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에서는 새로운 문화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혁명을 이끄는 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해서는 지난 글을 통해 살펴보았다. 범 엔터테인먼트의 기본적인 내용이 궁금하다면 지난 글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쉽게 말하자면 범 엔터테인먼트는 다수의 유저에게 사랑받는 아이템을 발굴하여 핵심 가치는 그대로 유지한 채 영화, 소설, 만화, 영상 등의 다른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재해석을 진행하고 상품을 출시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생성된 새로운 사업 생태계를 의미한다.
이전에도 각 분야를 넘나들며 리메이크되는 사례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범 엔터테인먼트와는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기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유행하던 리메이크는 콘텐츠는 동일하거나 비슷하고 매체만 달라진다는 한계가 있었으나, 범 엔터테인먼트에선 핵심 세계관만 보존한다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 유저에게 다채로운 콘텐츠 체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각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IP 개발에 비교적 동등한 지위를 갖는다. 즉 리메이크를 할 성숙된 IP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범 엔터테인먼트의 사유(思维)가 있다면 모든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함께 분야에 구애받지 않는 슈퍼 IP를 만들 수 있다. 이전에는 각자 존재하던 엔터테인먼트를 영역을 하나로 연결하는 새로운 생태계가 생성된 것이다.' - 지금 중국에선 새로운 문화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中
'지금 중국에서는 새로운 문화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를 통해 우리는 사업의 발전 역사도 추적해봤고, 사업의 핵심이 되는 슈퍼 IP의 개념 및 그 뒤에 숨겨진 문화 대국을 향한 중국의 야망까지 살펴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어딘가 찝찝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텐센트는 범 엔터테인먼트로 무엇을 하려는 걸까? 지난 글의 중간 결론처럼 게임 회사 이미지를 탈피하고 콘텐츠 회사로 발돋움하려는 것일까? 콘텐츠 회사가 되었을 때 그들이 가져갈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이 있을까? 본 글은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이해하려면 우선 텐센트의 COO인 런위신(任宇昕 / 이하 '런위신')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는 1999년 12월에 텐센트 첫 경력직 직원으로 입사하여 현재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에서 텐센트의 근간이 되는 사업들을 이끌어가고 있다.
'텐센트 최초의 경력직 입사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그는 '죽어가는 사업도 살려내는 능력자'로 불린다. 그가 입사할 당시 텐센트는 자금 부족의 원인으로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었으나 그가 투입되었다 하면 기적처럼 사업이 새 국면을 맞이하며 텐센트는 부활에 성공했다. 오늘날 텐센트를 글로벌 과학 기술의 선도 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사람이 바로 런위신이다. 범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마화텅, 청우, 런위신 등 텐센트의 핵심 인물들이 모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차세대 텐센트의 근간을 이룰 사업이다.' - 지금 중국에선 새로운 문화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中
■ 1999년 : 텐센트 입사 (텐센트 최초의 경력직 직원)
- 런위신은 Web 기술 개발팀의 팀장으로 입사했으나 '관리자' 업무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CTO를 여러 차례 찾아가 QQ 서버 기술 부서의 팀원으로 부서 이동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CTO인 장즈동(张志东)은 "런위신을 평범한 기술 엔지니어로 쓰기엔 그의 능력이 아깝다고 생각했다."라고 당시 일을 회상했다.
■ 2004년 : 게임 사업부 신설 및 책임자로 발령됨 / QQ堂의 개발 총재 겸임
- 인터넷 엑셀레이터 부서와 게임 부서 중 하나를 택하라는 제안이 들어왔고, 런위신은 특유의 '늑대 본능'을 발휘하여 후자를 선택하였다.
■ 2005년 : Interactive Entertainment 사업의 부사장으로 임명됨
- Interactive Entertainment의 개발, 운영, 마케팅, 채널 관리
■ 2012년 : 텐센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됨
- IEG(Interactive Entertainment Group) 및 SNG(Social Network Group) 관리
■ 2013년 : MIG(Mobile Internet Group) 총재 사퇴로 MIG 총재 겸임
■ 2014년 : OMG(Online Media Group) 부총재의 인사이동으로 인해 OMG 총재 겸임
- 2014년 OMG 총재 겸임으로 텐센트 7대 사업부(WXG, IEG, SNG, MIG, OMG, CDG, TEG) 중 4개 사업부가 런위신의 관리 하에 운영되게 된다.
런위신이 게임 사업부에 발령되던 2004년은 성다(盛大 / 이하 '성다') 와 왕이(网易 / 이하 '왕이')가 게임 시장을 장악하던 때였다. 심지어 텐센트는 게임 업계의 문외한과 다름이 없었고 그런 그들이 게임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것은 신식 무기로 무장한 적을 앞에 두고 목검을 휘두르는 꼴이었다. 그러나 이때 런위신은 특유의 늑대 본성(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팀 전체가 힘을 합쳐 필사적으로 전진하는 것을 말함)을 발휘하여 이 무모해 보이는 일을 추진한다.
런위신은 우선 왕이의 운영 모델을 벤치마킹하여 개발 부서와 운영 부서를 통합했다. 두 부서 사이의 소통이 정체되어 발생하는 정보의 비대칭을 막고 발 빠른 대처를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는 비교적 진입 문턱이 낮은 카드 보드 게임과 소규모 여가 오락 분야로 시장 진입을 시도한다.
당시 카드 보드 게임 시장의 1위 업체는 리엔종(联众 / 이하 '리엔종')이었는데, 2004년 6월부터 NHN이 중국 하이홍사와 리엔종을 공동 운영하게 되며 게임 상품, 자본, 기술력 등에서 그들은 엄청난 우위를 선점하게 된다. 텐센트 게임은 이런 그들을 향해 겁 없이 도전장을 던졌다. 결과는 어땠을까? 텐센트와 리엔종의 전쟁에서 텐센트는 당당히 승리를 거머쥐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결과이지 않은가? 거의 모든 부분에서 텐센트보다 강력한 파워를 가지고 있던 리엔종을 텐센트는 어떻게 물리칠 수 있던 걸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을 현실로 만들어낸 사람, '죽어가는 사업도 살려내는 능력자'로 불리는 런위신의 전설이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당시 텐센트가 유일하게 강점을 가지고 있던 분야는 소셜 네트워크 영역이었다. 2004년 4월에 QQ 가입자수는 이미 3억을 돌파하였고 런위신은 이를 아주 똑똑하게 활용한다. 1위 업체인 리엔종을 벤치마킹하여 게임을 만들고 QQ와 QQ 게임을 연결하여 자유자재로 이동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유저는 QQ에서 내 친구가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고, 창을 클릭하면 QQ 게임으로 자동 랜딩 되었다. QQ가 가지고 있던 3억의 가입 유저를 그대로 끌고 온 것이다.
또한 런위신은 QQ 게임의 최적화 작업을 서둘러 진행했다. 계속해서 유저 체험이 개선되는 QQ 게임과는 다르게 리엔종은 대규모 온라인 게임 영역에 정신이 팔려 게임을 거의 방치하다시피 관리했고 유저들의 불만은 날이 갈수록 늘어났다. 그들의 견고해 보이던 성벽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QQ 게임은 2004년 8월에 동시 접속자 수 62만 명을 기록하며 시장 1위 업체를 제치고 왕자의 자리에 오르는 기적을 만들어낸다.
텐센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사업을 빠르게 확대해나갔다. QQ堂, QQ秀 등의 게임에서 발생한 수익을 과감하게 투자한 것이다. 2007년, 텐센트는 스마일 게이트라는 한국의 작은 회사에서 크로스파이어(중문 서비스명: 穿越火线)라는 게임을 사 온다. 스마일 게이트? 그렇다. 최근 3년 연속 6,000억 대 매출을 기록한 스마일 게이트는 당시 직원이 30여 명에 불과하던 작은 회사였다. 텐센트는 1위 업체를 벤치마킹하는 것에서 해외의 우수한 게임을 사들인 뒤 리뉴얼하여 출시하는 방법으로 전략을 수정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현재 텐센트 게임에서 발생되는 수익은 전체 영업 수익의 약 50% 정도를 차지한다. 2018년 1분기 기준으로 전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텐센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5.7%로 조사됐다. 게임 황무지였던 텐센트가 그들만의 견고한 성을 건설하기까지 7여년의 시간이 걸렸고, 그 중심에 런위신이 있었다. 이것이 그가 '게임의 제왕'이라는 또 다른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유이다.
런위신은 2012년부터 텐센트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위치에서 텐센트를 이끌어가고 있다. 두산 백과에 따르면 최고운영책임자는 다음을 의미한다.
최고 운영 책임자는 최고경영자인 CEO의 다음 직책으로, 보통 사장이 겸임하지만, 경우에 따라 CEO가 겸임하기도 한다. CEO의 독재형 경영구조를 막고, CEO가 개발이나 다른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경영구조의 전문화를 꾀하려는 목적에서 도입되었다. 회장의 정책에 따라 회사 내의 일상적인 업무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하는데, 미국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사장이 CEO, 수석 부사장이 최고운영책임자의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다. - 두산백과 中
최고 운영 책임자의 역할은 기업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비전과 목표를 바탕으로 기업이 바라보는 청사진을 완성하고 전략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게임 사업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축적한 그가 텐센트의 다음 전략으로 제시한 사업이 바로 범 엔터테인먼트이다.
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대표하는 인물을 고르라면 대부분 텐센트의 부총재인 청우(程武 / 이하 '청우')를 선택할 것이다. 범 엔터테인먼트의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사람이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텐센트의 속을 들여다보면 조금 다른 접근이 가능하다. 필자는 범 엔터테인먼트의 판을 짜고 있는 사람이 런위신이라고 생각한다. 청우를 텐센트로 데려온 사람이 런위신이기도 하지만 텐센트의 내부 구조가 이를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텐센트는 2005년과 2012년에 조직 구조 개편을 진행했다. 두 차례의 조직 구조 개편을 통해 위와 같은 구조가 만들어졌다.
런위신은 2004년에 텐센트 게임 부서의 책임자로 발령을 받은 뒤부터 한결같이 콘텐츠 사업 영역에서 팀을 이끌던 사람이다. 2012년 텐센트 최고운영책임자로 임명이 되고 나서는 IEG(Interactive Entertainment Group)와 SNG(Social Network Group)의 총책임자가 되었고 2013년과 2014년에는 내부 인사이동으로 MIG(Mobile Internet Group)과 OMG(Online Media Group)의 총재를 겸임하게 된다. 현재 텐센트의 7대 사업부 중 4개의 사업부가 런위신의 관리 하에 운영되고 있다. (올해 9월 말에 3차 조직 개편을 진행하였으나 이에 관해서는 잠시 뒤에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자)
범 엔터테인먼트는 단순히 문화 산업 영역을 서로 연결하는 것에 의의를 두지 않는다. 텐센트가 기존에 운영하던 거의 모든 사업이 서로 연결되고 그 연결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다 할 때 비로소 범 엔터테인먼트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범 엔터테인먼트의 전략을 짜는 이는 청우가 아닌 런위신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최근 텐센트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월 말부터 주식 변화의 흐름이 조금 바뀌기는 했지만 1월에 최고점을 찍은 뒤로 하향 곡선 그리며 떨어지고 있다. 매출 역시 상승은 하고 있으나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며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텐센트 영업 수익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게임 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며 발생하는 일련의 현상으로 보인다. 정부의 게임 사업 규제도 영향이 컸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QQ의 활성 유저 수도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텐센트의 또 다른 메신저인 위챗이 올해 2분기에 MAU 10.58 억 명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위챗 역시 성장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로 3차 조직 개편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카드가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조직개편으로 신설되는 2개의 사업부 클라우드&스마트(CSIG)와 플랫폼&콘텐츠(PCG) 가운데 CSIG 부서는 텐센트 클라우드, 스마트 유통, 보안, 지도 등 B2B 제품을 담당한다. PCG는 QQ(메신저), 브라우저, 영상, 뉴스 등 콘텐츠에 집중한다.
기존 모바일 인터넷(MIG) 소셜 네트워크(SNG) 온라인미디어(OMG) 3개 사업부는 해체되고 관련 업무는 새로운 6개 사업부에 각각 흡수된다.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IEG)은 게임 사업 부문으로 축소 재편된다.
이번 조직 개편에 대해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CEO는 ‘미래 20년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 시대의 전반이 ‘소비 인터넷 시대'라고 하면, 후반은 ‘산업 인터넷 시대'이다. 이번 개혁은 AI와 5G 등 변화하는 시대에 초점을 맞춘 조치”라고 설명했다. - 탄탄대로 달리다 가시밭길 만난 텐센트, 사업 부진 언제까지...
텐센트가 창업 초기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은 뒤 또다시 거대한 위기를 맞이했다. 앞으로의 2년은 텐센트가 생존을 결정할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범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범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나타나게 된 배경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사회가 변화하며 '여가'에 대한 정의가 달라졌고, 여가 시간이 늘어남과 동시에 이에 대한 수요도 다양해졌다. 워라밸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게 된 배경과 맥락을 같이한다.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문화 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높아진다. 《2018년 중국 범 엔터테인먼트 산업 백서》에 따르면 2017년 중국 문화 핵심 산업의 가치는 5,484억 위안(한화 약 88조 원)에 달한다. 그렇다면 텐센트는 단순히 시장이 크기 때문에 사업 영역을 다른 문화 산업으로 확장하려는 걸까?
영화, 게임, 문학, 애니메이션 등을 하나로 잇는 범 엔터테인먼트의 이점 중 가장 큰 것은 다양한 유저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범 엔터테인먼트가 있다면 나이, 성별, 직업, 성장 배경, 성격, 취향이 각기 다른 유저들을 텐센트의 서비스 또는 콘텐츠로 모두 커버할 수 있다. 성장할 것이 분명해 보이는 시장에서 텐센트는 유저를 모으려 하고 있다. 게임 시장 진출 경험을 통해 그들은 유저의 수가 가진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텐센트 게임에서 발생되는 수익은 전체 영업 수익의 약 50% 정도를 차지한다. 하지만 게임 사업의 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에 56.70%로 정점을 찍은 뒤 텐센트의 주식처럼 하향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고 있다.
지난 글에서 필자는 범 엔터테인먼트는 위기에 빠진 텐센트의 게임 사업이 선택한 탈출구이자 미래를 위한 디딤판이라고 이야기했었다. 이전의 결론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콘텐츠의 생명 주기는 여전히 짧지만 각자 존재하던 엔터테인먼트를 영역을 하나로 연결하는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며 차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늘어났다. 이전의 콘텐츠 사업은 집을 짓기 위해 땅을 고르고, 부지를 정리하고, 기틀을 세우는 등 내부를 꾸미기 전에 해야 하는 일들이 넘치고 또 넘쳤다. 하지만 범 엔터테인먼트 시대에서는 앞서 말한 많은 단계들을 생략할 수 있다. 이미 지어진 집을 잘 고르면 실내 인테리어 리모델링만으로도 내가 원하던 집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 지금 중국에선 새로운 문화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中
범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텐센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 회사가 아닌 IT 기술력을 가진 콘텐츠 기업으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는 그들이 꾸고 있는 진짜 꿈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그들이 콘텐츠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는 이유는 게임 산업 내에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함이다. 결국 모든 것은 핵심 사업인 게임 사업을 더욱 크게 육성하기 위해 짜인 판인 것이다. 텐센트 게임의 성공을 만든 '벤치마킹과 판권 구매'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노선을 수정한 그들이 생존을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선택한 것이 범 엔터테인먼트이다. 텐센트가 타사에 비해 유독 IP와 자체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기업은 기존의 업태를 벗어나기 힘들다. 기존 영역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면 더욱더 그렇다. 텐센트의 범 엔터테인먼트 전략이 성공한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 전 세계 게임 회사가 그들로부터 저작권을 구매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