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vs 미국 파트너 차이점

미국 제품의 대리점과 유럽 제품 대리점의 업무 성향 차이점

by 김지혜


나는 오랫동안 B2B 외국 제품의 한국 대리점의 통역과 비즈니스 업무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주로 설비나 엔지니어링 관련 제품이다.

유럽 제품의 한국 대리점을 하는 고객도 있고, 미국 제품의 한국 대리점을 하는 고객도 있고, 유럽과 미국 제품을 다양하게 취합하는 고객도 있다.

각 본사에는 아시아 태평양(APAC) 담당자를 지정하고, 주기적으로 한국을 방문하거나 온라인으로 한국 대리점과 미팅을 통해 매출 상황을 확인한다.


유럽과 미국 제품의 한국 대리점의 업무를 지원하다 보면 미국기업과 유럽기업의 한국 파트너를 대하는 비즈니스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미국의 많은 업체들이 아시아태평양 (APAC) 이사나 지역 담당자를 지정한다.

그 지역 담당자들이 분기별로 매출을 체크하고 정기적으로 미팅을 하고, 한국을 방문한다.


미국 제품의 부품 대리점을 하는 경우와 유럽 제품의 대리점을 하는 경우 본사의 미팅을 비교해 보자.


미국 업체의 경우 상당히 빡빡하게 분기별 매출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경향이 있다.

본 미팅에서 매출 결과는 상당히 중요하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매출을 중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미국 업체의 제품을 취급한다면 분기별 매출 타깃이 잡혀있다면 이에 대한 스트레스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미팅은 주로 관련 성과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남은 분기의 매출 계획과 오더 예측이다. 미국업체는 매출에 아주 민감하고, 향후 매출예상과 연매출 목표를 맞출 수 있는지와 이후 예상 오더에 대한 확인과 관련 제품을 제때 납품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고자 한다.

미국 업체의 경우 대부분 매 분기별 매출 목표를 설정하고, 그 결과를 검토한다. 잘하면 좋지만 잘해도 가끔은 문제처럼 느껴진다.

매출이 오르면 그다음 매출 목표는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매년 성장을 기대하니 이번에 잘하면 내년에는 더 잘하리라 기대한다.

매출이 오르면 미팅은 짧게 끝나지만 매출이 떨어지거나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하면 미팅은 상당히 길어진다.

분기별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간 매출 목표는 그대로 남아 있으며 그다음 분기에 어떻게 판매를 해야 이전 부족한 목표분까지 채울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한다.


그들이 항상 하는 표현이 있다.

What can I do for you? 내가 무엇을 도와주면 될까?

이 말의 의미는 What can I do for you to meet the target? 의 줄임말이다.

즉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지원하면 좋을까’라고 묻는 것이다.

사실 한국 업체 입장에서는 도와줘서 달성할 수 있었다면 진작에 도와 달라고 했을 것이다.

‘무엇을 도와줄까’라는 말에 ‘가격을 내려줘, 납기를 당겨줘’와 같은 요청은 그다지 의미가 없거나 이야기해 봐도 별로 먹히지도 않는다.

결국 이번 분기에는 못했지만 다음 분기에는 ‘꼭 초과 목표 달성해라’는 압력의 말이다.

대부분의 미국 업체들은 이렇듯 분기별 매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지속적으로 체크한다.

판매를 하는 한국 업체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쪼이는 기분으로 일을 해야 한다.

또한 그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미국 본사에서는 판매 부진을 매우거나 더 많은 매출을 위해 다른 한국 파트너를 추가하거나 변경하고자 하는 전략을 검토한다. 이러한 상황을 미리 알리기도 하고, 수익을 낼 수 없는 비즈니스 관계는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여긴다. 이는 미국과의 비즈니스에 있어서 하나도 이상 할 것이 없다.

매출 달성을 못했을 때 경고를 하기도 하고, 앞으로의 전략을 바꾸어 한국에 추가 대리점권이나 제품을 분리하여 잘 팔지 못하는 제품 타입은 다른 곳에 대리점을 추가 지정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혹은 산업군을 나누어 기존 대리점이 판매가 잘되는 산업군, 예를 들어 자동차 업체에 납품 실적이 많다면 그 산업군은 그대로 유지하고, 건설 쪽에 판매 대리점을 추가 지정하는 건 어떠냐고 제안 아닌 제안을 하기도 한다.

한국 대리점을 하는 입장에서는 산업군별로 나눈 다는 것은 결국 장사가 잘되면 산업군은 서로 침범하게 되어 경쟁할 가능성이 크므로 거부감이 크다. 하지만 억울하면 ‘다른 산업군도 잘 팔지 그랬니!’처럼 우리의 섭섭함과 설명은 그다지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


이에 비해 유럽 제품의 한국 대리점으로 거래를 할 경우 분기별로 매출 세부 사항까지 잡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정기적으로 미팅을 하지만 반년에 한 번이나 일 년에 한 번 정도이다.

유럽 제품의 대리점인 한국 파트너가 급격하게 매출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상황은 이러했다.

어제까지 내부 직원으로 이런저런 정보를 나눴지만 그 정보를 가진 직원이 퇴사하여 같은 제품을 팔기 시작했고, 내부 정보를 가장 잘 알기에 가장 대응하기 어려운 경쟁자가 되어 버린 상태였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경쟁업체가 되는 경우다.

이제는 같은 브랜드를 꼭 본사에서 소싱하지 않아도 다른 국가 대리점에서 제품을 직구매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같은 브랜드의 한국 대리점이 아닐지라도 수급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같은 제품이고 가격이 좋다면 어디에서 구매하건 크게 상관이 없다.

가격이 더 싸다면 나와 더 관계가 좋은 업체, 나의 요구 사항에 더 잘 맞추는 업체에서 제품을 사게 될 것이다.

가격 정보를 아는 내부 직원은 가장 높은 마진을 붙여 팔던 고객부터 찾아 저마진으로 고객에게 견적 제안을 하여 경쟁에서 이기고 있었다.

유럽 본사의 아시아 담당자는 이런 상황을 알게 되자 멘붕에 빠진 한국 파트너에게 정신 차리고 같이 방법을 찾아보자고 한다. 그렇게 1년을 넘게 저 매출에도 불구하고 한국 업체와의 거래를 유지하였다.

당시 독일 본사의 아시아 담당자는 지속적으로 여러 가지 제안을 했다.

고객에게 왜 마진을 더 붙여야 했는지를 솔직하게 말하자.

저 마진으로 공급할 수 있다면 앞으로 저마진으로 공급하는 것을 고려해 보자.

고객에게 사과하는 건 어떤가?

내가 좀 더 싸게 공급할 수 있는지 본사에 확인해 보겠다.

What can I do for you?라고 묻기 전에 다른 지역의 영업 방법을 찾아 제안해 보기도 하고 한국 파트너와 지속적으로 대화를 통해 원인 파악을 하고자 하고 설루션을 제안한다. 회의는 현 상황의 문제점과 그 원인을 찾는 대화로 한국 파트너를 쪼기보다는 문제를 같이 해결하려는 쪽에 가깝다.

이런저런 제안을 해보고 그 제안을 수용하 건 안하건 지속적으로 제안한다.

결국에 판매실적 부진으로 거래를 끊게 되더라도 기본 1년 이상은 부진한 실적 상황에도 기다리고 조언한다.


내부 직원의 퇴사 후 경쟁자가 되는 이런 상황은 외국 제품 대리점을 하는 한국의 중소기업의 경우 언제나 우려할 부분이며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업체가 외국 브랜드의 대리점을 할 경우, 가장 많이 요구하는 것이 바로 독점권(exclusivity)이다.


영국인 Rchard D. Lewis의 저서 When Cultures collide (문화가 충돌할 때)에서 [Korea] 편 내용을 보면 한국인의 커뮤니케이션의 패턴에 이런 내용이 있다.

Korean is often looking for quick profits and one should be careful about granting exclusivity. It is better to judge their statements against past performance rather than future forecasts.

They often seek long-term, exclusive agreement; it is better to sign agreements for the short term based on Korean performance.

한국인은 빠른 이익을 추구하는 경향이며 독점권 주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미래 (매출) 예상보다는 과거 실적으로 한국인을 판단하는 것을 권한다.

한국인은 장기, 독점 계약을 원한다. 일단 성과에 따라 단기로 계약하고 지켜보는 것이 좋다.


즉 유럽 업체들은 한국과 비즈니스 시 주의 사항으로 이런 마음가짐으로 한국과 거래한다.

이전 실적과 과거의 성과를 좀 더 확인하고 거래를 시작하고, 그 원칙을 지켜 나가기 위해 애쓴다.

거래를 시작하기 전에 결정에 시간이 걸리고 여러 가지 실적을 요구할 수 있지만 거래를 시작하면 좀 더 의리를 지킨다.

유럽은 원칙 문화다.

유럽은 과정과 원인을 고려하고 해결하기 위해 함께 애쓴다.

이제까지 거래한 방식과 관계 또한 미국보다 중요시한다.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면 원칙적으로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원칙 우선 문화는 새로운 요청이나 변경에 대한 검토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또한 유럽 문화는 한국 고객이 언제나 요구하는 긴급 납기에 대한 융통성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또한 어떤 경우 휴가도 길어서 담당자랑 한달간 통화가 안되는 경우도 있다.


반면 미국은 적용 문화로 현 상황에서 미래에 미칠 영향과 결과에 더 중점을 둔다.

미국 비즈니스의 경우 합리적인 비즈니스가 옳다고 믿으며 그런 태도가 프로페셔널하다고 여긴다.

이러한 프로페셔널함은 신뢰로 이어진다. 미래 지향적이며 미래에 내가 얼마의 매출 목표에 이를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는지 아닌지가 서로 간의 신뢰와 비즈니스의 원칙이 된다.


유럽의 제품을 취급하거나 미국의 제품을 취급한다면 이러한 비즈니스 적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제품을 취급, 대응하면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When Cultures collide (문화가 충돌할 때) 저서 [Korea]에는 이러한 내용도 있다.

They often break a relationship suddenly if they find a better deal elsewhere.

한국인은 다른 곳에서 더 나은 거래가 있다면 갑자기 관계를 끊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인이 바라보는 한국의 비즈니스 방식이 이렇게 알려져 있다는 것은 한국의 비즈니스 경향도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https://www.youtube.com/thewiser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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