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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나장단 Jan 06. 2024

경리 3년차인데요, 어떻게 커리어를 키워야 할까요?


전문대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해서 경리로 일한 지 3년 차가 되었어요. 그런데 막상 일해보니 성취감도 급여도 낮은 편이라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커졌어요. 저와 비슷한 커리어패스를 가진 분이 있다면 어떻게 만족스러운 커리어를 키워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율하 / 건설현장 경리 3년 차 


맡은 일에 충실하면서 자기 관리 습관을 만들고 있어요

밤, 바다 / 컨설팅 / 경영지원 / 8년 차


저는 회사에 지원한 직무와 다르게 경리와 총무일을 맡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생각지도 못한 일을 맡게 되니 다른 일을 찾아볼까도 고민했어요. 하지만, 이왕 맡게 된 업무이니 잘해보려고 전산 회계, 전산 세무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제가 세운 목표를 달성하니 뿌듯했고, 공부하고 보니 손익계산서도 재밌더군요. 요즘에는 재무제표를 보며 주식종목 분석도 하고 있어요. 저도 급여가 낮고, 회사가 작아서 연봉 인상폭도 크지 않은 편이에요. 


저는 이러한 현실을 불평하는 대신 현실을 인정하고 회사에 제안했습니다. 세무회계 업무가 비교적 적은 달에 휴가를 몰아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요. 다행히, 회사에서 제안을 받아주셔서 저만의 소중한 중간 휴가 시간을 갖고 있어요. 저도 아직 좋아하는 일을 찾지는 못했어요. 다만, 언젠가는 그 일을 찾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목표를 세우고 이루는 습관을 만들고 있어요. 매일 to do list를 만들어서 해야 할 일들을 놓치지 않는 작은 습관들을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한 달이 지나면 그 달에 있었던 특별한 일이나 기억을 떠올리며 짧게나마 글을 씁니다. 그렇게 모아진 습관과 추억들을 한 해가 마무리될 때 돌아보면서 한 해를 잘 살아낸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있고요. 


7년 동안 3번의 이직을 통해 커리어를 키웠어요

다나 / IT/전략기획/7년 차


전문대를 들어가 공부해 보니 전혀 비전이 보이질 않았어요. 학비도, 시간도 아깝다는 생각에 학교를 중퇴하고 회계자격증을 따서 경리로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일한 지 1년이 지날 때쯤 낮은 급여와 열악한 환경, 반복된 업무로 성취감을 얻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생각을 방치하기 보다는 실력을 쌓고 이직해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 일하고 있어요. 


제가 만족하는 커리어에 이르게 된 과정을 조금 세분해서 설명해 볼게요. 

첫 번째 직장 : 회계 자격증 취득 후 취업

전산회계 1,2급, ERP 2급, FAT1급, 실무에 필요한 ITQ 자격증 취득하면서 

열악한 근무 환경, 낮은 성취감에 이직을 준비했어요.


2번째 직장 :  학력과 실무 역량을 동시에 쌓는데 집중

첫 번째 직장보다는 환경이 나아졌지만 연봉이나 업무가 비슷했어요. 조금 더 좋은 처우를 얻기 위해서는 학사 학위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2019년 방송통신 대학 경영학과 입학해 2023년 2월에 학사 학위를 취득했어요. 방통대 입학 전에는 경영지원 부서에서 사원급으로 일했는데요, 사수님께 회계결산, 재고실사, 재무분석, 부가세 등 회계/재무의 실무를 가르쳐달라고 부탁해서 열심히 익혔어요. 더존 및 회계 관련 교육이 있으면 신청해서 수강했고요.


3번째 직장 : 회계 메인 업무 담당 

학위도 따고, 어깨 너머로 배운 실력을 바탕으로 이직 후에는 제가 메인 담당자가 되어 회계결산 및 감사대응까지 도맡아서 실무 경험을 쌓았어요. 


4번째 직장 : IT기업에서 전략기획 업무 담당

학사 취득과 실무 능력을 키우다 보니 7년 차가 되었어요. 세상의 변화라는 파도를 타고 싶어서 IT기업으로 이직했어요. 입사 후 신사업의 전반적인 재무 업무를 총괄하는 일을 했어요. 회사 규모가 크지 않으니 경력이 10년 미만인 저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현재는 전략기획 업무로 부서를 이동했는데 이전 업무에 비해 더 넓은 시야로 업무를 바라볼 수 있어 성취감을 느끼며 일하고 있어요. 


저도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는 열악한 업무 조건 탓에 우울하게 지낸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세상을 원망한다고 기회가 주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해보기로 했고, 실력 쌓기와 이직을 통해 만족하는 오늘을 누리고 있습니다. 


퇴사 후 인생 직업을 찾았어요

사회적 기업 / 장애인재활상담사 / 3년 차


저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건설사 사무직으로 일을 시작했어요. 일용노동자들의 임금 관리, 팀 경비, 문서 수발신 등이 제 업무였죠. 하지만, 율하님처럼 이 일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더 성장할 수 없다는 한계를 느껴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어요. 당시 제가 퇴사하고 다른 직업을 찾아 나선 것은 '내 젊음이 아깝다'는게 가장 결정적인 이유였어요. 크게 어려울 것 없는 일을 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일상을 누릴 수는 있지만, 그러기엔 저의 열정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당시 하던 업무는 언제든 다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고요.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다양한 일들을 시도해 보았어요. 짧게는 1달, 길게는 1년 가까운 시간을 투자해 경험하고 보니 어느 정도 제가 원하는 일에 대한 윤곽을 잡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해외봉사에서 했던 발달장애인 케어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기업에서 장애인재활상담사로 일하고 있어요. 저의 이런 과정을 지켜본 친구는 저에게 Way maker라고 말해주더군요. 꽤 마음에 들어요. 이 별명! 


인생 취미를 찾아 인생 직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밍밍 / 제조업/ 사무행정(비서 및 경리)/ 8년 차


저도 전문대를 졸업하고 경리 업무로 직장생활을 시작했어요. 저도 율하님처럼 직장생활에서 느끼는 불안과 불만족으로 일상이 괴로운 날들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일상의 만족감을 꼭 회사에서 찾아야 하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후 인생 취미를 찾아 수년간 보컬학원, 댄스학원, 발레, 피아노, 뜨개질, 운동, 등을 시도해 보았죠. 현재는 그림을 그려 SNS 계정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어요. 학교 다닐 때 낙서 한 번 그려본 적 없던 제가 그림을 그리고 소통하는데 열중하는 모습을 본 주변 사람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여요. 하지만, 저는 제가 그린 그림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날들이 너무 행복해요. 


저는 인생 취미를 찾게 된 후 회사에서 성취감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으로부터 해방되었어요. 회사에서의 일은 나에게 소중한 월급을 주는 수단이니 최선을 다해되, 퇴근 후 인생 직업을 준비하는데 집중하기로 했어요. 취미로 그리기 시작한 그림을 더 잘 그리고 싶어서 학사학위도 취득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 고요.(입학지원 완료!) 이모티콘 작가나 웹툰작가가 되어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는 상상을 하면 설렙니다. 율하님도 직장 밖에서 나를 찾는 여정을 시작해 보면 어떠세요? 지금은 모르는 엄청난 재능이 율하님 안에 숨어있을지도 몰라요. 


내 안의 욕망을 확인해 나만의 커리어 앵커를 정해 보세요


율하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선정하면서 “집단지성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어요. 같은 고민을 하게 되었지만 저마다의 방법으로 돌파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분들의 경험과 지혜를 생생하게 전달받을 수 있었으니까요. 

결국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율하님의 몫이지만, 다른 분들의 경험이 율하님만의 해답을 찾는 과정에 유용한 징검다리가 되어 줄 거예요. 


착한 딸, 선량한 시민으로 살아온 율하님은 그동안 타인의 욕망 속에서 답을 찾아왔을지 몰라요. 아래에 소개해 드린 "여덟 살의 꿈" 처럼 우리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살아오면서 진학과 취업 이라는 미션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주입된 정답이 있거든요. 분명, 지금과 같은 율하님의 고민이 율하님이 무언가를 잘못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으니 차근 차근 이뤄보기로 해요. 


밤, 바다님, 다나, 꾸미, 밍밍님은 율하님과 유사한 상황이었지만 모두 다른 선택을 했어요. 각자의 역량과 환경을 고려할 때 커리어 앵커가 달랐기 때문이에요. 앵커(anchor)는 닻을 의미하는데요, 커리어 앵커는 배의 닻처럼 커리어를 지탱해 주는 중심축 역할을 합니다. 


밤, 바다님은 일상의 안정감이 가장 중요한 앵커로 작용했어요.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자기 관리 습관을 쌓아가고 있는 이유입니다. 커리어 계발을 원한다면 자기 관리 습관은 추춧돌 역할을 합니다. 자기 관리 습관을 지속적으로 키워가며 기회탐색의 시도를 쌓아가다 보면 내가 원하는 커리어 이를 수 있어요.


다나 님은 커리어적인 성장이 가장 중요한 커리어 앵커로 작용했어요. 네 명의 답변자 중에서 가장 공격적인 도전을 한 경우에 해당하죠. 직무 역량을 쌓으면서 이직 실패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더 좋은 직장을 향해 도전했어요. 7년 만에 학사 학위(방통대 수료이니 비용도 줄이는 현명함까지 갖췄네요! 정말 대단해요)와 함께 원하는 기업의 직무에 이르는 숨 가쁜 여정을 이뤄냈으니, 앞으로의 10년도 더 멋진 성취를 이뤄갈 것 같아요. 


꾸미님은 자아실현에 대한 앵커가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했어요. 나에게 맞는 일을 찾기 위해 퇴사 후 드림 잡을 찾는 도전을 시작한 이유죠. 물론, 기존에 하던 일이 도전에 실패하더라도 다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부분이 안정망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직무를 갖고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이러한 시도는 플러스로 만들 수 있어요. 도전기한을 정해두고(예를 들어 2년) 시도를 통해서 얻게 된 것들을 정리해 두면, 기존에 하던 일을 더 잘 해낼 수 있는 이유로 나를 증명할 수 있습니다.


밍밍님은 일상의 안정감이라는 앵커를 유지하면서도 자아실현의 앵커를 더하기 위해 퇴근 후 시간을 활용했어요. 밍밍님은 취미활동을 통해 발견했지만 일반적인 경우는 N잡을 통해 찾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취미는 취미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적더라도 돈을 벌어보면 "일"로 연결할 수 있거든요.


4명의 사례를 통해 살펴본 선택지 중 “어떤 것이 더 좋다"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4명 모두 나의 욕망과 역량에 따라 나만의 답을 찾아가고 있는 거니까요. 업무적 성취, 개인적 성취, 도전, 안정이라는 앵커를 중심으로 살펴볼 때 율하님의 욕망은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는지 좌표를 찍어보세요. 그렇게 찍어본 좌표가 더 선명한 해결방법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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