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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혜 Oct 05. 2024

외국인 대상 강의 특징 및 주의 사항

외국인 대상으로 강의/워크숍 준비 시 주의할 사항

문화 간 이해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해외로 진출하는 한국인을 위한 강의나 워크숍도 진행하지만 외국인을 위한 한국, 조직/비즈니스 문화 이해 강의나 워크숍을 영어로 진행하고 경우도 많다.

외국인들 대상으로 워크숍이나 강의를 진행하면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강의와의 차이점들이 존재하고 그동안 느낀 외국인 대상 강의의 특징 및 주의 사항을 공유하고자 한다.  



1.    워크숍은 영어 실력이 아닌 의사소통에 중점을 두라.


내가 진행하는 외국인 대상 강의는 영어로 진행하는 워크숍과 강의이다.

나는 오랫동안 통역으로 일을 했지만 영어로 진행하는 강의는 통역과 많이 다름을 경험한다.

통역은 화자가 원하는 의도에 맞는 말로 바꿔 줘야 한다면, 강의는 청중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말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한국인만 있는 집단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질문하기도 좋아하고 토론하기도 좋아한다. 원어민이 아닌 다양한 국가의 참여자가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가장 쉬운 표현으로 원하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충분히 나의 콘텐츠를 분석하여 어려운 이론이라도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과 표현 혹은 은유를 개발하여 전달해야 한다.


2.    질문에 대비하라.


외국인들은 한국인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만큼, 질문하기를 좋아한다. 한국의 한 대기업 외국인 채용 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서 시작할 때 언제든 질문해도 좋다고 했다. 나의 강의 3시간 동안 중간에 던지는 질문들과 답변은 전체 강의에서 거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그들이 궁금했던 것들에 대한 질문을 받을 준비가 되었다면 언제든 질문해도 된다고 열어주고 시작해도 된다. 하지만 내가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내가 준비한 콘텐츠를 반드시 전달해야 하는 시간적 제약이 있다면 질문은 마지막에 받는다고 미리 알려두는 것이 좋다.


3.    비언어적 요소를 고려하라.


국가마다 문화적 특성에 따른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한 가지 예로, 눈 맞춤의 경우 참가 외국인들의 문화에 따라 너무 오랫동안 눈 맞춤을 하면 부담스러워하는 문화도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이나, 아시아권은 너무 긴 시간 한 사람과 눈을 맞추면 상대에게 부담을 주게 되어, 이후 나의 눈 맞춤을 피할 수도 있다. 반면 유럽이나 북미는 더 오랜 시간 눈을 맞추어도 된다.


4.    다양한 발음에 대비하라.


한국인의 가장 큰 오해 중에 하나가 미국식 영국식 영어 발음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그런 발음을 하는 사람이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외국과 관련된 일을 하며 평생 살아온 내가 그런 원어민을 만 비율은 전체의 20%도 안된다. 글로벌 시대에는 미국 회사에 근무해도 인도계 담당자와 회의나 대화를 해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 외국인 참여자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서는 다양한 발음을 가진 외국인이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영어인데 영어인가 싶은 발음을 이해하기 어려운 스코틀랜드 원어민이 있을 수도 있고, 띄어쓰기가 없는 것 같은 속사포 인도인도 있을 수 있다. 이런 다양한 발음의 외국인과 대화할 기회가 없다면 유튜브를 보며 다양한 발음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강사나 워크숍 진행자인데 참여자의 발음을 못 알아듣는다는 것은 프로페셔널하지 않는 인상을 주게 된다.


5.    시간 관리에 유념하라.  


한국에서 강의나 워크숍을 진행할 경우 시간을 초과하는 것은 강의에 대한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실수이다. 한국에서는 아무리 몰입하는 참여자가 있더라도 그 몰입은 계획된 시간 내에서만 허용한다. 외국인의 경우 시간을 초과해서도 질문을 이어 나가는 경우가 있다. 국가의 문화마다 철저히 시간을 준수하는 국가가 있고 어느 정도 유연하게 초과되는 시간을 허용하는 국가가 있다. 유연한 국가의 경우 질문이 있는데 시간에 맞추느라 답변을 급하게 마무리해 버리면 성의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인으로서 시간을 초과하여 강의를 이어나가거나 질문에 답변을 하는 것은 마음이 불편하다. 이럴 경우, 마칠 시간이 되었으니 갈 사람은 가도 좋다는 말과 함께 추가적인 질문을 할 사람은 남아서 더 해도 된다고 하면 된다. 외국인들은 질문이 많기 때문에 남아서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들으려 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개인적으로 찾아와서 추가적인 질문을 하는 경우도 많다. 강의 중 참여자들과의 상호 작용이나 의견들을 고려하여 마지막에 어느 정도 시간 여유를 두어 질문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좋다.    

간혹 유연한 시간 문화를 가진 국가의 참여자의 경우 쉬는 시간이 끝났는데도 제시간에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늦으면 불편함을 가미하여 늦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내가 주로 하는 방식은 시작하자마자 문을 무조건 닫는 것이다. 늦게 되면 문을 열고 들어와야 하는 불편함, 문을 열 때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다는 불편함, 늦은 사람으로 인식되는 불편함을 주어 늦으면 안 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지만 이 조차도 작동하지 않는 참여자도 있기는 하다. 평야를 누비는 문화의 몽골 참여자의 경우, 늦었음에도 너무나 천천히 들어와 제자리에 앉는 경우도 있었다. 혹시나 그런 참여자를 만나더라도 미워하지 말자. 그들의 문화에서는 괜찮은 행동일 수 있다.  

 

6.    시각적 자료를 준비하라.


외국인에게 강의하거나 워크숍을 할 때 절대로 빽빽하게 내용이 채워져 있는 슬라이드는 쓰지 말자. 한국인의 입장에서도 빡빡하게 뭔가 글이 많은 슬라이드를 펴 놓고 강의를 듣게 되면 강의 내용을 들으며 그 슬라이드를 읽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결국 집중력이 흐려진다.

참여자가 외국인이고 이들이 영어 원어민이거나 아니면 영어를 제2 외국으로 구사하는 외국인일 경우, 읽은 노력 플러스 외국어를 이해해야 하는 에너지가 추가로 소모된다. 내 강의에 몰입하기 더 힘들어진다.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슬라이드 장수가 많아지더라도 최대한 심플한 슬라이드로 만들어야 한다.

 

7.    슬라이드를 읽지 마라.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강의를 한다면 평소에 쓰지 않던 단어의 경우 읽게 되는 경우가 많다. 슬라이드를 읽는다는 것은 청중과 눈 맞춤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의가 정보 전달이 목적이 아니고 워크숍이나 상호작용이 중요한 콘텐츠라면 최대한 눈맞춤하고 그들의 반응을 살펴야 한다. 질문을 하고 싶은 사람은 손을 들 수 있지만, 질문을 하고 싶지만, 용기 내지 못해서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눈 맞춤을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의견을 내라고 할 때도 손을 드는 사람도 있지만, '의견을 좀 말해 주시겠어요'라고 invite를 해야 말을 하는 문화권 사람들도 있다. 이런 부분을 빠르게 캐치하기 위해서는 내 콘텐츠를 외국어로 진행한다면 한국어로 진행하는 만큼 연습으로라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워크숍과 강의를 진행하며 언제나 느끼는 것은 한국인 보다 더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이런 적극성을 받아 줄 수 있도록 강의를 구성해야 하고, 정보의 전달이 아닌 정보의 이해를 위해 외국인과의 강의는 상호작용을 중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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