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짐

언니에게 ㅡ이젠 보낼 수 없는 편지

by 장하늘

언니

형부에게 다녀오려고

마음먹었어.


언니가 집을 나설때

가득 짐을 넣었던 캐리어.

좁디좁은 스파크 차안에서

언니의 썪어가는 냄새를

온전히 흡수한 언니의 캐리어와 짐들.

그것들이 내 차안에 있어.


그걸 완도를 넘어 신지도로.

형부가 있는 곳으로 가져가려구

언니가 뿌려진 그곳에서

그 짐들을 태워주려고.

그리고 언니가 흘러간 그 바다를

보며 언니에게 인사도 하고싶어.


미안해.

난 언니와 헤어지는 의식을 치루려고해.

언니는 이미 나를 버렸는지 몰라도

난... 차마 언니를 보낼수가 없어서

계속 부여잡고 있거든.

그래서 간절하게 의식이 필요해 언니.

이러다 내가 미쳐버리면,

결국 망가지면... 그러면 가족들 모두에게 그건 안되는 일이니까.

그러면 엄마도 큰언니도 오빠도

내 아들마저도 병들고

죽어갈수도 있거든.


난 알량하더라도

신의 이름으로

신앞에 엎드리고 빌면서

이 무거운 마음을 바치려고해.

미안해 언니

죄책감을 모두 훌훌 털어버릴 생각은

없어.


다만.

그저 난 살아가려고해.

그래서 의식을 치루고

하느님앞에 그저 빌고

나를 쓰임하시라고 기도드릴거야.


내 삶이 어디로 흘러갈지

나도 모르겠어.

언니 생각을 하다보면

모든게 너무 슬프고

아파서

삶마저도 하찮게 느껴지려고해.

근데. 그런생각이 들때마다

난 고개를 강하게 젓게돼.

난 살아갈거니까.


끝끝내.

최대한 살거야.

아무리 아파도

힘들어도

슬퍼도

작은 일 하나에 감동하고

기뻐하고

웃고

감사해 할거야.


미안해.

미안해

언니


난 언니를 기억할거고

언니에게 미안해할거야

그래서 더

최선을 다 할거야.


언니가 보고싶어.

언니가 그리워

나의 무지를

나의 오만을

나의 부족함을

용서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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