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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유성 Jan 08. 2025

외국 친구를 만드는 가장 간단한 방법

언어와 문화를 넘어, 진심과 용기로 다가가는 이야기

어릴 적부터 나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관계를 꿈꿨다. 하지만 그 꿈은 막연했다. 외국어는 서툴렀고, 문화는 낯설었으며, 내 마음에는 늘 "잘 될까?"라는 의구심이 있었다. 그러던 내가 외국 친구들과 진짜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대단한 기술이나 언어 능력이 아니라, 작은 용기와 진심 덕분이었다. 언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한 단어라도 진심이 담긴 말은 상대에게 다가갈 수 있는 다리가 되었고, "Hello" 같은 간단한 인사말도 내가 먼저 웃으며 건넸을 때 상대방은 항상 미소로 화답했다. 대화가 막히면 손짓, 표정, 심지어 그림으로 소통을 이어갔다. 말보다 중요한 건 내가 그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내 영어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말을 꺼내는 것이 두려웠지만, 그 어설픔을 넘어서자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내가 틀린 문장을 말하면 그들은 웃으며 고쳐주었고, 그 순간은 오히려 친밀감을 더 깊게 만들었다. 어설프게라도 시도하려는 모습은 상대방에게도 노력으로 보였고, 그것만으로도 관계가 시작될 수 있었다. 친구가 되기 위해선 상대방의 문화를 존중하고 배우려는 태도가 필요했다. 한국 문화를 설명하는 것도 좋았지만, 나는 항상 "너희 나라에서는 이건 어때?"라며 질문을 던지곤 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려는 노력은 서로를 더 가깝게 만들었다. 어떤 날은 그들의 전통 음식을 함께 먹고, 또 다른 날은 내가 김치를 소개하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말로만 이어지는 관계는 금세 흐려지기 마련이다. 외국 친구들과 함께했던 작은 활동들, 예를 들면 그들과 요리를 하거나, 여행을 떠나거나, 그들의 특별한 날을 축하하는 것이 우리 사이를 더 깊게 만들었다. 내가 생일을 잊지 않고 축하 메시지를 보냈을 때, 그들은 내 진심을 느꼈고, 그 작은 행동이 우리를 더 단단하게 연결했다. 공통의 관심사를 발견하는 것도 중요했다. 어떤 친구와는 축구 얘기로, 또 다른 친구와는 음악으로 대화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만큼 다름을 즐기는 태도도 필요했다. 다르다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그것을 재미있는 경험으로 받아들일 때 관계는 더 단단해졌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 영어 실력도, 대단한 문화 지식도 아니었다. 그저 다가가려는 마음, 서툴러도 시도하려는 용기,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려는 자세가 모든 시작이었다. 관계는 완벽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불완전함 속에서 다리를 놓으려는 노력에서 탄생한다는 것을 배웠다. 나는 여전히 외국어를 완벽히 하지 못하지만, 친구들은 여전히 내 곁에 있다. 그들이 한국에 오면 내가 가이드를 하고, 내가 그들의 나라를 방문하면 그들이 나를 환영해 준다. 결국, 친구가 되는 데 필요한 건 마음뿐이었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넘어선 그 마음이 우리를 친구로 만든 가장 큰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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