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8일 진행된 <2017 위챗 오픈 클래스 프로 컨퍼런스(2017微信公开课PRO版)>에서 위챗의 아버지라 불리는 장샤오롱(张小龙)은 2016년 초에 발표했던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대중들에게 전합니다. 아직 오픈되지 않은 서비스에 대해 이와 같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샤오청쉬(小程序) 서비스가 유일합니다. 그리고 1월 9일, 중국의 새로운 인터넷 시대를 이끌어갈 서비스라 평가받는 샤오청쉬 서비스가 정식 오픈되었습니다.
오늘은 위챗이 새로운 무기로 내세운 샤오청쉬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참고자료 : 张小龙首次全面阐释“小程序”,定档1月9日上线
현 시장에 플랫폼은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좋은 플랫폼은 이미 너무 많고 이 사이에서 새로움을 찾는 것조차 큰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플랫폼의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이제는 플랫폼이 아닌 기술력과 컨텐츠, 그리고 슈퍼앱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 참고자료 : 이제는 슈퍼앱의 시대
인터넷 속도와 품질이 향상되고 PC에서 모바일로 이동함에 따라 소비자는 보다 쉽고 편리하게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찾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문턱들이 존재하고 있죠. 가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앱을 다운받는다던가 하는 그런 문턱들 말입니다.
그러나 샤오청쉬를 이용하면 소비자는 번거로운 앱 다운로드와 회원가입 필요 없이 이미 내 스마트폰에 설치되어있는 위챗을 통해 모든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예전에는 2층에 있는 식당을 가기 위해 수많은 계단을 올라야 했다면 지금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빠르고 편하게 올라갈 수 있게 된 거죠. 이미 8억이 넘는 MAU(Monthly Active Users)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 메신저이기에 샤오청쉬 서비스는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 예상됩니다.
위챗은 플랫폼이 아니다.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좋은 소프트웨어와 도구는 사용자가 고효율로 일을 마무리 할 수 있게 도와줘야한다. 사용자는 일을 끝내면 더이상 플랫폼 또는 서비스 내에 머무르지 않는다. — 장샤오롱(张小龙)
사용자는 자신의 위챗을 열어 샤오청쉬 매뉴에서 프로그램을 검색하거나 프로그램 고유의 QR 코드를 스캔하여 이용합니다.
밖에서 식사할 때 예전에는 착석 > 메뉴판 수령 > 메뉴 주문 > 식사 > 카운터 이동 > 계산의 순서로 식사가 마무리 되었지만 샤오청쉬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 모든 게 간단해집니다. 우리는 음식점에 들어가 탁자에 붙어있는 QR코드를 스캔하여 메뉴를 확인하고 바로 주문한 뒤 밥을 먹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엔 내가 앉은 자리에서 위챗 페이를 통해 바로 결제하면 굳이 카운터에 가 내 앞사람이 결제를 마칠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습니다.
심지어 다운로드 하지않으니 삭제할 필요도 없습니다. 한 번 서비스를 이용해보고 나와 맞지 않는다면 다시 이용하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더 많은 서비스를 큰 거부감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개방성이 샤오청쉬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강점입니다.
네이티브 앱은 개발하는데 많은 자본과 시간이 투자되어야 합니다. 다양한 스마트폰 기종에 따라 화면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각 화면에 맞게 개발하고 일일이 테스트도 해야 합니다. 또한 사용자들에게 어떻게 앱을 다운로드하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도 해야죠. 물론 다운로드 후에는 이용이 간편하고 안정적이라는 장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신생 기업에게 앱을 개발하고 런칭하는 것은 큰 부담입니다. 샤오청쉬는 이런 부담을 줄여줍니다. 기존 네이티브 앱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보다 쉽게 개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챗은 샤오청쉬 개발을 위해 필요한 설명서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개발 및 UI 가이드 문서를 제공하는 등 개발자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위챗 샤오청쉬는 어떤 개발 언어를 사용할까? 샤오청쉬는 HTML5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기존의 개발 언어가 아닌 JS, CSS, XML 등을 개량한 개발 언어를 사용하는데 HTML5와 CSS의 이용과 호환이 불가하고 운영 환경상 외부 페이지 연동이 불가합니다. 외부 페이지 연동을 원하는 경우 내부 프로세스를 통해서만 연동이 되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비록 기존의 개발 언어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개량 언어가 JS, CSS와 비슷하기 때문에 기존 언어에 익숙한 사람들은 큰 무리 없이 개발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작동되느냐? 샤오청쉬는 WXML : 페이지구조, JS : 페이지 로직, WXSS : 페이지 스타일, JSON : 페이지 포맷 의 총 4가지 모듈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샤오청쉬 실행시 이 4가지 모듈을 자동으로 로컬에 저장하고 API를 연동하여 실행시마다 특정 데이터를 호출하는 겁니다.
위챗의 공중계정은 구독 계정(订阅号)와 서비스 계정(服务号) 2가지로 나뉩니다. 구독 계정은 사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계정이고 서비스 계정은 서비스의 상호 작용을 위해 존재하는 계정입니다. 역할은 조금 다르지만 한국에선 두 계정 모두 하나의 마케팅 채널로 사용됩니다.
샤오청쉬는 서비스와 사용자를 연결해주는 하나의 새로운 방식이자 기존의 공중 계정뿐만 아니라 위챗의 모든 서비스를 사용자와 더욱더 긴밀하게 연결해줄 수 있는 위챗 네트워크의 중심이 될 겁니다. 위챗은 샤오청쉬를 통해 각 서비스를 연결하여 위챗 내에서 하나의 큰 생태계를 만들고 사용자들의 잉여 시간을 더 많이 점유하려는 거죠. 사용자들은 더욱더 다양한 이용 환경에서 위챗을 통해 제공되는 다채로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많은 유저를 가지고 있고 어느 정도 보편화된 서비스는 샤오청쉬를 통해 여태까지는 닿지 못했던 사용자들을 커버하여 더 많은 고객이 더 편리하게 더 많이 서비스를 이용하게 할 수 있고 신생 기업은 사용자들의 앱 사용 부담을 줄여 서비스 사용률과 전환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항간에는 PUSH 메시지 전송과 구독/팔로우가 불가하기 때문에 샤오청쉬를 통한 마케팅에는 어느 정도 제한이 있을 거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샤오청쉬 페이지에서 불필요한 목록을 제거할 수 있고 검색 및 사용 히스토리가 남기 때문에 기존의 공중 계정과 연동을 통해 충분히 마케팅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샤오청쉬의 검색 기능이 아직까지는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신생 서비스의 경우 사용자의 접근 편의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개발의 부담은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문턱이 높은 편입니다.
우선 서비스 또는 플랫폼의 부재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8억 명의 엄청난 수의 MAU를 가지고 있는 위챗이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위챗은 MAU를 무기로 모바일 메신저를 넘어 이용자의 라이프스타일로 점차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와 비슷한 카카오톡이 있기는 하지만 카카오톡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굉장히 제한적이죠.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생태계의 부재입니다. 중국은 기업이 생김과 동시에 생태계에 대한 고민을 시작합니다. 오늘날 중국의 시장은 BAT(B : Baidu, A : Alibaba, T : Tencent)를 선두로 시장이 개척되고 확장됩니다. 그리고 가능성 있는 회사들에 활발히 투자하죠. 끊임없이 경쟁력을 찾으며 자연스레 시장 뿐만 아니라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는 겁니다. 모두가 내가 가지고 있는 서비스에 더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찾아 각자의 작은 생태계를 만듭니다. 이것이 중국이 가지고 있는 개방의 힘입니다. 반면 한국에선 상생하는 생태계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좋은 서비스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에 투자하기보단 동일한 서비스를 내가 만들어 내 것으로 시장에 내보입니다.
또한 사용자들의 성향 차이도 있습니다. 중국의 사용자는 여태까지 아무런 경험이 축적되지 않은 새로운 것들이 나와도 대부분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입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의 서비스가 나오면 해당 서비스 안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누구보다 빠르게 반응합니다. 사용자의 특성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와 새로운 기술과 정확히 맞물려 돌아가게 되면서 우리는 크지 못한 시장들이 1시간밖에 떨어지지 않은 저곳에선 무서운 속도로 커가고 있는 겁니다.
핀테크와 같은 특수 시장에선 서비스와 시장에 대한 정부의 상반된 태도도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되겠죠.
위챗은 샤오청쉬를 통해 더 큰 시장을 보고 있습니다. 단순히 앱인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위챗을 통해 모든 서비스가 서로 연결되고 서비스 사이에서 구축된 네트워크는 그대로 사용자와 연결됩니다.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겁니다. 위챗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서비스들의 검색과 이용 그리고 결제까지 이 모든 것이 위챗이라는 하나의 앱을 통해 이뤄집니다. 점차 넓어질 사물인터넷(IoT : Internet of Things) 시장에서도 그들의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