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쓰는 감사일기
물먹은 수건처럼
눅눅한 마음을 말리기도 전에
햇살은 날 깨웠다
오늘은 엄마네 가는 날
반가운 얼굴들 사이
언니는 빵을 구워주고
고소한 냄새가 마음까지 부풀게 했다
“뭐 드시고 싶으세요?”
익숙한 질문에, 변함없는 대답
“아구찜 먹자” 엄마의 주문에
아들을 깨운다.
늘 가던 그곳,
엄마의 최애, 금촌의 아구찜집
매콤한 찜에
엄마는 젓가락을 바쁘게 놀리고
나는 그런 엄마를 조용히 바라본다
사랑은 그렇게,
아구찜 사이를 흐른다
계속되는 가스분출로
배부르게 웃고
언니침대에 둘이 함께, 또 따로 각자 핸드폰의 영상을 즐겼다.
집으로 가는 길이 왠지 쓸쓸해
혼자 자는 밤이 어색해서
다시 엄마 품 가까운 언니 방으로
저녁엔 또
엄마의 닭볶음탕이
하루를 감싸안는다
맵고 뜨겁고
포근한 그 맛
가족이 있어
세끼가 따뜻하고
쉴 곳이 있어
마음이 무너지지 않는다
오늘도,
나는 해빙 중이다
가족이라는 봄날 아래
감사함으로 녹아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