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녀의 공연을 보러 헐리웃 볼로 출바알
브람스는 연주자와 관객 모두에게 인기가 많다. 독일의 3B(바흐, 베토벤, 브람스)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하지만 왠지 나에게는 확 끌리지 않았다. 내 플레이리스트에는 브람스의 곡이 없었다. 색깔이 강한 피아노 곡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그럴까?
그런데 오늘,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가 엘에이에 온다!! 엘에이 필과 브람스 곡을 연주하는 공연이다. 반갑고 설레는 마음에 표를 일찍이 구매했고, 브람스에 대해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의 삶을 다룬 책도 조금 읽어보았다. 어느덧 그 공연이 2시간 앞으로 다가왔다. 공연을 보러가는 버스 안에서 그에 대해 조금 정리해본다.
브람스와 슈만은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1853년 9월 30일은 두 사람이 역사적인 첫 만남이 있었던 날이다. 당시 브람스는 20살의 무명 음악가 지망생이었고, 슈만은 43세로 뒤셀도르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이자 끝발 있는 음악 잡지 ‘음악신보’의 발행인이었다. 브람스는 슈만 앞에서 자신의 곡 <피아노 소나타 C장조>를 연주했다. 슈만은 아내 클라라까지 불러 함께 들으며 감탄했다고 한다. 슈만의 일기에 ‘천재가 다녀갔다’라고 적혔다고. 또한, 음악신보에 ‘새로운 길’이라는 제목의 글로 브람스를 극찬했다. 천재끼리는 그렇게 번개처럼 알아보고 찐하게 통하나보다.
브람스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12살부터 낮에는 극장에서 반주 아르바이트, 밤에는 술집에서 연주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취한 선원들과 매춘에 노출된 환경에서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야 했다. 그의 청소년기는 정서적으로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가 작곡한 음악은 대체로 무겁고 우울한 색채를 띤다. 그의 어머니 크리스티아네 니센은 아버지 요한 야코프 브람스보다 17세 연상이었다고 한다. 어쩌면 그가 14세 연상의 클라라 슈만을 평생 사모했던 배경에도 이런 배경이 깔려 있을지 모르겠다.
브람스의 인생에 전환점을 가져다준 슈만은 조울증으로 고통받다가 결국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오마이갓… 트로이메라이같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곡을 작곡한 사람이 조울증이라니 ㅠㅠ 어쨋든, 그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에 브람스는 뒤셀도르프에 머물며 수년간 슈만의 가족을 정성껏 돌보았다고 한다. <피아노 협주곡 1번 d단조>는 이 시기에 작곡되었다. 바로 오늘, 7월 17일, 엘에이 노천극장 헐리우드 볼에서 연주될 곡이기도 하다.
피아니스트 헬렌 그리모는 젊을 때는 여신같다가 나이가 들수록 더욱 깊고 멋진 예술가다운 분위기가 더해졌다. 이번 공연에서 그녀의 공연을 처음 보게 된다. 존경하는 선배님과 함께 엘에이 밤하늘 아래에서 김밥, 떡볶이, 순대 같은 한국 분식과 레드와인을 즐기며 마음껏 음악을 즐기고 오고 싶다. 넘 기대된다.
<피아노 협주곡 1번 d단조>에 대해 짧게 정리해 본다. 1악장은 팀파니의 으르렁거리는 서주로 시작해, 바이올린과 첼로가 첫 번째 주제를 연주하고, 이어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이 흐른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는 서로 대립하며 때로는 격렬하게, 때로는 애틋한 감정을 표현한다. 2악장에서는 남편을 잃은 클라라를 위로하는 브람스의 애틋한 감정이 표현되었다고. 잔잔한 현악기와 목관악기, 그리고 애절하고 슬픈 선율의 피아노가 노래한다. 마지막 3악장은 ‘빠르지만 지나치지 않게’라는 뜻의 알레그로 논 트로포(Allegro non troppo)로 연주되며, 피아노는 매우 화려한 악구들을 들려준다. 마찬가지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힘찬 대조가 론도 형식으로 변형되며 표현되고, 마지막은 장대하게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