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와 혼란 속 위로와 용기를 전하는 음악

손열음의 새 앨범 추천해요

by James Hur

지난 한 주는 그렇게 생산적이거나 보람있지 않았다. 회사일 진행이 예상보다 더뎠고, 스스로도 의욕이 좀 떨어졌다. 매일 하기로 결심한 운동을 여러번 놓쳤고, 별 중요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너무 쏟기도 했다.



그러던 중 한가지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손열음의 새 앨범이 발표되었다. Naive Records라는 음반 레이블을 아마도 처음 보는 듯. 클래식, 재즈로 알려진 프랑스 독립음반레이블이라고. 파비오 비온디, 루간스키, 비발디, 바로크로 잘 알려졌다 한다. 손열음의 이번 앨범 제목은 “women pianists composers.” 여성 음악가를 중심으로 작품을 모았나보다. 토요일을 맞이하여 여유롭게 전체를 감상해보았다. 손열음의 색깔이 잘 표현된 좋은 앨범이다. 다소 가라앉았던 기분이 좋아지고 편안해졌다.


이 앨범의 마지막 곡은 바흐의 Herz und mund und tat and leben(마음과 입과 행동과 삶)의 코랄을 Myra Hess란 여성 음악가가 피아노 솔로곡으로 편곡한 작품이다. 찾아보니 그녀는 영국 피아니스트로서 2차세계대전 중에 런던에서 (폭격 속에서도) 콘서트를 열었다고 한다. 전쟁의 두려움 속에서 런던 시민들에게 음악으로 위로와 용기를 전했다. 대단하다. 이게 음악과 음악가의 놀라운 힘이 아닐까? 그 장면을 상상하며 듣다보니 어느새 눈물이 찔끔... 진정한 걸크러시 Myra누나 멋쟁이.


손열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그녀는 코비드 판데믹 시기에 ‘고잉홈’이라는 클래식 음악회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두지휘했다. 그 당시 대부분 공연이 취소되어서 음악인에게 절망적인 시기였고, 실제로 우울증에 걸린 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 속에서 그녀는 기회를 찾아내 용기와 연대라는 꽃을 피워냈다. 이렇게 멋진 한국인 음악가와 동시대에 살고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손열음의 연주를 들어보길 추천한다. 왼손이 땅땅~ 소리내어 의지를 세우고, 굳건하고 용감한 마음을 전하는 듯한 연주다.

https://music.apple.com/us/album/herz-und-mund-und-tat-und-leben-bwv-147-no-10-jesu/1879532912?i=1879533180


한편, 작년 반클라이번 콩쿨에서 한국의 박채영 피아니스도 이 곡을 연주했다. 명상적이고 서정성을 강조한 연주이며, 평소에 종종 듣는다. 위 연주와 비교해서 들어보면 재밌다.

https://music.apple.com/us/album/herz-und-mund-und-tat-und-leben-bwv-147-x-jesu-joy/1818170063?i=1818170064


다른 곡에 대한 짧은 감상평 아래에

1. Sonata Antigua: 극락간다. 이런 곡은 손열음이 인류 역사상 가장 잘치는 것 같다. 아침에 기분이 좋아지고 미소가 번지는 음악을 찾을 때 들어보시길

2. Feu follet: 도깨비불이란 뜻. 빠르게 움직이며 반짝이는 느낌. 언젠가 앙코르 곡으로 듣고 싶다.

3. Valse: 짧은 왈츠곡. 왠지 모르겠는데 모래시계가 떠올랐다… 응?

4. Elegy: 애가 즉 슬픔을 노래한 곡이란 뜻. 느린 템포와 넓은 프레이징이 특징. 손열음이 이 곡을 선택한 이유가 스토리가 궁금하다. 5번째인 마지막 곡과 자연스레 연결된다.


모두 평안한 주말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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