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양극단의 논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법칙이나 수학 공식처럼 절대 진리로 규정할 수 있는 현상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회현상에 있어서는, 그 어떤 것도 진리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 어떤 현상을 보는 시각에 따라 해석이 다르며, 받아들이는 정도 또한 사람마다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사회현상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려 노력하는 반면, 또 어떤 이들은 이를 극단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아예 외면한다. 나는 이러한 극단적 거부의 태도가 비정상적 사회 현상을 잉태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보자. 사회적으로 꾸준히 논의되고 있는 어젠다 중 하나인 ‘여성 혐오’에 대해 다양한 입장이 존재한다. 어떤 이는 페미니즘 서적을 읽고, 여성들이 겪는 차별과 불평등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급진적, 또는 극단적으로 ‘남성이 혐오의 주체이므로 제거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여성들이 이런 차별을 겪고 있으니 함께 해결 방안을 찾아보자’는 현실적 자구책을 찾거나, 사회에 제기하는 경우가 더 많다. 스스로 성차별적 사고를 경계하고, 평등한 인식을 갖추려는 태도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 있다.
하지만 반대로, “여성 혐오만 있는 게 아니라 남성 혐오도 있다.”며 상대의 의견을 포용하지 않고 반박만을 늘어놓거나, 아예 해당 이슈에 관심조차 갖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사회현상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이나 공감 없이 뒷짐만 지고 상황을 비판한다. 나는 이처럼 현상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가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는 어떠한가. 어떤 사람은 그들의 불편을 이해하고, 제도 개선을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누군가는 출퇴근 시간의 불편함을 이유로 갈등을 지적하며 중립적 입장을 취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문제는 그들의 말을 경청하지도 않고, 그저 불편함만을 탓하며 그들의 요구를 비난하는 태도다. 사회 현상에 대한 공동체의 발전적인 고민과 적극적인 의사 표명과 합의 없이, 불평만 늘어놓는 태도로는 결코 우리 사회를 긍정적으로 이끌 수 없다.
차별과 역차별에 대한 끝없는 논쟁, 젠더 갈등, 소수자 혐오 등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어떻게 '봉합'이 아닌 '통합'할 수 있을까.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이, 소위 '갈라 치기'를 통해 일부 표심을 사고, 그에 응하는 현상을 비단 개인으로 이루어진 집단의 일탈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정치란,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를 뜻한다. 진정한 의미의 정치를 하고 싶다면 포퓰리즘을 위한 비정상적인 갈라 치기 행태는 근절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정치가 아닌 편향 통치이자 폭정이다.
이렇듯 다양한 관점이 모여 서로의 견해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드러내야 진정한 사회적 합의와 진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 그리고 이상적인 사회 형성을 위해 국민의 대리인인 위정자는 양극화를 줄일 수 있는 환경과 바탕을 마련해야 한다. 새 정국이 열렸다. 앞으로의 5년간 변화되고 합치된 시민 의식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