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좋아하게 된 피아니스트가 세상을 떠났다.
1931 - 2025
올 해 알게 되어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자주 듣고 있던 피아니스트이다. 정말 우연히 알게 되었다. 이고르 레비의 월트 디즈니 홀 공연에서 슈베르트의 4 즉흥곡 No 3 in G-Flat Major이 연주되었다. 우와. 내가 좋아하는 곡이었고, 연주를 정말 멋지게 잘했다. (내 옆자리에 앉은 여성분은 눈물 줄줄). 그 여운이 길어서 일주일 정도는 그 곡만 찾아 들었는데, 그때 가장 내 마음에 들었던 것이 알프레트 브렌델의 데카 앨범에 실린 곡이었다. 알고보니 오옴총 유명한 대가라 한다. 그 뒤로 그의 앨범을 종종 들었는데, 내 스타일이었다. 과하지 않고, 날라다니지 않고, 정확하지만, 울림을 주는 연주다. 그러던 중 94세의 나이로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리고 그라모폰 잡지 이번달에 그에 대한 글이 실렸다. 그 글을 조금 요약해본다.
1931년 체코에서 태어나 예술적 재능과는 무관한 가정에서 자랐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에드빈 피셔를 만나 마스터 클래스를 수강하며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작품을 죽이지 말고 생명을 불어넣으라”라 배웠고, 브렌델은 이 철학을 자신의 연주에 적용해 왔다.
부소니 콩쿠르에서 4위를 차지하며 피아니스트로의 길을 걸었다. 1950년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5번을 녹음했지만, 그라모폰의 평론가 후버트 포스에게 혹평을 받는다. 하지만 그 뒤 폭넓은 곡들의 앨범을 연달아 발표한다.
그는 지적 통찰, 음악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를 지닌 인물로 알려져 있다. “나는 연주가이자 사상가이고, 연주하는 동시에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의 사고방식은 예술적 실천에 깊이 기반을 두고 있었고, 연극적 요소까지 연주에 녹여냈다. “무대에서 배우들이 여러 역할을 하듯 나도 다양한 인물을 연기해야 한다. 음악가들은 내 동료들이다.” “나는 거의 모든 배우들이 해내는 것처럼 음악가들도 특정한 캐릭터로 변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곡을 분석하고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곡이 말하는 바를 느끼고 이해하고자 한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목표지, 내 자신을 감추는 것이 아니다”
그난 “Music, Sense and Nonsense”, “Musical Thoughts and Afterthoughts”, “Music Sounded Out” 등의 저서도 남겼다. 클래식 음악의 진지함을 묻는 에세이가 수록된 ‘시르트 변호’ 글도 있다. 뿐만 아니라 시인으로도 활동했다.
그에게서 베토벤을 떼어낼 수 없다. 내 플레이리스트에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2악장이 들어있다. 이고르 레비의 연주와 함께 즐겨 듣는다. 그의 슈베르트의 4 즉흥곡 No 3 in G-Flat Major의 연주 특징을 잘 느끼고 싶다면, 같은 곡의 그리고리 소콜로프의 연주를 이어서 들어보길 추천한다. (소콜로프도 오옴총 유명한 피아니스트. 하지만 색깔이 확연히 다르다.) 알프레트 브렌델의 정확하지만 깊은 연주와 대비되어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