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7일: 평형은 어렵고, 하루는 또 이어진다

하루하루의 의미 -3월

by 장하늘

3월 27일: 평형은 어렵고, 하루는 또 이어진다

– 하루하루의 의미 프로젝트 27/31, 86/365

ChatGPT Image 2026년 3월 27일 오후 10_59_10.png

새벽 2시가 조금 넘어 머리가 살짝 아팠다. 약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새벽 6시쯤 알람 소리에 깼다.
오늘은 수영을 간다는 석이.
준비를 하고 함께 수영장으로 갔다.

거의 보름 만에 가는 것 같은 수영.
이번 달은 참 흐지부지 지나간 느낌이라,
오늘 수영은 왠지 더 소중했다.
어쩌면 이번 레슨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어서
나름 즐기려고 했다.

그런데 평형은 여전히 총체적 난국이었다.
발차기부터가 쉽지 않았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몸은 아직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물속에서 허우적대는 느낌.
그래도 조금씩 앞으로 가보려고 했다.

수영장을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엔진오일을 갈러 들렀다.
그것 때문에, 아니 어쩌면 덕분에 오늘 수영도 간 셈이다.
삶은 가끔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
원래 목적과 다른 이유가 결국 나를 움직이게 한다.

집에 와서 스트레칭을 하고 잠을 청했다.
머리가 아파서.
그런데 잠은 쉽게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누워 있었다.

1시가 되기 전에 샐러드를 먹고
우체국에 다녀왔다.
작은형부가 보내준 서류를 법원으로 등기 보냈다.
조카에게는 문자를 했지만 답장이 없었다.
결국 형부에게 전화를 걸어
등기 보낸 이야기와 그동안의 일들에 대해 푸념처럼 늘어놓았다.
이야기를 하고 나면 조금 나아질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래도 말이라도 하니 좀 나아지는것 같았다.

낮 동안은 블로그를 했다.
이제는 하루 중 꽤 많은 시간이
블로그라는 작은 방 안에서 흘러간다.
쓰고, 고치고, 제목을 만지고, 다시 읽고.
뭔가를 계속 해두고 있어야
조금 덜 무너지는 기분이 든다.

오후에는 참치김치죽을 끓였다.
기존에 있던 오징어볶음도 조금 넣었다.
하다 보니 양이 꽤 많아져서
며칠은 먹을 것 같았다.
나는 한 그릇 먹고,
나머지는 미리 소분해서 넣어두었다.
내일의 나를 위한 준비.

석이는 새벽 샐러드 이후 한 끼도 못 먹고 자다가
저녁 6시가 넘어서야 밥을 달라고 했다.
7시 전쯤 저녁을 먹고
잠시 쉬다가 일을 하러 갔다.

그리고 나는 저녁 하기 전부터 두 시간 정도 종이접기를 했다.
작은형부가 보내준 법원 서류를
버리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계속 펼쳐놓고 보기에도 마음이 어려워서

나름의 핑계로 손을 움직였다.
종이를 접는 동안만큼은
생각도 조금 접히는 것 같았다.

오늘도 15분 루틴은 했다.
평형은 어렵고,
서류는 무겁고,
잠은 얕았지만
그래도 하루는 또 지나갔다.


오늘 해낸 것들

새벽 기상

수영 레슨 참여

엔진오일 교체

샐러드 식사

우체국 등기 발송

형부와 통화

블로그 작업

참치김치죽 만들기

저녁 챙기기

종이접기

15분 루틴 완료


역사 속 3월 27일의 한 장면들

1️⃣ 1977년 3월 27일 — 테네리페 공항 참사
항공 역사상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낳은 공항 충돌 사고가 발생한 날이다.
작은 오해와 타이밍의 어긋남이 얼마나 큰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준 사건이다.

2️⃣ 1968년 3월 27일 — 유리 가가린 사망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훈련 비행 중 사고로 사망했다.
우주에 가장 먼저 닿았던 사람도 결국 지상에서 생을 마감했다.

3️⃣ 1513년 3월 27일 — 후안 폰세 데 레온, 플로리다 발견으로 기록되는 항해 시기
유럽인이 북미 플로리다 지역을 공식적으로 인식하게 된 상징적인 시기로 남아 있다.
새로운 땅을 발견한다는 건, 누군가에게는 시작이고 누군가에게는 침범이었다.

4️⃣ 1794년 3월 27일 — 미국 해군 정식 창설 법안 통과
미국 해군의 출발점으로 기록되는 날이다.
국가의 체계는 대개 종이 위의 결정에서 시작된다.

5️⃣ 1941년 3월 27일 — 유고슬라비아 쿠데타
제2차 세계대전 전야, 유고슬라비아에서 정권을 뒤흔드는 쿠데타가 일어났다.
역사는 종종 며칠 사이에 방향을 바꾼다.

6️⃣ 1973년 3월 27일 — 마를론 브란도,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거부로 기록된 날
예술과 정치가 충돌한 상징적 장면 중 하나다.
상은 받지 않았지만, 그 거부는 더 오래 기억되었다.

7️⃣ 1998년 3월 27일 — FDA, 비아그라 승인
의약품 하나가 사회적 대화의 방향까지 바꿔놓은 날.
의학은 치료를 넘어 문화와 인식에도 영향을 준다.

8️⃣ 2004년 3월 27일 — 대만 총통 선거 후 대규모 시위
선거 결과에 대한 불복과 정치적 긴장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날이다.
민주주의는 결과보다도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방식에서 시험받는다.

9️⃣ 1919년 3월 하순 — 3·1운동 이후 만세 시위 전국 확산기
3월 1일 하루로 끝난 운동이 아니라
3월 하순까지 전국 각지에서 시위와 검거, 저항이 이어졌던 시간이었다.
역사는 날짜 하루가 아니라, 그 뒤를 잇는 사람들에 의해 완성된다.


오늘의 문장

“앞으로 잘 나가지 못해도,
오늘도 나는 물속에서 팔과 다리를 움직였고
끝내 하루를 지나왔다.”


해시태그

#3월27일 #하루하루의의미 #일상기록 #수영레슨 #평형발차기 #우체국등기 #블로그작업 #참치김치죽 #종이접기 #15분루틴 #브런치글 #블로그기록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25화3월 26일: 늦게 깬 아침, 천천히 준비하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