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쌀을 씻는 어머니의 영혼
작년 재미있게 읽었던 <방구석 미술관>의 저자 조원재의 신간. 이 책도 재미있다.
난 미술관을 좋아한다. 조용하고, 사색하기 좋고, 상상하기 좋아서. 때로는 감동을 받기도 하고 특정 분야를 뛰어넘는 영감을 받기도 한다. 이런 영향은 짧은 시간 동안이다.
이 책은 매일매일의 삶이 예술로 빛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영향은 오랫동안, 매일매일이다.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 바꾸는 게 아니고, 예술을 한다는 것의 의미와 그 과정이 내 삶에 적용되면서 바뀐다. 어떻게 빛날 수 있는지에 대한 작가의 설득이다. 친절하게 다각도로 다양한 예시와 작가의 실제 경험을 듬뿍 담았다. 재미있고 피부에 와닿는 글이다. 내 삶에 가깝게 느껴진다.
매일 아침 쌀을 씻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뵌 지 오래된 어머니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언제나 긍정적이고 지지해 주시는 어머니. 그분도 매일매일이 새로우셨을까?
나만의 정의, 관점과 견해, 철학을 정립하고 그 선상에서 살면 정말 하루하루가 다르게 느껴질까?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 환경과 상황의 변화, 삶의 무게를 넘어설 수 있을까?
모든 예술가에게는 번데기 과정이 있다고 한다. 나 스스로 그 과정을 뒤로 미뤄왔고, 그 게으름이 나를 힘들고 지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진심의 관점으로 본 것, 진실로 본 것들의 공통점은 무엇인지 되돌아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초심으로 돌아가고, 번데기 과정에 들어가야겠다.
하루하루가 무료하고 의미 없게 느껴졌다면 이 책을 읽고 나처럼 작은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