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4.20 해빙 감사일기

다시 쓰는 감사일기

by 장하늘

〈해빙 감사시 - 한 침대의 아침, 그리고 닭알탕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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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언니와 한 침대에서 맞이한 아침
나는 배고프다며 투정을 부렸고
언니는 엄마를 깨워
따뜻한 라면을 끓이게 했지

라면 국물처럼
우리는 다시 진해진다
피곤한 얼굴로 웃어주는 엄마
이른 아침의 사랑은 그렇게
조금 짜고, 많이 따뜻하다

오빠와 나는 각자 차를 몰아
큰언니네로 갔고, 그곳에 오빠차를 두고

우린 인천의 닭알탕 집으로 향했어
처음 맛보는 사람들 틈에서
나는 예전에 두 번의 기억을 더듬었고
아들이 검색한 가게는 문을 닫아
우리는 옆집으로 들어섰지

엄마는 생간과 천엽을
오랜만에 입에 넣으며
기뻐하셨고
나는 그 웃음 뒤에
빠져가는 엄마의 살을 떠올리며
조용히 마음을 졸였어

점심 뒤
부천의 카페에서 우리는 모였고
뒤늦게 식사를 하고
큰언니와 큰조카 가족들이 합류했어.
처음 보는 큰언니의 친손주
아름다운 천사의 얼굴

그리고 다시
금촌으로 돌아와
엄마와 언니, 그리고 아들을 내려주고
전날 사 둔 빵 두 개를 들고
나는 조용한 집으로 돌아왔어
쉼이라는 이름의 시간 앞에서
비로소 오늘 하루를 꺼내 본다

엄마가
우리 곁에서 오래 계셔주시길
지금의 나로선
작은 효도밖엔 못하지만
그 작음이 모여
엄마의 하루를 따뜻하게 할 수 있기를

나는 오늘도
소박한 하루를 건너며
감사해—
우리 곁에 서로가 있다는
당연하지 않은 기적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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