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실에서 오늘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찡찡대고 있으니 옆에서 선생님께서 몸은 좀 어떠냐고 물어봐 주셨다.
"여느 때와 같이 힘들죠. ㅋㅋㅋㅋ"
"선생님은 병원 6개월마다 가?"
"아니요 세 달마다 가고 있어요."
"그럼 몸이 그렇게 완전히 좋은 건 아니라는 뜻이잖아."
"괜찮아요. 올해가 6년 중에 가장 좋은 해에요."
"일 좀 줄여. 몸 상해."
"저는 6년 전부터 제 삶은 덤으로 주어진 거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 그런 얘기하는 거 아니야."
나는 항상 그렇게 생각한다.
그날로부터 지금까지 나에게 주어진 6년의 삶은 덤이다.
덤은 고맙지만 당연히 요구해서는 안된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순간, 가게 주인은 덤을 주지 않는다.
나도 내가 더 받은 삶을 절대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늘 감사하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기로 한 것이다.
물론 내 뜻대로 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올 해는 내가 받은 덤을 맛있게 먹고 있는 중이다.
하고 싶었던 일들을 모두 하고 있고,
언감생심이라며, 욕심이라며, 생각만 했다가 접었던 일들을 올해는 다 닥치는 대로 하고 있다.
물론 몸도 마음도 힘들고 지치지만
다 해내고 나면 올 해가 가장 기억에 남는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