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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Lee Aug 07. 2019

맥도날드 부사장은 왜 차 브랜드를 만들었을까?

인웨이차(因味茶inWE) 창업 스토리

  차는 중국인들의 일상 속에서 즐겨 마시는 음료 중 하나입니다. 차에는 간단하면서도 깊은 철학이 담겨있죠. 혹자는 차를 마시는 것이 진실함과 단순함을 추구하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오늘 소개할 먀오친(缪钦, 이하 '먀오친)도 차에 대한 깊은 통찰을 갖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차산으로 둘러싸인 무이산 지역에서 태어난 먀오친은 차가 길러낸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는 차가 장작, 쌀, 기름, 소금과 같이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소박한 존재*이며, 매일 차를 마시는 것은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 속에 각인된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개문칠대사(开门七大事): 중국인들이 결혼 후 새로운 가정이 생길 때 꼭 챙기는 7가지 필수품 리스트로 쌀, 땔감, 소금, 기름, 간장, 식초 그리고 차가 여기에 해당된다.


  차는 13억 중국인의 일상생활에 완전히 스며든 생활 음료이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제대로 된 브랜드 샵을 찾기란 하늘에 별 따기와 같습니다. 먀오친은 특히 이 부분에 진한 아쉬움을 느꼈는데요. 그가 차 브랜드를 만든 것은 일종의 역사적 책임에 의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차에 유구한 역사를 가진 동양의 나라에 대표할만한 차 브랜드가 없다는 아쉬움, 그리고 마음 한 켠에 좋은 차 한 잔이 젊은이들에게 순수한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고 있던 청년은 시간이 흘러 인웨이차(因味茶inWE, 이하 '인웨이차)의 창업자가 됩니다.


찻잎의 향을 맡는 먀오친(缪钦)의 모습


  2008년, 중국 맥도날드 사상 최초로 중국인 직원이 부총재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바로 먀오친인데요. 현지 직원이 부총재에 오른 것은 먀오친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전무한 기록입니다.


  2014년, 먀오친은 20년간 몸담았던 맥도날드를 떠나 인웨이차라는 차 음료 브랜드를 론칭합니다. 브랜드를 론칭한 그 해에 징동 류창동 회장의 엔젤 투자를 받으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었죠.


  2018년, 상하이, 베이징, 항저우, 난징 등 중국 각지에 32개의 매장을 오픈하며 사업을 확대합니다. 브랜드 론칭 후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를 동안 겨우 32개의 매장을 오픈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먀오친은 어떻게 제품을 다듬어 업그레이드할 것인가가 현 단계의 주요 임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매장 수를 늘리는 것에 급급하여 사업을 무리하게 확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1에서 1000으로, 그리고 다시 0에서 1로



  중국 유럽 국제공상학원(CEIBS)에서 학문에 정진하던 때에 먀오친은 다음과 같은 생각을 갖게 됩니다.


미래의 중국에는 소프트파워를 가진 브랜드가 나올 것이다. 특히 소비 빈도가 높은 의식주 영역에서의 변화가 두드러질 것이다. 문화와의 연계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인웨이차가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동양 문화와 동양 음식이 서로 잘 연결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대표 브랜드가 반드시 나올 것이다.


  창업했을 때 갖고 있던 목표와 바람을 묻는 질문에 먀오친은 과거에는 창업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먀오친 역시 선천적으로 창업가 DNA를 갖고 있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옅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그는 창업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도시에서, 특히 90년대 이후 출생자들에게 문화적 인식이 필요하며 인웨이차가 그들에게 그런 인식을 제공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생겨났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러한 목표가 생긴 후로 먀오친은 창업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습니다. 맥도널드에서 그는 1을 100으로 만들고, 간혹 1,000으로 만드는 다양한 일을 맡았었지만 지금 그가 해야 할 것은 0에서 1을 만들어 내는 것이였죠.


저는 인웨이차가 아직 0에서 1을 만드는 것을 완벽하게 끝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모색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지만 인웨이차는 점점 나아질 것입니다. 1이 만들어지면 그때부터 우리는 날개를 펴고 날아오를 것입니다. 1부터 100을 만들어내고, 1,000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우리의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먀오친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탐구했습니다. '스타벅스는 왜 성공한 걸까?', '왜 커피는 미국식 생활의 대표 키워드가 된 것일까?', '왜 저우리보(周立波)는 상하이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고 상하이 외 지역에 거주하는 중국인은 차를 마신다는 문장으로 빠르게 변하는 상하이와 다른 지역을 구분한 것일까?'


  그는 스타벅스를 분석하고 나서 모든 의문을 한번에 풀 수 있는 해답을 찾게 됩니다. 바로 문화적 공감인데요. 저우리보가 커피를 기준으로 상하이와 다른 도시를 구분한 것도, 중국에 드디어 이런 문화적 공감대의 기반이 마련되었기 때문이었던 것이죠.



인웨이차(因味茶): I and We


먀오친(缪钦)과 장저티엔(章泽天)


  현재 운영 중인 32개의 매장은 먀오친이 직접 입지를 선정하고, 디자이너와 소통하며 메뉴를 꾸준히 조정해 나가는 등 그의 특별한 애정이 담긴 장소들입니다. 그렇다면 먀오친은 왜 인웨이차inWE라는 이름을 브랜드명으로 선택한 것일까요?


  먀오친은 동양은 'We'의 집단 문화인 반면 서양은 'I'의 개체 문화라고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러나 미래에는 동서양의 구분 없이 두 문화가 서로 융합될 것이라는 확신에 차 있었죠.


  인웨이차의 'inWE'는 I and We를 의미합니다. 각각의 독립된 개성을 가진 'I'가 'We'의 공간을 만나 융합됩니다. 'in'은 in fashion , innovation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즉, inWE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현대에 익숙한 환경에서 차를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는 것이죠. 먀오친은 인웨이차를 만들 때 개인의 성격을 존중할 뿐만 아니라 집단의 문화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양 집단의 문화가 빠르게 연결되어야 한다고 본 것인데요. 이렇듯 'I' and 'We'에는 인웨이차의 핵심 이념이 담겨있습니다.



나뭇잎 하나가 물에 빠져 차가 생겨났고,

사람이 모여 우리가 생겨났다



차는 매개체일 뿐입니다. 우리는 차 이외에 고객이 그들의 생활 속에서 우리와 연결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희망합니다.  


  먀오친은 공간으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공간은 브랜드와 고객이 한자리에 모이는 곳이자, 브랜드가 고객에게 문화 가치를 전하는 매개체이기 때문입니다.


  인웨이차의 매장은 고객의 자유로운 체험을 위해 공간 배치와 디자인이 '편함'을 위주로 구성되었습니다. 브랜드는 매장을 통해 고객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고객은 매장 내에서 본인이 원하는 감성을 찾습니다. 비 오는 날 매장 입구에 놓인 우산의 색과 스타일이 각양각색이듯, 매장 내에 놓인 소파와 테이블도 모두 각자의 개성을 갖고 있습니다.


  차가 중심이 되는 휴식 공간에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고, 그들 사이의 좋은 연결 고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I and We의 개념입니다.


  사람들은 왜 인웨이차 매장에서 편안함을 느낄까요? 사실 이는 인웨이차의 직원들이 친절하고 차의 품질이 좋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인웨이차의 매장이 90년대 이후 출생자, 그러니까 앞서 말했던 '문화적 인식'이 필요한 청년들이 선호하는 휴식의 방식을 매장 내에서 구현해놓은 것이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인의 마음으로 만드는 차


  인웨이차의 브랜드 이념은 '간단하게, 그러나 그저 그런 것에 머무르지 않고'라는 동양적인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인웨이차는 차를 만드는 매 단계마다 극도로 세심히 신경을 쓰고, 가장 순수한 마음을 담아 차를 만듭니다. 신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연구 개발팀은 무수한 노력을 들이고, 수만 번의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그들은 산지에서 생산되는 찻잎을 관리하는데 소홀하지 않고, 차를 우릴 때 사용하는 물의 양도 꼼꼼히 체크하죠.



  인웨이차는 6월 1일에 냉침차를 출시했습니다. 냉침은 먀오친이 가장 좋아하는 차 음용 방법입니다. 브랜드의 이념인 '간단하지만 그저 그런 것에 머무르지 않는' 태도와도 잘 어울리는 방법이죠. 그는 '12시간을 우리지 않은 냉침차는 그저 그런 것에 만족하는 것이다'라고 늘 이야기했습니다.


  인웨이차의 냉침차는 품차, 물, 배합, 온도, 차를 우리는 시간까지 다섯 가지의 항목을 선택하여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고 출시됐습니다. 연구 개발팀은 양질의 찻잎을 선별하고, 4℃의 일정한 온도에서, 8~12시간에 이르는 저온 추출 방식을 사용하여 차 고유의 맛을 구현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만약 당신이 복잡하거나 시시각각 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인웨이차는 최선의 선택이 아닙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관심이 있거나, 차를 마시거나 서로 교류하는 것에 대한 수요가 있다면 인웨이차는 당신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새로움과 변화 사이의 초조함, 그리고 균형


  먀오친은 선천적으로 창업가 기질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는 창조적이고, 책임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주저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창업 후 4년의 시간 동안 먀오친은 민영 기업가들을 많이 만나며 미래를 대비하고, 과거와 현재를 반성하며 꾸준히 돌파구를 찾아왔습니다. 사업가들의 강점은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것이었고, 그들은 먀오친에게 1에서 100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그리고 먀오친은 그들에게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물었죠. 하지만 여러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먀오친과 인웨이차는 시장의 압박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많은 젊은이들이 빠르게 확산되는, 조금은 위트 있는 것들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옳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전에 큰 주목을 받았던, 흔히 '왕홍 상품'이라 불리는 것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것을 곁에서 지켜봤기 때문입니다.


   먀오친은 말합니다. '우리는 고객에게 양질의 제품을 주기를 원합니다. 이것은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죠. 그래서 우리는 매장에 시작과 동시에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매월, 매 분기, 매년 꾸준히 성장하는 것입니다. 고객이 꾸준히 찾아오는 것은 물론, 그들이 매장에 들어와 공간을 즐기며 직원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기 바랍니다.'



  먀오친과 인웨이차는 초조함과 균형의 고통스러운 선택을 직면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들은 마케팅에 더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걸까요?


  먀오친은 인웨이차 창업 후 약 3년간의 시간 동안 인위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매체에 연락해 브랜드 홍보 기사를 내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죠. 제품이 완벽하지 않아 여전히 다듬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화하고 소비 관념이 변하고, 브랜드 발전의 리듬과 트렌드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이제 먀오친도 그의 파트너와 함께 새로운 마케팅을 시작했지만, 그들의 목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핵심은 '얼마나 빨리 달리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달릴 수 있는가'입니다. 핵심 제품을 잘 만들고 탄탄한 공급 체인을 구축하여 안전한 식품을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인웨이차의 초심, 야심, 그리고 결심


  중국의 많은 매체에서 인웨이차의 야심이 스타벅스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먀오친은 그것은 야망이라기보단 동기부여에 가깝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한 야망을 가지려면 초심에도 충실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죠.


  스타벅스는 위대한 기업이고 우리가 배울 점이 많습니다. 스타벅스의 유전자와 그 정신은 고객에게 최고의 음료를 주고, 공간을 선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에서든, 인웨이차에서든, 고객이 원하는 것은 커피 한 잔, 차 한 잔인 동시에 그들이 원하는 공간, 교류, 그리고 생활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웨이차는 차를 어떤 브랜드보다도 진지하게 대하고 있지만, 그들 역시 브랜드가 가진 태도와 부가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먀오친은 그런 의미에서 인웨이차가 스타벅스와 같은 초심, 원대한 목표, 그리고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꿈을 가지고 있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습니다.


3년, 5년, 또는 10년 뒤에 인웨이차가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도 좋습니다. 그저 훗날 사람들이 인웨이차라는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그의 마음속에 한 잔의 차 그 이상의 것이 담겨있길 바랄 뿐입니다.



- 출처: 因味茶inWE创始人缪钦:简单,不将就



  징동의 CEO인 류창동은 인웨이차에 5억 위안(한화 약 850억 원)을 투자하며 인웨이차가 차 업계의 스타벅스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후 류창동의 와이프이자 밀크티녀로 유명한 장저티엔(章泽天)이 광고 모델로 나서며 업계에서 가장 핫한 브랜드로 떠올랐죠.


  인터뷰 기사에서 인웨이차의 창업자인 먀오친은 창업 후 인위적인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했지만, 사실 이보다 더 좋은 마케팅 수단이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사실 인웨이차는 양질의 차, 고객이 원하는 제 3의 공간을 브랜드 핵심 가치로 하는 브랜드이지만, 판매하는 음료의 대부분이 오리지널티가 아닌 가향차(찻잎 외에 꽃, 과일 등의 재료 또는 향이 첨가된 차)이고 티백 형식으로 판매하는 차의 품질도 그들의 주장만큼 좋은 차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의문이 많습니다. 


  고객에게 제 3의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도 좋고, 고객이 자신의 감성을 찾을 수 있게끔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의 소파 및 테이블을 매장에 놓고 사용한다는 취지 역시 좋습니다만, 그들의 이런 좋은 취지와는 다르게 매장은 종종 어수선하고 난잡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이렇듯, 먀오친의 말처럼 인웨이차가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작업은 아직 진행 중인 것 같습니다. 상품과 매장 운영에는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많고, 브랜드 이미지가 조금 불명확한 것 같은 느낌도 있죠. 오히려 무서운 속도로 매장 수를 늘리고 있는 희차(喜茶)가 차 업계의 스타벅스가 되는 게 조금 더 현실적인 그림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웨이차가 현존하는 신생 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문화적인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브랜드이기에, 그들의 걸음이 너무 무겁지 않기를, 그리고 창업 초기의 소망을 잊지 않기를 바라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먀오친이 자신 있게 이야기 한, 1이 완성되고 나서 인웨이차가 보여줄 성장과 그들의 변화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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