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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나장단 Jun 28. 2022

다행히, 흑자전환으로 살아남았다는 스푼라디오

스타트업 사람들 : 스푼라디오 최혁재 대표

최혁재 대표는 스마트폰 배터리 공유 서비스 '만땅'으로 창업했다.

최대표님이 '만땅'을 운영하던 무렵, 우연히 다른 스타트업 대표님 만나러 갔다가 인사를 나눈 적이 있다. 

아쉽게도 배터리 사업은 삼성전자가 일체형 배터리를 내면서 접어야 했다.


첫 사업 실패 후 다시 시작한 서비스가 스푼 라디오다.

오디오 서비스 바람이 거세게 불며 스푼이 인기를 얻어가는 모습에 드디어 그동안의 고생이 빛을 보는구나 싶었다. 


오늘 아침 대표님의 페북을 통해 스푼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다시 살아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하루에도 수십 번 '그만할까'를 삼켜야 하는 짠내 나는 스타트업의 현실을 기억하고자 옮겨본다.

앞으로는 더 큰 웃음과 함께 할 날들을 응원하며.


https://www.spooncast.n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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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 클럽하우스가 나오면서 오디오 시장이 급변하게 시작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국내외에 신규 서비스들이 나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로 인하여 고객 유치비용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올라갔습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음"이라는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대대적인 TV광고 캠페인과 함께 오디오 크리에이터 유치 전쟁에 참여했습니다.


스푼 역시 작년 말 시장 경쟁에서 다시 한번 우위를 점하기 위해 시리즈 D 펀딩을 나갔지만 투자유치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회사 자금이 말라가기 시작했고 말로만 하는  위기가 아닌 절박하고 처절한 현실에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의 생존을 위해 모든 것을 다시 고민하고 힘든 모든 것들을 실행했습니다.

마케팅 비용을 대폭 삭감하고도 현금흐름이 부족해 경영진의 연봉 삭감, 주요 임직원들의 연봉을 동결, 그리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가장 고통스러운 결정도 했습니다.


내 손으로 뽑은 사람들을 내가 내보내야 한다는 마음에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서비스 실패보다 더 큰 고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을 수백 번도 더 한 것 같습니다. 다행히 아내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고, 좋은 코치분과 멘토들을 만나 고민을 털어놓으며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고, 남은 구성원들을 다시 한번 해보자. 할 수 있다고 오히려 대표인 저를 격려해주었습니다. 


런웨이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연초 신보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긴급한 자금을 수혈받을 수 있었고,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우리 서비스를 본질적으로 쳐다보며 하나하나씩 개선을 이어 갔습니다. 다른 어떠한 우선순위보다 매출과 수익이라는 가장 본질적은 문제를 푸는 것으로 시작을 했고 수익을 내는 고객, 즉 DJ분들의 수익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서비스로 수익을 내는 DJ들을 숫자를 늘린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도 수익을 낼 수 있다."

전사가 이 한 가지 목표로 모든 우선순위를 변경했습니다. 


상반기 치열한 활동으로 인해 고수익을 내는 DJ들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고, 마케팅 채널들의 문제점 효율을 파악해 비용을 다시 효율적으로 재분배할 수 있었습니다. 잠깐의 이익은 한두 달 갈 줄 알았고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냥 그렇게 꾸준히 묵묵히 개선을 이어 갔습니다. 올해 상반기 이런 시간들을 보내고 결산을 해보니 적은 금액이지만 창사 이래 처음으로 6개월 연속 흑자라는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더 냉정하게 숫자들을 보면 흑자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문제들을 풀어야 합니다.

다만 이러한 작은 성과들로 인해 신규 투자자들에게 끌려다니며 펀딩을 하지 않고도 우리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점은 회사의 모든 의사결정에 올바른 변수로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회사가 그리고 조직이 어떠한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를 인지하고 체득한 상반기를 보냈기에 올해 남은 하반기는 기대가 됩니다.


스푼 구성원분 모두 감사드리고 남은 하반기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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