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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Gray Feb 20. 2020

끈기를 기르는 방법

실제로 연습해 본 방법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싫어하는 일도 참고 할 줄 알아야 한다.


책에서, SNS에서, 친구 입을 통해 여기저기서 자주 들었던 말이다. 좋아하는 일조차 꾸준히 할 줄 모르는 나에게는 어지간히 입에 쓴 말이기도 하다. 싫어하는 일을 참고 할 줄 알게 되면, 좋아하는 일은 더 꾸준히 잘하게 되지 않을까? 일단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것에선 실패(...)했으니, 순서를 바꿔서 싫어하는 일을 먼저 꾸준히 해보기로 했다. 내가 단연 싫어하는 일 중 하나는 달리기다. 수영, 요가, 합기도, 특공무술 등 별별 운동을 다 해봤지만 조깅만큼은 절대 하고싶지 않은 운동 중 하나였다. 그래서 3km씩 하루도 거르지 않고 뛰기로 결심했다.


첫째 날, 의지를 아득바득 다진 날이라서 몸은 힘들어도 정신적으로는 힘들지 않았다. 난 한다면 하는 사람이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쥐꼬리만 한 근력과 체력을 가지고 뛰었다.


셋째 날, 작심삼일의 유혹이 있었으나, 그 말에 지고 싶지 않아서 억지로 뛰었다. 뛰고 나니 작심삼일은 면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그러나 러닝머신 위에서 쳇바퀴처럼 뛰는 건 정말 지겨운 일이었다.


일곱째 날, 연초 과음 때문에 내리 이틀을 쉬게 되었다. 겨우 일주일 만에 술 때문에 망가지다니. 왜 한 분야에서 롱런하는 사람들이 술을 끊는 지 알 것 같았다. 술은 의지를 다지는 데 굉장한, 굉장한, 굉장한 적이다.


열번째 날, 내가 매일 3km 조깅하기를 실험(?)하고 있다는 걸 들은 친구가 유브에 달리기 전후 변화에 대해 찾아보면 더 운동 욕구가 든다는 조언을 해줬다. 절. 대. 찾아보지 않기로 다짐했다. 똑똑한 유브 알고리즘은 내가 조깅의 장점을 찾으면 단점까지 추천해줄테니까. 그럼 어리숙한 휴먼은 조깅의 단점을 보고, 3km 조깅을 그만둬야 할 핑계거리를 찾아버리고 말테니까.


열다섯번째 날, 여전히 뛰는 건 힘들고 뛰러 가기까지 마음을 먹고 준비하고 헬스장에 가는 모든 과정 자체가 상당히 귀찮고 시간이 많이 드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억지로 억지로 하고 있다. 왠지 이것마저도 못 지키면 정말 내가 엉망인 사람이라 느껴질 것 같아서 말이다.


스무번째 날, 3주 차가 되니 슬슬 관성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 같다. 초반에는 달린 지 10분 정도부터 한계가 왔는데, 요즘은 20분 이상 지나야 슬슬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겨우 20일 뛰었는데 관성이라는 게 생기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또 한 가지, 술 때문에 연초부터 마음먹은 일에 흠집을 낸 게 계속 신경 쓰여서 술을 마실 때는 되도록 자제하려고 한다. 혼자서 홀짝홀짝 음주를 즐기는 나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큰 변화다.


서른번째 날, 하루에 3km를 뛰는 게 드디어 일상이 되었다. 뛰는 게 처음보다 덜 힘든 건 말할 것도 없고, 운동을 하러 가는 일 자체가 더 이상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3km 달리기는 나에게 더 이상 의무가 아니라, '그냥' 평소에 하는 일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냥 하는 일.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하기 위해 의지가 필요한 일도 아닌, 그냥 하는 일. 내가 그토록 싫어하던 조깅이 어느샌가 그냥 하는 일이 되었다. 1년을 목표로 한 일이기 때문에 여전히 갈 길이 멀긴 하지만, 30일을 넘기고 나니 처음보다 훨씬 더 적은 의지로도 싫은 일을 지속해가는 힘이 생겼다. 내 실험 결과, 어떤 일이든 습관을 들이려면 적어도 30일은 해봐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30일, 짧다고 생각하면 더없이 짧다. 한 달만에 자기가 원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니. 한 번쯤은 도전해 볼 만하지 않은가?


6개월, 1년의 시간은 듣기만 해도 너무 길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너무 거대한 목표를 세웠을 때 우리가 종종 압도당하고, 쉽게 무너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니 원하는 습관을 끈기 있게 밀고 나가려면 너무 길지도, 너무 짧지도 않은 30일, 그 시간만큼만 딱 투자해보는 거다. 그 뒤로도 습관이 생기지 않는다면, 딱 30일만 더 해보는 거다. 그렇게 한 달씩, 한 달씩, 조금씩, 조금씩 해보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새에 의지도 필요치 않은 '그냥 하는 일'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김연아 선수가 '그냥' 운동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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