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요즘 AI 얘기 안 하는 날이 없다'라는 글을 작성하며, 글 끝에 AI 에이전트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요즘 주말이나 개인 시간을 쪼개서 서비스 기획 플로우를 자동화하는 AI 에이전트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왜 AI를 활용하여 자동화에 꽂히게 됐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걸 만들어볼지 살짝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특별한 인사이트나 결과물은 아직 없지만, 어디든 올려놔야 제가 미루지 않고 계속해서 공부하고, 또 이 글을 보면서 "내가 이런 것들을 만들려 했었지" 하며 포기하지 않고 계속 작업할 것 같아서 남기게 되었습니다..ㅎㅎ
제가 서비스 기획 자동화에 꽂힌 이유는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 귀찮음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서비스 기획 업무도 어느덧 만 1년이 넘어가고, 새로운 방식보다는 늘 해왔던 방식을 반복하곤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문서 정리 같은 것은 정말 더 이상 제 손으로 하는 게 너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꼭 필요한 일이지만요. 그래서 이참에 제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빈 종이에 한번 쭉 적어보았는데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을 정리해 보면 대략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고객 요구사항 수집하고 정리하기
그걸 바탕으로 페인 포인트 찾아서 유저 스토리 만들기
기능 정의하고 우선순위 매기기
피그마에 와이어프레임 그리기 (* 급하면 GPT ASCII art로 저밀도 와이어프레임 그리기)
기능 명세서 작성
Delivery 작업(디자인 & 개발) F/U
테스트 케이스 만들기
QA 진행 및 F/U
그리고 끝없는 운영 업무들...(버그 리포트 쓰기, 릴리즈 노트 작성, 각종 기능 업데이트 이메일 작성 등..)
이렇게 적고 나니 솔직히 말하면 이 중에서 제가 기획자로서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한 부분은 일부분이고, 나머지는 어느 정도 패턴이 있는 작업들이기 때문에 "이런 건 AI로 자동화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제가 구상하고 있는 에이전트들은 크게 다음과 같은 스펙들을 자동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현재 서비스 기획의 핵심 플로우와 맞닿아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1. 문제 정의 및 분석 에이전트 (Problem Definition)
새로운 기능을 기획할 때마다 "왜 이 기능이 필요한지"부터 정리하는 작업이 반복되는데요. 수집된 데이터나 고객 피드백을 입력하면 문제의 배경과 목표를 명확하게 정의해 주고, 경쟁사 분석까지 포함한 Problem Statement 문서를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에이전트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2. 핵심 기능 정의 & 유저 스토리 생성 에이전트 (Core Features & User Story)
도출된 문제를 해결할 핵심 피처를 정의하고, 사용자 시나리오에 맞는 유저 스토리를 자동으로 작성하고, 가능하다면 개발 복잡도까지 고려하여 기능 개발 우선순위를 매겨줄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AC(Acceptance Criteria)도 유저 스토리에 따라 세분화하여 작성할 수 있도록 자동화할 예정입니다.
3. 유저 플로우 & 와이어프레임 에이전트 (User Flow & Wireframe)
유저 플로우차트를 자동으로 그려주고, 이를 기반으로 저밀도 와이어프레임과 화면 흐름 명세서를 생성해 주는 에이전트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MCP를 활용하여 Figma에 와이어프레임 생성까지 자동화하는 것도 한번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앞서 초기 단계에서 작성했던 기능 명세서를 더 디테일하게 업데이트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도록 고도화할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 생성된 와이어프레임을 보면서 밸리데이션이나 Empty Case 등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기능명세서 내에 바로 보완할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합니다.
4. 테스트 케이스 자동 생성 에이전트 (Test Case Generator)
그리고 이제, 완성된 기능 명세서를 기반으로 테스트 케이스(TC)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에이전트를 만들 계획입니다. 저희는 따로 QA팀이 없이 기획에서 QA 진행 및 F/U을 진행하기 때문에 테스트 케이스 생성 자동화만 되어도 정말 많은 시간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에, 운영 업무 측면에서 가장 효율성을 높여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 에이전트입니다.
물론 아직은 계획에 불과하고, 생각이 나자마자 적은 글이라서 다소 현실과는 붕 뜬 듯한 느낌이 저 스스로도 글을 작성하며 들지만, 한 번에 너무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기보다는 에이전트를 하나씩 설계하고 만들어보면서 나중에는 생성된 에이전트들을 오케스트레이션 해서 하나의 개인화된 에이전트를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툴은 OpenAI API와 LangGraph, Streamlit 등을 활용하려고 하는데요, 이전에 기획서 Q&A 챗봇을 만들 때 사용했던 경험이 있어서 선택한 것인데, 실제 개발해 보면서 더 좋은 툴이 있다면 다양하게 사용해보려고 합니다.
주말마다 조금씩 만들어서, 괜찮은 결과가 나오면 공유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