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40대부터는 평판이더라

-면접스킬은 평판만 가지고는 안되는거고-

by 재이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수그린다고 했던가

있잖아. 나는 그동안 겸손을 미덕으로 알고 살고, 할많하않이 당연한건줄 알고 살았거든. 내가 실력이 있으면 남들이 알아봐 줄줄 알았고 내가 그동안 그래서 커온 줄 알았거든.


근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더라고.


일할때 날 아껴주던 상사분이 나한테, “넌 네가 하는걸 좀 보여주고 떠벌릴줄도 알아야해. 남도 네가 뭘 하는지 알아야지. ”라고 피드백을 주셨는데. 그 땐 뭘 굳이 그렇게까지. 일하는거 뻔히 다 보이지 않나 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


특히 면접에서는.


면접자리는 엘리베이터 스피치와 같아서 핵심과 내가 했던일이 스토리 중심으로 실제 예시와 함께 타다닥- 논리정연하게 뛰쳐나와줘야하는데 이게 정리가 잘 안되더라. 말하기 훈련이 되어야하더라고.

아니 근데 그것도 해봤어야지.


근데 자기소개가 꼭 연습해야만 할일이야? 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이거 연습해야되더라고. 그리고 주요질문들과 답변들도.. 이거 얘기하다보니 신입 취준생들 얘기같아서 “에이~ 나이 먹을만큼 먹은 내가 뭐 걔네들처럼 빡시게 준비해야되냐?!” 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이 15년 넘는 경력이 생각보다 일목요연하게, 핵심 위주로, 내강점 위주로, 그래서 뭘 할 수있는지. 연습을 해놔야하더라고. 자기소개마저도 말이야.


그래서 반은 맞고 만은 틀리다는 말이 뭔얘기냐고?


그 간의 평판으로 이전에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또 같이 일하고 싶다고 하고 자리를 추천해주고 연락이 오는건 정말 크게 감사해야할 일이고 앞으로도 잘 지켜나가야 할 항목이지. 그간 묵묵하게 겸손하게 할 일 해가며 협업을 하고 그랬던 모습이 있었기에 그래도 그런 연락이 와주는 것 아닐까


그렇지만 면접자리는 짧은 시간이다보니 행동으로 보여주기엔 역부족이란 얘기. 말을 해야할 자리에서 일목요연하게 잘 얘기하기 위해서는 할 말은 꼭 하고,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거야. 겸손이 마치 묵언수행마냥 침묵이나 혹은 “에이 별것도 아닌데요” 라고 하고 상대방이 관심법을 써서 알아내야 하는건 아니라는 거지


그리고 두번째는, 이제 미덕은 더이상 겸손이 아니라 친절함과 공감, 배려가 된 것 같다는거야. 모두가 자기 할말을 하는 세상에 상대방을 주의깊게 배려해주고 공감해주고 친절한 것이 더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는 거지. 물론 오지랖과 배려는 종이한장차이니까, 그 섬세한 경계선은 지켜줘야 한다는 것도.


결론, 면접은 늘 긴장의 도가니. 끝나면 아쉽고-

끝나고 나면 힘이 쏘옥 빠져 -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지극히 가볍고도 하찮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