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창업"이라 쓰고 "모두의 멘토"라 읽는다?!

by 장단

2010년 창업한 oeclab의 비전은

"누구나 내 인생의 ceo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였다.

이러한 비전을 품게 된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이었다.

비교적 좋은 대학을 나오고, 변호사 자격증도 있었던 나였지만

시장에서 돈을 버는 일은,

내가 배운 것들과는 전혀 다른 로직으로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에, 이런 걸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다니"


숨이 멎을 것 같은 순간들을 이겨내며 여기까지 왔는데,

그 노력이 허물어지는 것 같은 배신감이 밀려왔다.

나야 어쩔 수 없다 쳐도 — 내 아이들만큼은 실제 세상을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나를 창업의 문턱으로 이끌어준 투자자는 3년의 시행착오를 지켜본 후 내게 말했다.


"이런 일은 국가가 하거나, 돈 많은 재단이 할 일"이라고.

"더 이상 고생하지 말고 그만하라"라고.

비어버린 텅장을 붙들고 2박 3일을 뜬눈으로 새웠다.

2013년 12월, "딱 1년만 더 해보자"며 셀프 투자를 했다.

그렇게 청소년 기업가정신 교육서비스 앙트십스쿨이 탄생했고,

스타트업 매칭서비스 조인스타트업을 만들었다.


돌아보면, 투자자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내가 선택한 사업 아이템은

로켓처럼 성장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 아니었다.

문화운동에 가까웠다.


그 현실을 절감하고 (모두의 실패를 피하기 위해) 내가 선택한 방법은,

함께 달려온 팀원들이 저마다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항로를 돕는 것이었다.

몇몇은 커리어 피보팅을 할 수 있도록 도왔고,

청소년 기업가정신 교육은 앙트십팀이 독립해 지금도 잘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충분히 돕지 못한 이들에 대한 미안함은, 아직도 남아있다.


나는 "사업으로서의 창업"과 "교육으로서의 창업"을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들을 고용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드는 창업은, 어렵고 어렵고 어렵다.

창업을 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남들 먹여 살리는) 창업을 하라"라고 말하는 건, 사기에 가까운 일로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 남들을 먹여 살리는 창업은

"남들이 하지 말라고 해도 하고 싶은 (미친) 사람"이 해야 한다

(그래서 국가와 사회는 그들의 도전을 세심히 보호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교육으로서의 창업은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

홀로서기를 위한 창업은 나를 지키는 인생 기술이니까.


100세 시대를 사는 우리가 50대에 퇴직해서 여생을 즐기기에는 — 우리의 여생은 너무나 귀하고, 너무나 길어졌다. 그런 문제의식을 품고 있던 차에, 삼성전자에서 퇴직을 앞둔 임원들을 대상으로 스타트업 창업과 투자, 커리어에 대해 강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런 분들이 솔로프리 너로 살아간다면, 우리 사회는 훨씬 더 풍부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즐겁게 강연을 마쳤고, 반응이 뜨거웠다^^::).


청소년 기업가정신 교육을 하면서 늘 생각했다.

'모두의 창업' 같은 프로젝트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면 딱이겠다고.

하지만 당시 미약한 내 힘만으로는 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한 생각이 생각으로만 머물던 사이, 15년이 흘렀다.

그리고 정부 주도로 그 일이 시작되었다.

상전벽해라는 말이 실감 난다.


"모두의 창업이 아니라 모두의 멘토 아니냐"는 비아냥도 들린다.

그럼에도 응원을 보내고 싶다.

창업이라는 형태가 개인의 삶에서 필수적인 선택지가 되었음을 인식하게 하는 문화운동이라는 측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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