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관계나 소통을 위해 말을 잘하는 법은 배우지만 잘 듣는 법은 웬만해선 배우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말을 잘하는 것 이상으로 잘 듣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아야 합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자신의 의견을 상대가 알아듣기 쉽게 잘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상대의 말을 잘 듣지 못한다면 일방적인 대화가 될 뿐입니다.
말을 청산유수처럼 술술 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철저한 준비와 연습으로 말을 잘하게 된 것인지 타고난 입담을 가진 것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들에게 잘 듣는 습관이 없다면 말만 잘하는 사람으로 남게 됩니다. 그러나 잘 듣는 습관도 함께 겸비하고 있다면 관계와 소통의 달인으로 누구나 호감을 가지고 좋아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잘 듣는 사람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상대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막상 대화를 해보면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상대의 말을 귀로는 듣고 있지만 시선은 다른 곳에 가 있거나, 물건이나 휴대전화를 만지거나, 중간에 말을 끊고 본인의 의사를 말하곤 합니다. 관계와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말 잘하는 법을 배우기 전에 우선 나를 객관적으로 체크해보고 상대의 말을 잘 듣는 법을 먼저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내 경험에 비추어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나 회사에서 부장님한테 엄청 혼났어.”
“왜?”
“중간보고를 따로 안 했더니 엄청 답답하셨나 봐.”
“상사에게 중간보고는 자주자주 해야지. 우리 부장님은 매일매일 중간보고하라고 해. 너도 앞으로 매일매일 중간보고하면 부장님한테 칭찬받을 거야.”
“아니... 우리 부장님은 매일 하는 건 귀찮아하시는 것 같던데...”
“네가 뭘 몰라서 그래. 상사들은 매일매일 보고 해주는 걸 더 좋아해. 우리 부장님처럼.”
상대가 하는 말을 상대의 상황이나 입장, 경험, 환경에 비추어 생각하지 않고 내가 경험한 것에 비추어서 생각하기 때문에 오롯이 상대의 말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일생을 살면서 다양한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합니다. 즉,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이 내가 아는 세상의 전부인 것이죠. 그래서 나와 다른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한 상대의 입장보다는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에 비추어 상대의 말을 왜곡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서로 진정한 소통이 어려워지고 결국 관계까지 불편해지기도 하죠.
나의 경험이 상대의 경험과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에 상대가 느끼는 감정, 상대의 평가, 상대의 생각 등이 나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상대의 말을 잘 듣기 위해서는 나와 다른 상대의 감정, 생각, 평가 등을 있는 그대로 오롯이 듣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만약 내 경험에 비추어 판단하고 평가해서 내 의사를 상대에게 자꾸 주입하게 되면 강요가 되고 그 강요 덕분에 관계와 소통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이 반드시 상대에게도 통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보세요. 그것이 상대의 말을 잘 듣는 첫걸음이자 더 나아가 관계와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발판이 되어줄 것입니다.
판단하거나 평가하면서 듣기 때문입니다.
“나는 아직 아기를 낳을 생각이 없는데 신랑은 자꾸 빨리 낳자고 성화야.”
“아기는 빨리 낳아야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낳아야지. 너 언제까지 젊을 것 같아? 지금 너 크게 잘 못 생각하고 있어. 더 미룬다는 것은 문제야 문제. 네 남편 말이 백번 옳아.”
“나는 아직 회사도 다녀야 하고, 아이를 기를 자신이 아직 없어.”
“회사는 아이 낳고도 충분히 다닐 수 있고,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이 아이를 자신감으로 키우지 않아. 결혼을 했으면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당연하지. 네 생각이 틀렸어.”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상대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어주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에 비추어 판단하거나 평가합니다. 머리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판단하고 평가한 것을 상대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상대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상대가 말을 할 때 머릿속으로 상대가 하는 말에 대해 판단하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의 말에 오롯이 집중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관계와 소통에 있어 중요한 것이 말을 잘하는 것보다 상대의 말을 잘 듣는 것인데 기본적으로 잘 듣는 것이 되지 않는다면 나는 머릿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세요. 상대가 말을 할 때 상대의 말을 있는 그대로 듣기보다는 머릿속으로 내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판단하고 평가를 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상대의 말을 판단하고 평가하느라 상대의 말을 제대로 들을 새가 없는 것이죠. 상대의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상대의 입장이 되어 상대의 말에 취해 온전히 흡수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머릿속 판단과 평가를 멈추어야 합니다.
둘째, 머릿속으로 생각한 나만의 판단과 평가를 상대에게 말로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만으로 부족해서 반드시 상대에게 나의 판단과 평가를 전달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대가 판단하고 평가해달라고 부탁하지 않는 이상 나서서 판단과 평가를 말해줄 필요는 없습니다. 판단과 평가가 상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판단과 평가 이전에 자신의 말을 공감하고 이해해주길 바랍니다. 비록 내가 상대를 위해 해주고 싶은 판단이나 평가일지라도 상대가 먼저 요청하지 않는 한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정도만 해도 충분합니다.
관심 밖의 이야기는 대충 듣는 습관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을 좋아하거나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이야기만 듣고 싶어 합니다. 그것이 오랜 시간 습관으로 굳어져 관계와 소통에 문제를 겪기도 합니다. 상대와 이야기를 한창 잘 나누다가도 관심 없는 이야기가 나오면 딴청을 하거나 시선이 다른 곳에 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하곤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본 상대는 불쾌함을 느끼게 되고 더 이상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어 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한 마디로 맥이 빠져 버립니다.
내가 관심이 있는 내용이나 주제가 아닐지라도 상대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경청의 달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상대로 하여금 호감을 사고 더욱 돈독한 관계로 발전하게 해 줍니다.
잘 듣는다는 것은 물리적인 귀로 듣는 청각적 소리뿐 아니라 상대의 뜻과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상대의 말을 지레짐작하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하고 싶은지 다 알아. OOO이라고 말하려는 거지?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돼.”
상대의 말을 잘 듣지 못하는 나쁜 습관 중 하나는 상대의 말을 지레짐작해서 중간에 말을 끊는 행동입니다. 상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 안다는 식의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은 상대의 말이 무엇인지 재빨리 캐치해서 먼저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라고 착각할 수 있으나 상대의 마음은 달갑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중간에 말을 끊는 성미가 급한 사람으로 낙인이 찍힐 수 있죠.
또한 이런 경우 상대가 하고 싶었던 말을 제대로 캐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잘못짚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빠르게 짐작이 가능할지라도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당신의 인내심만큼 상대와의 거리는 더욱 좁혀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