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5.24. 해빙 감사일기

다시 쓰는 감사일기

by 장하늘

해빙 감사일기



물기 머금은 고베의 아침,

창밖엔 빗방울이 가만히 흘렀다.

다행히도 느긋한 하루의 일정.

서두를 것도, 쫓길 것도 없었다.


우리는 천천히 발걸음을 아리마 온천 마을로 향했다.

따뜻한 족욕물에 발을 담그니,

몸보다 마음이 먼저 풀어졌다.

마을 골목골목을 걷다, 금빛 온천수에 몸을 맡겼다.

서로 벽을 사이에 둔 공간,

같은 시간 속에서

조용히 각자 피로를 씻어내 본다.


온천 후 먹은 식사는 초밥과 우동 세트 1엔의 만족,

숙소로 돌아와 석이는 이내 낮잠에 빠졌다.

나는 조용한 방 안에서,

물기 묻은 하루를 말렸다.


저녁엔 고베역 마트에서 장을 봤다.

소소하게 먹을거리들을 골라

작은 식탁 위에 펼쳐두었다.

그리고 하이볼 한 캔.

“한 캔” 을 나눠 마시며

조용히 마무리한 고베의 마지막 밤.


오늘도 고맙고, 충분했다.

여행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

비마저 다정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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