼 예술의 순기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ART BRUT PROJECT CUBA>

http://www.rierastudioart.com/artbr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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