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후 두 달째 일이 버겁고 적응을 못하고 있어요.
기존에 하던 일로 돌아가야 할까요?
"첫 사회생활을 MD로 시작해 어느덧 6년차가 되었습니다.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일을 배워 최근 브랜드사로 이직했어요."
"브랜드사로 이직해 보니 일이 버겁게 느껴져요. 여태 물경력을 쌓아온 것 같아 자꾸 제 자신을 의심하게 됩니다. 기존에 하던 일로 돌아가는 게 맞을지, 도전하고 싶어서 온 이곳에서 조금 더 버텨보는 게 맞을지 모르겠어요."
비타민 / 패션 / 비밀 / 10년차
성장과 성공의 기회를 얻고 싶어서 8년 동안 다녔던 회사를 뒤로 하고 이직을 선택했어요. 처음에는 콩맘님 처럼 8년의 경력에도 불구하고, 이직한 회사에서 배울게 너무 많아서 현타가 왔어요. 업무도 제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라 이직을 고민하며 퇴사 면담을 하기도, 이직을 선택한 나를 원망하면서 매일을 눈물 바람으로 베갯잇을 적시기도 했답니다.
그렇게 6개월을 보내고 나니 어느 정도 회사에 적응하게 되더군요. 그렇게 지내다보니 어느덧 2년이 지났구요. 새로운 회사에서 많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어서 이직을 선택한 저에게 “잘했다"고 이야기하게 되는 오늘이랍니다. 당연히 저와 콩맘님의 케이스는 다를 수도 있지만 꼭 6개월은 버텨보고 이직 여부를 결정하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양 / 유통플랫폼 / 엠디 / 11년차 (기존 브랜드 / 마케팅 8년)
MD로 일하다가 브랜드로 이직하게 되셨으니, 일이 운영되는 방식이 달라서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요. 저는 브랜드에서 MD로 이직한 케이스인데요 “금방! 적응되실 거다" 고 확신합니다.
브랜드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단기, 중장기 플랜들을 세우고 있어요. 아직 브랜드의 생리가 익숙치 않아서 “내가 잘 따라가는게 맞나” 싶으실 텐데요, 4계절을 2번째 맞이하실 때는 “아” 하고 확실히 감이 올거예요. 일이 굴러가는 패턴과 타이밍이 반복되고 컨텐츠와 방향성이 달라지는 부분을 익히면 되거든요. MD로서 갖고 있는 관점과 인사이트를 브랜드에 적용하면 콩맘 님만의 무기가 생길거에요.
업태를 바꾸는 도전을 선택하신 것 만으로도 콩맘 님은 정말 엄청난 용기를 갖고 있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송파동스위머 / 의료제약업계 / 개발 9년차
저도 여러번의 이직으로 콩맘님이 겪고 있는 과정을 경험했어요. 저는 “버티는게 맞을지 모르겠다” 는 생각이 들 때 아래와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어요.
1. 버텨서 쌓은 경험이 나의 다음 이직에 도움이 되는가?
2. 지금 느끼는 고통이 버티면 해결되는 일인가?
1, 2 번에 동그라미를 칠 수 있다면 버텨보길 추천드려요. 지금 “물경력이다” 라고 느껴진다면 이직을 해도 계속 좌절하게 될 거예요. 언젠가는 부딪혀야 할 일이라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부딪혀 극복해내야 자기효능감을 갖을 수 있어요.
단, 모두 동그라미가 쳐진다고 해도 콩맘님의 건강이 나빠져서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휴식의 시간을 갖거나, 그만두기를 권하고 싶어요. 일이 중요하긴 하지만 내 건강 보다 중요한 건 없으니까요. 나만 물경력이라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생각 보다 많은 사람들이 물경력 이지만 불인척 하고 살아요.
이직 후 겪게 되는 어려움을 “커리어 쇼크" 라고 해요. 콩맘님이 지금 겪고 있는 고민과 어려움은 이렇게 전문 용어가 있을 정도로 이직자들이 일반적으로 겪는 현상입니다. 갓난 아이들을 위해 100일 잔치를 하는 것도, 회사에서 3개월의 수습 기간을 두는 것도, 누구에게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어려운 일" 이기 때문이에요.
이직 후 겪게 되는 커리어 쇼크는 업무 자체와 업무 환경으로 나누어 볼 수 있어요. 전자는 업무의 수준과 내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에 겪는 것이고, 후자는 일하는 업무 환경 또는 조직 문화 등이 달라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요.
업무 자체가 문제라면 업무의 난이도를 조정하거나 업무를 위해 필요한 역량을 키워가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해요. 업무 환경이 문제라면 원인을 해결하는 시도를 해보아야 하지만, 결국 내가 적응해야 해결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원인이 어느 쪽이든 해결과 적응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6개월 동안은 “그만 둔다"는 생각을 지우고 적응에만 집중해 노력해 보세요.
하지만, 여기에도 예외는 있어요. 건강상의 위협이 너무 큰 상황이라면 과감히 스톱버튼을 눌러야 해요. 콩맘님의 건강과 안정 보다 더 중요한 건 없으니까요.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회사마다 신규 입사자를 위한 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회사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없다면 편한 동료에게 “도와달라"고 청해 보세요. 도움을 청하는 사람을 뿌리치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군가를 돕는 경험은 자기효능감이 높아지는 결과를 얻을 수 있거든요.
회사 내에서 도움을 청할 사람을 찾기 어렵다면 콩맘 님을 아끼는 친구, 선배에게 도움을 청해도 좋아요. 그들의 지지와 응원 만으로도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길거예요.
“비온 뒤 땅이 굳는다" 는 말이 있잖아요? 정말 신기하게도 찢어지는 고통을 이겨내야만 인간은 성숙의 기쁨을 얻게 되더라구요.
저는 고통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된 나에 대한 정보들을 기록해 두고 있어요.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고통의 경험을 보내고 나면 또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나에 대한 메타인지를 높여두면, 나에게 맞는 기회를 알아보는 감각이 생겨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