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과생이 우주산업에?

문과생, 우주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다.

by 우주문과

대학교 4학년, 나는 취업 전선에서 고군분투하던 평범한 취준생이었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회계를 메인으로 공부했던 나는,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제조업 분야의 재무/회계팀 취업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민간 우주산업이란 게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취업센터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다. 취업 의뢰가 들어왔는데, 추천을 받아보겠냐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우주산업'이라니?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회사였고, 우주산업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던 나는 새로운 산업군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이 면접 준비를 위해 급하게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민간이 우주를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가 아니라, 국가 위주의 '올드스페이스' 시절이었다. 그래서 우주산업 정보는 더더욱 부족했다. 자동차 외엔 기계에 관심도 없던 나에게 우주산업이라니, 심지어 위성 영상 활용 업체라고? '이게 과연 문과생이 할 수 있는 분야일까?' 면접을 어떻게 봐야 할지 걱정이 앞섰다.

다행히 내가 지원한 분야는 경영지원팀 업무였다. 그래서 면접 질문도 기술적인 것보다는 내 업무 경험 위주로 나왔다. 특히 정부 R&D 사업에 대한 내용이 중요했는데, 마침 회계법인 인턴 시절 정부 R&D 과제 정산 업무를 경험한 덕분에 어렵지 않게 답변할 수 있었다. 그렇게 1차 면접과 2차 면접을 무사히 통과하며, 드디어 우주산업의 문을 열게 되었다.

내가 입사한 곳은 위성 영상 활용 소프트웨어 중심 회사였고, 주된 매출도 B2G였다. 학교에서 배우던 B2B, B2C 비즈니스 모델과는 완전히 달라서 너무 생소했다. 모든 것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입사 후 첫 번째 시련이 찾아왔다.


입사 후 얼마 안 돼서 엔지니어들과 첫 미팅을 하는데, 나는 그야말로 멘붕 직전이었다.

"여기 코드를 이렇게 저렇게 수정해야 해요."

"서버를 랙으로 구성하실 건가요? 워크스테이션으로 하실 건가요?"

"Java로 구현하면 이 정도 시간 걸릴 거고, 투입 공수는 이 정도 될 것 같아요."


아니,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코드는 뭔지, Java는 뭔지, C언어는 또 뭔지. 들어도 들어도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여기서 내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버틸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확 밀려왔지만, 힘들게 취업한 회사였다.


'지금 밖은 위험해, 여기서 무조건 살아남아야 해!' '저게 뭔 소리인지 무조건 공부해야겠다!' 그렇게 마음먹고 퇴근 후, 그리고 주말에는 따로 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문과생인 나의 우주산업 커리어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