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부터 남편이 피아노 음악을 종일 틀어 놓는데 이제야 클래식 음악이 주는 느낌을 조금은 알 것 같다며 마음이 편하고 차분해진다고 한다.
내 기억에 음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초등학교 5~6학년 때로 기억된다.
세 자매가 이종환 님의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프로의 열렬한 팬이었다.
Frank Pourcel - Merci Cherie 이 곡이 오프닝으로 시작될 때면 우리는 제법 큰 라디오로 들어갈 듯 이불을 펴고 엎드려서 애창곡이 나오면 숨을 죽이며 듣고 우리에게 좋은 음악이나 노래가 나오면 제목을 메모지에 적었다. 적힌 음악이 20곡 정도 되면 동네 레코드 가게에 가서 녹음을 주문했다. 그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듣고 또 듣고 따라 부르곤 했다.
동생은 항상 가운데서 잤고 자기 머리 바로 위에 라디오를 놓았다. 그녀의 잠버릇은 자면서 계속 위로 올라가서 벽이나 물건에 부딪힐 때까지 올라갔다. 그 잠버릇 때문에 제일 먼저 피해를 본 것은 라디오였다. 엄청나게 큰 라디오였는데 매일 밤 동생의 머리에 부딪혀서 넘어지기를 반복하다가 망가졌다.
엄마는 녹음 기능이 있는 라디오를 사주셨다. 그때부터 별이 빛나는 밤에 프로를 듣다가 DJ가 다음에 들려드릴 곡은 하며 곡명을 말할 때 우리가 좋아하는 곡이 나오면 숨을 죽이고 녹음 버튼을 눌렀다. 이렇게 차곡차곡 앞뒤 테이프에 음악이 꽉 차면 저금통에 돈이 꽉 차는 것보다 더 기뻤다.
70~80년대 유행했던 팝송과 살았다. 녹음된 음악을 하루에도 몇 십 번씩 집에 있는 모든 시간을 음악과 함께했다.
그때의 애창곡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Don't Forget To Remember Me- Bee Gees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