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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인 May 16. 2016

첫 경험, 도하

처음으로 만난 중동의 매력



비행기 안에서 쿵하고 사람이 쓰러졌다


조리대 사이에 어떤 젊은 남자가 쿵하고 쓰러졌다


그가 쓰러지자마자 승무원들이 재빨리 맥박을 짚고 조치를 취했다

10분도 되지 않아 그 남자는 앉아서 쉴 수 있었다



인천에서 도하로 가는 비행기 안이었다




사건 현장 바로 앞좌석에 앉은 나는 지금 무슨 상황이 일어난 건지 제대로 인식하기도 전에 상황이 종료되었다




나의 도하여행이 그러했다 


믿을 수 없는 일들이 펼쳐지고 별 것 아니라는 듯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도하 앞에 펼쳐진 페르시아만


#1 <도하에서 온 초대장>


여행의 시작은 이랬다



이십 대 초중 후반 내내 함께 지낸 과동기이자 친구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지혜가 카타르 항공에 승무원으로 취업했다


떠나기 전에 불안해하던 그녀에게 박수를 치며 환송한 건 내 쪽이었지만 

막상 지혜가 승무원 생활을 하고 나서 피해본 것도 내 쪽이었다


평일 낮이건 밤이건 새벽이건 서로에게 달려가 생맥주를 들이키며 하루의 피곤을 풀던 대상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쓸쓸해하던 나에게 와이파이를 타고 초대장이 도착했다

카타르 도하로 가는 초대장


친구 덕분에 해외여행이라니.. 너무 호화로운 우정에 감격도 하고 부담도 됐지만

일단 가고 보자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던 방송 프로그램이 끝나자마자 배낭 하나 매고 도하로 떠났다

(이 초대장에 관한 시스템과 과정 등은 복잡하기에 생략한다)



도하의 시장 쑥 와킵


#2 <도하의 전통시장, 쑥 와킵>


카타르는 비교적 신생국가라 그런지 (1971년 독립) 수도인 도하도 잘 정돈된 계획도시이다


택시 안에서 찍은 도하 시내


아주 아주 옛날에 다녀온 미국의 캘리포니아 느낌이 강했다 

건물 높이가 낮고 넓고 더웠다


5월의 도하의 날씨는 40도


그동안 서울에서 여름에 30도만 넘어도 덥다고 난리 친 나의 어리석음을 반성해본다



도하 쑥의 아침



아침 이른 시간에 도착한 시장, 쑥

쑥이라는 말은 아랍어로 시장이란 뜻이다 

이 곳의 정확한 명칭은 쑥 와킵

중동 지방에서 쑥은 교류의 장이자 문화의 집합체이다



오전 7시,

너무 이른 시간이라 가게 오픈은 준비하는 일꾼들은 바쁘고 사람들은 없었다



더운 낮 시간을 피해 해가 지고 난 후에 시장이 더욱 활발해진다고 했다

그래서 저녁에 다시 찾아간 쑥


이 곳의 명물은 향수, 도자기, 전등, 카펫, 천 원단 등이 있다

화장품에 많이 사용되는 사향이라고 하는 MUSK향도 이 곳에서 시작되었다

아랍 사람들이 좋아하는 향은 OUD라는 향. 독특하고 강해서 선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물가가 싸진 않지만 한국에 비하면 저렴한 편


밤에 더 활기찬 시장


#3 <도하의 음식>


빵과 커피의 시작. 중동


인도 음식점에서 카레에 난을 찍어 먹는 것처럼 얇은 빵에 찍어먹고 싸 먹는 것이 특징이다

돼지고기가 금지된 이 곳에서 가장 많이 먹는 고기는 양고기




한국에서 먹어본 양고기라곤 양꼬치엔 칭다오의 중국식 양꼬치구이밖에 없어서 도하에 있는 동안 기회가 될 때마다 양고기를 먹었다


양고기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뭐든지 푸짐하게 나왔다



더운 날씨를 이겨내기 위해서 그런지 음식도 대체로 짠 편이었는데 고급 레스토랑에 가니까 짜지 않았다

음식이 모두 익혀서 나오고 상큼한 맛이 부족해서 먹다 보면 목 막힌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아무리 물을 마셔도 가시지 않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사람들이 탄산음료를 많이 마신다


이렇게 써놓으니 맛없는 것처럼 써놓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엄청 잘 맞는다

밑에 사진에서 보이는 비주얼을 보면 상상이 되려나

양고기 바베큐


그리고 외국인에게만 허가된 그곳

호텔 지하에 외국인들을 위해 개방된 술집에서 술을 마셨다 


술집에 들어가는 사람들 상대로 여권 검사까지 했다




지난날, 홈플러스에서 와인 한 병 사서 친구 자취방에서 마시려다가 천 원짜리 병따개로 따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꼭 취업하면 오천 원짜리 지렛대 원리의 병따개를 사서 와인 마시자고 했었는데..




우리는 호텔 바에서 남이 따주는 와인을 마시게 되었다. 그것도 도하에서




이 정도면 아무리 이립병이라고 징징 거려도 충분히 괜찮은 삶이 아닌가 싶었다




#4 <이슬람 미술 박물관>



이슬람 미술 박물관이라고 했지만 그림뿐만 아니라 보석 세공부터 도자기, 책, 카펫 무늬까지 모든 걸 볼 수 있다

미술관 꼭대기 층은 아바야를 입고 눈만 내놓은 여자를 상징한다고 한다




박물관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노천카페가 나오는데 무더움을 이기고 이 노천카페에 오는 이유는 야경 때문


도하의 야경


애초에 페르시아만에서 진주를 양식하고 물고기를 잡으면 생활했다는 카타르



오일머니로 위상은 달라졌지만 이 척박한 땅에서 부를 이루고 살면서도 전통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게 멋져 보였다




번외.


중동 문화 중에 우리나라 젊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아마도 이 것


물담배=시샤



어느 카페나 음식점에서 즐길 수 있다  쑥에 있는 야외 테이블에서 남자 여자 가리지 않고 시샤를 즐기고 있다


 비흡연자라 그런지 연기를 들어마시는 것조차 잘 되지 않았지만 계속하다 보니 좀 취하는 느낌이 들었다


노는 것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니

시샤를 세팅해주는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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