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Seoul] Inspired By Inspiration
요새 영감이라는 단어가 눈에 많이 띄어.
‘영감을 얻는다.’ ‘영감을 받는다.’ 등의 피드들과 서점의 베스트셀러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뉴스레터까지 ‘영감'이라는 단어는 예술가뿐만 아니라 기획자, 마케터 등 다양한 직업에도 통용되고 있어. 영감이라는 단어 자체가 의미가 확장되었거나 아니면 직업들에 영감을 받아야 할 정도로 크리에이티브가 요구되었을 수도 있어. 많은 사람이 이 단어를 쓰고 지금 글을 쓰는 도중에 난 문득 생각이 들더라고.
‘도대체 영감(Inspiration) 이란 무엇일까?’
사전적으로나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창조적인 일에 밑거름이 되는 것'들은 맞아. 하지만 그 밑거름들이 어떻게 내 경험으로 담기는지를 평소 궁금해했어. 어떤 것에서, 어떤 부분을, 어떻게 영감을 얻는지 그리고 이 영감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내 기준을 세워보고 싶었어.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내 관점으로 영감에 대해 써보려 해. 사실 영감을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니야. 이 세상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얻을 수 있는 거지.
나 자신도 많이 느꼈던 부분이야. 소위 사람들에게 핫하거나 트렌디한 것만 쫓아 영감을 얻은 것은 아니었을까?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것에서 영감을 얻을 필요는 없다고 봐. 영감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한테나 모두 묻어있어. 오래된 우리 동네, 나의 마니악한 취미, 이미 지나버린 촌스러운 것들 등에서도 영감은 얻을 수 있지. 나는 지금 공구(Tool)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데 60-70년부터 시작된 전통적인 산업 분야나 내가 성수동에서 일할 때와는 다른 영감을 마구 얻고 있어. 사람이 군집되어 문화가 형성된 이 사회라면 언제 어디서든지 주위에서 많은 영감 덩어리를 찾을 수 있어. 지금 세상은 사람의 영감이 연쇄되어 발전되어왔으니까.
‘어떤 것으로부터 영감을 받을까?’와 동시에 ‘어떻게 그것을 바라봐야 할까’도 중요해. 내가 몇 번이고 보는 <컨셉, 크리에이터>라는 책에서는 이렇게 말해. 대상들을 해체하고, 조립하고, 추가하고, 뒤집고, 다른 영역에 적용하는 ‘관찰력'을 기르라고 해. 그래서 모두가 좋아하는 것도 삐딱하게, 누군가의 의견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도 있는 거지. 게다가 나와 반대되는 사람과의 치열한 논쟁에서도 영감을 얻을 수 있어. 개인적으로 나는 ‘발칙'이라는 단어를 좋아해. 모두가 A라고 말할 때 ‘B도 맞지 않을까?’하는 발칙한 갸우뚱이 위대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질 때가 많거든.
영감은 곳간에 쌀을 채우는 것과 같아. 차곡차곡 머리 속에 기억해두고 쌓아놔야 하는 거지. 대신 곳간에 너무 쌓아놓으면 썩어버리니 지속적으로 소비를 해줘야 해. 즉, 영감은 바로 활용하면 좋다고 보는 게 내 생각이야. 깨닫고 바로 내 일이나 일상에 적용해 보는 거지. 예를 들어 이전에 ‘아이헤이트먼데이' 쇼룸을 보고 나서 내 사무실에서 샘플 제품들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배치했었어. 또 버질 아블로의 일대기를 보고 내가 파는 제품에 새로운 철학을 입히려 시도해 봤지. 이렇게 나는 느낀 것을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편이야. 그래서 영감을 얻는 것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때도 있어. 바로 적용시켜볼 수 있는 게 아니라면 그냥 재밌는 경험했다고 넘겨버리곤 하는 거지.
꼭 아티스트가 아니어도, 크리에이티브를 요구하는 직업이 아니어도, 힙한 인스타그램을 보지 않아도 영감은 얻을 수 있어. 중요한 건 나의 태도(Attitude)라고 생각해. 위에서 내가 말한 3가지가 정답은 아니야. 다만, 영감을 얻으려고 하는 태도가 있어야 아주 작은 거라도 나에게 의미 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어. 당장 내가 어떤 거에서 영감을 얻을지 모르겠다면 주위를 한번 둘러봐봐.
즐겨보는 드라마, TV, 유튜브 채널
어제 택배로 받은 생활용품
지난주에 만났던 친구와의 대화
우리 동네 앞의 가게들…
등 너 앞에 있는 것들에서 영감을 얻어보는 거야.
2021년 3월 9일부터 너의 파리 이야기 25회, 나의 서울 이야기 25회 이렇게 총 50번의 편지를 썼어. 너와 소소하게 나눴던 이야기들을 글로 옮기고자 시작한 프로젝트가 거의 1년이 다 되었네. 50번 동안 우여곡절과 고민이 많던 날들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참 의미 있고 나도 돌아보게 되었던 순간이 많았었네.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마음껏 펼쳐본 기회여서 아주 좋았어. 주마다 좋은 영감의 편지를 써줘서 고맙고 내 글도 봐줘서 또 고마워.
다음에 또 보자.
잘 지내.
2022.03.02
Seoul
지금까지 '파리에 사는 디자이너와 서울에 사는 기획자의 영감 페이퍼'
시즌1을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더 많은 영감들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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