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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여름 Mar 04. 2024

독서는 힘이다

5. 몰입독서


 이제껏 필자가 제시한 독서의 방법은 책을 많이 접한 어른들이 습관을 들이기에 적합한 독서법이다. 반면에 아이에게는 몰두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방법 중의 하나로  ‘몰입독서’를 추천한다.

부모들의 독서법이 ‘책 읽는데’ 집중했다면 ‘몰입 독서’는 ‘책 읽은 효과’에 더 집중한다. 특히 문해력을 키우는 데 좋은 독서 방법이다. 책을 읽을 때 매우 집중해서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책의 내용에 깊이 관여하는 것이다. ‘몰입 독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독서 방법이긴 하나 학교나 단체에서 학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독서법으로 추천한다. 처음에는 책에 완전히 몰입하는 것이 힘들 수도 있지만, 반복을 하다 보면 점차 몰입하는 시간도 늘어나고 몰입에 도달하는 시간도 빨라진다. 어떤 일이든 한순간에 되는 것은 없다. 몰입 독서도 꾸준한 훈련과 인내심이 필요하며, 즐거워야 ‘몰입 독서’의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흥미에 맞는 책, 쉽게 읽히는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책 읽기를   독서 수업하면서 ‘몰입 독서’로 수업을 한 경험이 있다. ‘몰입 독서’란 “한 번에 3~4시간 이상 여러 명이 한 장소에 모여 책읽기를 하는 활동”을 말한다. 한 번에 3~4시간 이상’을 해야 하냐면 자투리 시간에 책을 읽으면서 흥미를 느끼거나 몰입하는 것은 성인에게도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인터넷이나 다른 흥미로운 활동이 너무 많은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니 초·중등 아이들이 자투리 시간에 책을 읽어 흥미를 느끼고 자발적으로 독서를 시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또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읽을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의 해결방안으로 3시간 이상 책 읽을 시간을 길게 내게 하는 것이다. 그 효과가 분명 있다.
  “긴 시간을 읽으면 뭔가 해냈다는 느낌이 들고, 또 실제로 책 속 세계에 빠지는 데도 부담이 없다. 게다가 책을 잘 못 읽는 아이가 긴 시간 몰입해서 책을 읽었다는 점에 부모들도 만족할 수 있다. 쉬는 시간을 주고 놀이터에 나가 몸을 풀어주는 중간 과정이 있어 긴 시간 책을 읽어도 지지치 않는다.”
 
   자투리 시간이 아니라 시간을 정해서 책을 읽으면 아이는 책을 쫓기듯 읽지 않고 여유롭게 음미하면서 읽을 수 있다. 그러므로 책을 읽고 생각할 줄 아는 아이를 원한다면 우선 책을 읽는 시간부터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많은 과학자나 유명 예술가들도 모두 몰입의 상태에서 연구하고 창작했다고 한다.


모여하는가에  ‘몰입 독서’는 왜 여러 명이 한 장소에 모여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자면 “혼자 읽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이왕이면 선후배와 한 공간에서 읽으면 더 좋다. 친구들 간에는 간혹 경쟁심이 생겨 자기와 맞지 않아도 수준 높은 책을 고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누군가와 같은 활동을 할 때 활력이 생긴다. 비교·경쟁하는 것이 아니라면 협력까지는 아니어도 동조 현상이 생긴다. 교사나 부모가 책을 제대로 읽지 않는다고 지적하면 반발하는 아이들도, 옆의 선후배가 몰입해서 읽는 모습을 보면 힘들어도 참고 책을 읽을 수 있다.
 
  또한 같은 공간에서 나와 같이 책을 읽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공통의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게 해서 심리적으로 쫓기지 않는다. 그래서 ‘몰입 독서’에서는 가능하면 도서관처럼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읽는 것보다는 친구들 또는 선후배와 함께 읽는 것이 좋다. 어린이가 환영받고 있고 격려받는다고 느끼는 안전하고 지원하는 도서 환경에서는 독서에 대한 불신이 일어나지 않는다. 관심사에 맞는 책을 제공하고 적극적인 참여 기회를 제공하면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되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책 두께나 속도를 비교하며 은근히 경쟁하는 경향도 있다.     

 수잔 와이즈 바우어는 『독서의 즐거움』에서 독서는 지독한 훈련이라고 했다. 그래서 독서는 스스로 자발적인 취향으로 자리 잡히기까지는 오랜 훈련된 시간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훈련을 통해 습관으로 이어지자면 중요한 전제는 독후활동이나 후에 진행되는 프로젝트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독서에 목적이 강조되면 독서의 즐거움을 잃게 된다. 독후활동을 하면 책이 재미없어지고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독후활동이 지나치면 그 때문에 독서의 즐거움을 잃기 때문이다. 독후활동으로 인해 독서 자체가 소홀해지고 있는 것도 문제가 심각하다. 독서와 독후활동이 주객전도되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독후활동을 최소화하면 아이들은 긴 시간 몰입해서 읽을 수 있고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책을 읽는 방법에 왕도가 있을 수는 없겠다. 하지만 성장하는 아이에게 나은 환경과 시간을 제공하여 독서의 길을 알게 해 준다면 ‘미래 세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몰입독서 #독서는힘이다 #장여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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